넓고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들.
그런데 무리 가운데 입을 벌리고 있는 한 개체가 눈에 띕니다.
입 안에 큰 종양이 있는 데다 턱까지 부러져 입이 닫히지 않는 '턱이'입니다.
턱이가 제주 바다에서 처음 발견된 건 지난 2019년.
신체 구조상 먹이 사냥이 제한적이다 보니 크기가 작은 넙치를 먹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일 턱이가 중문 해상에서 폐사한 채 떠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구강 종양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면서도 꿋꿋이 먹이 활동을 하며 살아온 턱이가 끝내 목숨을 잃은 겁니다.
오승목 / 다큐제주 감독
"대단히 강인한 생명을 가진 게 아니냐 그렇게 판단이 되고 죽음을 보니까 좀 먹먹해지는 느낌..."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주본부 / 오늘(30) 오전
그렇다면 턱이의 사인은 뭘까?
권민지 기자
"남방큰돌고래 턱이가 폐사한 채 발견된 지 4주 만에 폐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진행됐습니다."
부검을 맡은 연구진은 턱이의 구강에 있는 종양과 좌측 폐에서 발견된 폐렴이 폐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김상화 /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저희가 오늘 부검을 통해서 보고 싶은 것은 종양성 병변의 종류, 그리고 병리학적인 병인, 그리고 이 개체의 직접적인 사인을 규명하는 것을 주 목표로 가지고 부검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턱이는 몸 길이 3미터가량인 성체지만 무게가 208kg 정도로, 정상 개체보다 100kg가량이나 적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폐렴이 확인된 좌측 폐의 경우 사실상 호흡 기능을 잃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김상화 / 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종양이 전이됐을 가능성이 있고 종양이 전이되지 않았다고 하면 여러 가지 다른 원인에 의해서 폐렴이 있을 수 있는..."
연구진은 턱이처럼 종양성 병변을 가진 개체는 매우 드물다면서, 조직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인이 규명되는 데는 한 달가량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JIBS 권민지입니다.
(영상취재 박주혁)
JIBS 제주방송 권민지 (kmj@jibs.co.kr) 박주혁 (dopedof@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