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인근 습지서 중장비로 준설 작업
암반 깨지고 습지 식물 사라져.. "오히려 훼손"
서귀포시 "자문 받고 진행.. 식물은 복원 할 것"
전문가 "보존 가치 높아 인공 정비 지양해야"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위치한 '사려물 습지'가 최근 중장비 흔적과 함께 훼손된 모습으로 확인돼 보존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려물 습지는 물과 풀이 어우러진 경관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천연기념물 제236호인 수산동굴이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수산동굴을 형성한 빌레 용암류가 지표면에 노출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고, 연꽃, 갈대, 기장대풀, 송이고랭이 등 다양한 습지 식생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 역시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일대를 조사하던 '성산읍 내륙습지 조사팀'의 오은주 씨는 현장을 확인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 씨는 "중장비 자국이 용암빌레에 수없이 나 있었고, 일부 암반은 깨진 흔적까지 있었다"며 "습지 안의 암반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연꽃과 갈대, 기장대풀 등 주요 습지 식물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JIBS 취재 결과, 이 같은 정비 작업은 지난달 중순에서 말 경 사이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귀포시는 난산리 마을의 요청으로 해당 연못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잡초 제거를 위해 준설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구역이 천연기념물인 수산동굴과 5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정비를 위해서는 문화재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귀포시 문화재과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습지 정비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자문을 받은 후 사업을 시행하라"는 의견을 기후환경과에 전달했습니다.
기후환경과는 이에 따라 환경부 지정업체이자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보유한 업체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업체 측에선 "준설로 인한 갈대 소실은 미미하며, 일부 소실되더라도 빠른 복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서귀포시가 정비 작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귀포시는 또 "습지 내 수생식물들은 최대한 다시 심기로 했다"며 복원 의지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작업 방식이 친환경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JIBS 취재진에 "앞으로 습지 정비 시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지질전문가는 "제주에서 용암동굴 상부 지표면에 발달한 습지는 빌레 용암류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보존 가치가 높다" 며 이 같은 습지는 인공적인 준설이나 조성공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효은 (yunk98@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암반 깨지고 습지 식물 사라져.. "오히려 훼손"
서귀포시 "자문 받고 진행.. 식물은 복원 할 것"
전문가 "보존 가치 높아 인공 정비 지양해야"

정비가 이뤄지기 전의 사려물 습지 모습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에 위치한 '사려물 습지'가 최근 중장비 흔적과 함께 훼손된 모습으로 확인돼 보존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려물 습지는 물과 풀이 어우러진 경관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천연기념물 제236호인 수산동굴이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은 수산동굴을 형성한 빌레 용암류가 지표면에 노출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높고, 연꽃, 갈대, 기장대풀, 송이고랭이 등 다양한 습지 식생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 역시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일대를 조사하던 '성산읍 내륙습지 조사팀'의 오은주 씨는 현장을 확인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 씨는 "중장비 자국이 용암빌레에 수없이 나 있었고, 일부 암반은 깨진 흔적까지 있었다"며 "습지 안의 암반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연꽃과 갈대, 기장대풀 등 주요 습지 식물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정비가 이뤄진 뒤의 사려물 습지 모습
JIBS 취재 결과, 이 같은 정비 작업은 지난달 중순에서 말 경 사이에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귀포시는 난산리 마을의 요청으로 해당 연못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잡초 제거를 위해 준설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구역이 천연기념물인 수산동굴과 500m 이내에 위치해 있어 정비를 위해서는 문화재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서귀포시 문화재과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습지 정비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자문을 받은 후 사업을 시행하라"는 의견을 기후환경과에 전달했습니다.
기후환경과는 이에 따라 환경부 지정업체이자 자연환경관리기술사 자격을 보유한 업체의 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장비 정비로 훼손된 사려물 습지
해당 업체 측에선 "준설로 인한 갈대 소실은 미미하며, 일부 소실되더라도 빠른 복원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서귀포시가 정비 작업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귀포시는 또 "습지 내 수생식물들은 최대한 다시 심기로 했다"며 복원 의지를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작업 방식이 친환경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JIBS 취재진에 "앞으로 습지 정비 시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하고, 친환경적인 방식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지질전문가는 "제주에서 용암동굴 상부 지표면에 발달한 습지는 빌레 용암류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보존 가치가 높다" 며 이 같은 습지는 인공적인 준설이나 조성공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효은 (yunk98@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