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상하수도본부, 한화 '애월포레스트' 인근 정수장 추진
사업 지역, 지하수 특별 관리로 신규 개발 엄격히 제한 중
제주도, 도의회에는 "애월 지하수 한계.. 추가 개발 어려워"
하지만 몇 달 만에 '정수장 신설' 구체화.. 특혜 논란 불가피
지하수 고갈 우려가 심각한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역에 추진되는 한화그룹 계열사의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제주자치도 상하수도본부가 사업장 인근에 신규 정수장 설치를 계획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애월포레스트 사업은 제주시 애월읍 상가리 일대 125만㎡에 한화그룹 계열사인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사업비 1조 7,000억 원을 들여 890실의 휴양 콘도와 200실의 호텔, 도심 항공교통(UAM)이착륙장 등을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이지만, 해당 지역은 지하수 신규 개발이 엄격히 제한되는 '지하수 자원 특별 관리 지역'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에 제주도는 당초 기존 상수도 시설을 활용한 '원인자 부담 방식'으로 상수도 공급을 계획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원인자 부담 방식'이란 상수도 공급으로 이익을 얻는 사업자가 상수도 설치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로, 제주도가 관정을 포함한 상수도 시설을 개발·공급하고, 사업자인 한화가 이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그렇기에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지난해 11월 제주도의회 업무보고에서도 "애월 지역은 지하수의 지속가능 이용량 대비 약 176%가 이미 개발된 상태"라며 "추가적인 지하수 개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상하수도본부가 '애월포레스트' 개발을 전제로 한 별도 정수장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상수도 공급 및 원인자 부담금 부과 방안' 문서에 따르면, 제주도는 인근 지하수를 활용해 '어음 정수장'을 신설하고, 해당 개발지에 전용 관로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한동수 도의원은 "특정 개발사업에 맞춤형 정수장을 계획했다면 사실상 특혜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해당 사업과 관련해 "수도정비기본계획에 어음정수장 신설이 포함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어음정수장 계획에 대해선 "정수 처리가 되지 않은 중산간 지역의 소규모 상수도 시설도 정수 처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2022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 하루 8,800톤 규모의 상수도 공급이 가능한 어음정수장 시설 방침을 포함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해당 정수장은 기존에 개발된 지하수 수원을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신규 지하공 개발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JIBS가 확보한 지난 2023년 12월 발간된 상하수도본부의 '신규 정수장 개발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는 어음정수장에 대해선 대략의 확충 계획만 있을 뿐 세부 계획은 없습니다.

이에 반해 제주 오등봉공원과 중부공원 민간특례사업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위해 제주 동부지역인 '교래정수장' 계획이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한편 '애월포레스트' 개발지의 하루 상수도 사용량은 5,422톤으로 계획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광역상수도만 3,262톤으로, 일반 가정 기준 3,200여 세대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양입니다.

지하수 의존율이 97%에 달하는 제주도 상수도 공급 체계에서, 제주시 애월 지역은 가장 개발 여력이 없는 지역 중 하나로 꼽혀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사업을 위해 정수장을 새로 짓고, 전용 관로까지 설치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이 추진되면서 특혜 시비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신효은 (yunk98@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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