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무진 카트만 99곳.. 10만 원 넘는 골프장 81%
8만 원 이하 전국 18곳뿐.. “이러니 외면 받을 수밖에”
요금표 한 줄이 골프장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당 8만 원짜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10만 원은 이제 기본값이 됐습니다.
20만 원짜리 리무진 카트는 더 이상 ‘프리미엄’이라 불리지 않습니다.
‘선택’이란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들쭉날쭉한 요금 구조 속에서 대중은 발 디딜 곳을 잃었고, 리무진만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카트비 하나로, 지금 골프장은 고객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 8만 원 이하 카트비 골프장, 이제 전국에 18곳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0일 발표한 ‘2025 대중형 골프장 카트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254개 대중형 골프장 가운데 팀당 카트비가 8만 원 이하인 곳은 단 18곳(7.2%)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에는 이 비율이 65.3%에 달했으나, 5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입니다.
반면 10만 원 이상 카트비를 받는 골프장은 204곳으로, 전체의 81.3%를 차지했습니다.
전북의 ‘ㅌ’ CC는 마지막까지 4만 원 요금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 6월 8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전국에서 ‘4만 원 카트’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현재 8만 원 이하 요금을 유지하는 곳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상록CC 4곳과 호남권 일부 골프장, 그리고 제주 지역의 ‘ㄷ’, ‘ㅈ’ 2곳뿐입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카트비는 조용히, 그러나 정교하게 오름세를 이어왔다”며 “골프장 수익 모델 중 가장 저항이 적고,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리무진 카트, 고급이 아닌 기본이 됐다
6인승 리무진 카트를 운영하는 골프장은 2023년 28곳에서 2024년 66곳, 올해는 99곳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중 대중형 골프장이 60곳으로, 오히려 회원제 골프장(39곳)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리무진 카트의 팀당 평균 요금은 약 20만 원으로, 기존 전동카트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입니다.
서 소장은 “리무진 카트는 투자비를 반년이면 회수할 수 있어 골프장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수익 수단”이라며 “문제는 이 서비스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처럼 작동하면서, 결국 대중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카트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등급의 기준’이 되고 있다
리무진 카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대기 시간, 셔틀 배차, 응대 태도 등에서 우선권을 받습니다.
이용 요금에 따라 차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고객을 등급화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골프장은 기존 전동카트를 줄이고 리무진 카트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체계를 바꾸고 있습니다.
서 소장은 “요금은 이제 골프장에서 고객의 등급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며 “카트는 그 기준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창처럼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린피도 내리지 않아.. 카트비와 함께 이중 부담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대중형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31.8%, 주말 그린피는 23.1% 인상됐습니다.
2025년 5월 기준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주중 17만 400원, 주말 21만 4,000원이었습니다.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요금은 주중 21만 3,500원, 주말 26만 5,1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골프장 분류 체계 개편’을 통해 그린피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평균 20만 원 안팎의 요금이 유지되고 있어 체감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서 소장은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요금 인하가 없는 이유는, 골프장 입장에서 요금을 낮춰야 할 유인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그린피 상승 추이 속에 카트비는 두 배로 오르고, 골퍼들의 총지출은 ‘프리미엄’이란 포장 아래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 해외 관광객은 늘고, 국내 골퍼 줄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골프 관광 시장은 약 5억 4,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9% 이상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내국인 중심의 국내 골프 수요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무진 카트, 고가의 그린피, 예약난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일부 골퍼들은 일본, 태국, 베트남 등 해외 골프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또 스크린골프나 테니스, 등산 등으로 관심을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서 소장은 “비용 부담이 커지면, 골프는 가장 먼저 ‘접근’에서 밀려나는 스포츠”라며 “특히 수도권 2030 골퍼들의 이탈은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제주도, 고급화 속 대중 소외 구조 ‘경계’ 필요
제주 지역에서도 리무진 카트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리무진 카트를 운영 중인 골프장은 총 4곳으로, 이 중에는 대중형 골프장 1곳(‘ㄷ’)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3곳은 ‘ㅍ’, ‘ㄹ’, ‘ㄴ’ 등 고급 회원제 골프장으로, 모두 리조트형 관광 수요에 특화된 곳들입니다.
문제는 대중형 골프장조차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고, 회원 모집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서 소장은 “대중형 골프장에서 리무진 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모집까지 하는 것은 과한 욕심을 보여주는 행태”라며 “결국 이런 식의 고급화는 제주도민의 골프 이용 기회를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골프장 위주의 수익 구조가 지역 내 골퍼들을 밀어내는 현실이, 지금 이 카트비 구조 안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연간 카트비 21만 원, 총매출 1조 원 넘어
2024년 기준 골퍼 1인당 연간 카트비 지출은 21만 2,000원으로, 2019년 17만 3,000원 대비 22.6% 늘었습니다.
전국 골프장의 총 카트비 매출은 1조 1,551억 원으로, 5년 전보다 41.7%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카트는 골프장에서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영역이자, 저항이 적은 수익 수단”이라며 “‘리무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서, 요금 구조 자체가 고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골프장이 올린 건 요금만이 아니.. ‘문턱’도 함께 높아져
카트는 더 이상 ‘이동수단’에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요금은 곧 등급이 되었고, 그 기준은 골프의 평등성과 접근성을 허물고 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가 대중 스포츠라면, 그 ‘대중’은 지금 어디에 있어야 할지 카트비 하나가 골프의 본질을 되묻는 시점”이라며 “단기 수익에 집중해 대중을 배제하는 구조는 결국 골프장의 미래 자체를 갉아먹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격이 아닌 접근성과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누구나 돌아올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지금 골프장이 고민해야 할 진짜 ‘프리미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8만 원 이하 전국 18곳뿐.. “이러니 외면 받을 수밖에”

요금표 한 줄이 골프장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당 8만 원짜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10만 원은 이제 기본값이 됐습니다.
20만 원짜리 리무진 카트는 더 이상 ‘프리미엄’이라 불리지 않습니다.
‘선택’이란 단어는 사라졌습니다.
들쭉날쭉한 요금 구조 속에서 대중은 발 디딜 곳을 잃었고, 리무진만 선명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카트비 하나로, 지금 골프장은 고객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 8만 원 이하 카트비 골프장, 이제 전국에 18곳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0일 발표한 ‘2025 대중형 골프장 카트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254개 대중형 골프장 가운데 팀당 카트비가 8만 원 이하인 곳은 단 18곳(7.2%)뿐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19년에는 이 비율이 65.3%에 달했으나, 5년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셈입니다.
반면 10만 원 이상 카트비를 받는 골프장은 204곳으로, 전체의 81.3%를 차지했습니다.
전북의 ‘ㅌ’ CC는 마지막까지 4만 원 요금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 6월 8만 원으로 인상하면서 전국에서 ‘4만 원 카트’는 자취를 감췄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현재 8만 원 이하 요금을 유지하는 곳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상록CC 4곳과 호남권 일부 골프장, 그리고 제주 지역의 ‘ㄷ’, ‘ㅈ’ 2곳뿐입니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카트비는 조용히, 그러나 정교하게 오름세를 이어왔다”며 “골프장 수익 모델 중 가장 저항이 적고,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리무진 카트, 고급이 아닌 기본이 됐다
6인승 리무진 카트를 운영하는 골프장은 2023년 28곳에서 2024년 66곳, 올해는 99곳으로 급증했습니다.
이 중 대중형 골프장이 60곳으로, 오히려 회원제 골프장(39곳)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리무진 카트의 팀당 평균 요금은 약 20만 원으로, 기존 전동카트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입니다.
서 소장은 “리무진 카트는 투자비를 반년이면 회수할 수 있어 골프장 입장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수익 수단”이라며 “문제는 이 서비스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처럼 작동하면서, 결국 대중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카트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등급의 기준’이 되고 있다
리무진 카트를 이용하는 고객은 대기 시간, 셔틀 배차, 응대 태도 등에서 우선권을 받습니다.
이용 요금에 따라 차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고객을 등급화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 골프장은 기존 전동카트를 줄이고 리무진 카트만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체계를 바꾸고 있습니다.
서 소장은 “요금은 이제 골프장에서 고객의 등급을 가르는 기준이 되고 있다”며 “카트는 그 기준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창처럼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그린피도 내리지 않아.. 카트비와 함께 이중 부담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대중형 골프장의 주중 그린피는 31.8%, 주말 그린피는 23.1% 인상됐습니다.
2025년 5월 기준 대중형 골프장의 평균 그린피는 주중 17만 400원, 주말 21만 4,000원이었습니다.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요금은 주중 21만 3,500원, 주말 26만 5,1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골프장 분류 체계 개편’을 통해 그린피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평균 20만 원 안팎의 요금이 유지되고 있어 체감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서 소장은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요금 인하가 없는 이유는, 골프장 입장에서 요금을 낮춰야 할 유인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며 “그린피 상승 추이 속에 카트비는 두 배로 오르고, 골퍼들의 총지출은 ‘프리미엄’이란 포장 아래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 해외 관광객은 늘고, 국내 골퍼 줄고 있다
2024년 기준 국내 골프 관광 시장은 약 5억 4,000만 달러 규모로, 연평균 9% 이상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내국인 중심의 국내 골프 수요는 정체 또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무진 카트, 고가의 그린피, 예약난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일부 골퍼들은 일본, 태국, 베트남 등 해외 골프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또 스크린골프나 테니스, 등산 등으로 관심을 전환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서 소장은 “비용 부담이 커지면, 골프는 가장 먼저 ‘접근’에서 밀려나는 스포츠”라며 “특히 수도권 2030 골퍼들의 이탈은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제주도, 고급화 속 대중 소외 구조 ‘경계’ 필요
제주 지역에서도 리무진 카트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리무진 카트를 운영 중인 골프장은 총 4곳으로, 이 중에는 대중형 골프장 1곳(‘ㄷ’)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머지 3곳은 ‘ㅍ’, ‘ㄹ’, ‘ㄴ’ 등 고급 회원제 골프장으로, 모두 리조트형 관광 수요에 특화된 곳들입니다.
문제는 대중형 골프장조차 리무진 카트를 도입하고, 회원 모집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서 소장은 “대중형 골프장에서 리무진 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모집까지 하는 것은 과한 욕심을 보여주는 행태”라며 “결국 이런 식의 고급화는 제주도민의 골프 이용 기회를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골프장 위주의 수익 구조가 지역 내 골퍼들을 밀어내는 현실이, 지금 이 카트비 구조 안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제공
■ 연간 카트비 21만 원, 총매출 1조 원 넘어
2024년 기준 골퍼 1인당 연간 카트비 지출은 21만 2,000원으로, 2019년 17만 3,000원 대비 22.6% 늘었습니다.
전국 골프장의 총 카트비 매출은 1조 1,551억 원으로, 5년 전보다 41.7% 증가한 수치입니다.
한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카트는 골프장에서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영역이자, 저항이 적은 수익 수단”이라며 “‘리무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서, 요금 구조 자체가 고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습니다.

■ 골프장이 올린 건 요금만이 아니.. ‘문턱’도 함께 높아져
카트는 더 이상 ‘이동수단’에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요금은 곧 등급이 되었고, 그 기준은 골프의 평등성과 접근성을 허물고 있습니다.
서천범 소장은 “골프가 대중 스포츠라면, 그 ‘대중’은 지금 어디에 있어야 할지 카트비 하나가 골프의 본질을 되묻는 시점”이라며 “단기 수익에 집중해 대중을 배제하는 구조는 결국 골프장의 미래 자체를 갉아먹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격이 아닌 접근성과 공공성을 중심에 두고, 누구나 돌아올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지금 골프장이 고민해야 할 진짜 ‘프리미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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