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린 한영석 씨
"아버지께 제주 여행 함께 다녀오자고 했는데 결국 못 간 것이 너무 마음에 남습니다.."
20년간 신장 투석 생활을 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던 60대 남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1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한영석 씨(69)가 지난달 10일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폐장을 기증해 한 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한 씨는 지난달 8일 교회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당시 A 씨의 머리에 가해진 압력이 너무 높아 기본적인 검사조차 어려웠던 의료진은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뇌사 추정 상태임을 가족들에게 알렸습니다.
뇌사 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린 한영석 씨
가족들은 "아버지께서 이대로 돌아가시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새 생명을 주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장기기증에 동의했습니다.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9남매 중 여섯째로 태어난 한 씨는 두 아들과 자주 영화관과 피자가게를 다니던 다정한 아버지였다고 합니다.
그는 약 20년간 신장 투석 생활을 하면서도 긍정적인 성격을 잃지 않았습니다.
간호사로 일하던 한 씨의 지인은 "대부분의 투석 환자가 우울함과 고통으로 힘들어하지만, 한 씨는 늘 밝은 얼굴로 병원에 들렀다"며 "그렇게 긍정적일 수가 없었는데, 정말 대단한 분"이라고 기억했습니다.
한 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긍정적인 마음을 본받아 더 따뜻하게 살아가겠다"고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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