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비중 70% 넘던 탑승 구조 개편.. 글로벌 허브로 전환 시동
기항지→ ‘머무는 항구’.. 체류·소비 유도하는 구조 전환, 핵심 과제
“크루즈는 정박하지 않아, 정주한다.”
제주가 해양관광의 구조를 근본부터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단순 기항지로 기능하던 제주가, 이제는 크루즈가 출발하고 돌아오는 중심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제1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1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가운데, 11일 ‘제주 크루즈 이슈 포커스’ 세션에서는 크루즈 산업의 미래 비전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2026년, 제주는 크루즈 허브로 도약한다.”
■ 도외 90% 전환.. 탑승 구조 개편 본격화
세션에서 고덕윤 에이티투어 대표는 발표를 통해 “2026년까지 전체 크루즈 승객의 90%를 도외 탑승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제주에서 출항하는 준모항 상품의 탑승객은 60~70%가 도내 거주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내년까지 75항차가 예약되어 있으며, 수요 기반은 안정적으로 마련된 상태입니다.
운항 규모는 현재 25캐빈(50명 정원)에서 50캐빈(100명 정원)으로 두 배 확대됩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고소득 외국인 대상 유치 전략도 병행되며, 웨딩·허니문·수학여행·MICE 등 테마형 크루즈 상품도 강화됩니다.
운송 수단을 넘어 체류 중심의 고부가가치 관광 콘텐츠로 전환한다는 전략입니다.
■ 항로는 넓혔지만, 아직 불편한 이동 동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지 않으면 크루즈 허브 전략은 완성될 수 없습니다.
고 대표는 “크루즈선과 터미널 간 이동 거리가 약 2km에 달해 노약자나 고령 승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수하물 보안 검색 장소가 1층에 위치한 현 구조 역시 접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세관·출입국·검역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하여 수속 간소화, 보안 검색 위치 조정, 이동 수단 확충 등 승객 중심의 환경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 관광객은 증가했지만, 지역 소비로 연결되지 않아
김기로 두워크루즈페리 이사는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실제 지역 경제로 연결되는 소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통시장, 상점가, 교통 인프라 등 실질적 체류 소비가 유도되지 않으면, 크루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개선책을 주문했습니다.
제주시 칠성로 상권조합 김선애 이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시장 초입에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어 안내 부족과 짧은 체류 시간, 접근성 미비를 주요 문제로 언급했습니다.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 측도 “도심 소비로 이어지려면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와 정기 기항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광택시 조합은 “전용 승강장 설치, 외국어 기반 친절 서비스 교육, 앱 기반 배차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 팬데믹 끝났지만, 아시아는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크루즈 시장은 2023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2028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기존의 지리적 이점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준모항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구조 전환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 ‘정박’에서 ‘정주’로.. 크루즈 산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제주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유입만을 추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체류 중심의 설계로 전환해야 하며, 입항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도심 소비를 유도하는 동선 설계,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 교통 접근성과 언어 인프라 개선까지 유기적으로 갖춰져야 제주가 진정한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숫자보다 구조가 중요합니다.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크루즈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야말로 제주의 해양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보다 중요한 건, 머물게 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입항에만 머무는 관광 모델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제는 도심과 연결되는 정주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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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항지→ ‘머무는 항구’.. 체류·소비 유도하는 구조 전환, 핵심 과제
“크루즈는 정박하지 않아, 정주한다.”
제주가 해양관광의 구조를 근본부터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단순 기항지로 기능하던 제주가, 이제는 크루즈가 출발하고 돌아오는 중심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제1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이 1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가운데, 11일 ‘제주 크루즈 이슈 포커스’ 세션에서는 크루즈 산업의 미래 비전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2026년, 제주는 크루즈 허브로 도약한다.”
■ 도외 90% 전환.. 탑승 구조 개편 본격화
세션에서 고덕윤 에이티투어 대표는 발표를 통해 “2026년까지 전체 크루즈 승객의 90%를 도외 탑승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제주에서 출항하는 준모항 상품의 탑승객은 60~70%가 도내 거주자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내년까지 75항차가 예약되어 있으며, 수요 기반은 안정적으로 마련된 상태입니다.
2024년 기준 제주 크루즈 탑승객은 도내 비중이 60~70% 수준이지만, 2026년까지 도외 승객 비중을 9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에이티투어 제공)
운항 규모는 현재 25캐빈(50명 정원)에서 50캐빈(100명 정원)으로 두 배 확대됩니다.
필리핀과 베트남 등 고소득 외국인 대상 유치 전략도 병행되며, 웨딩·허니문·수학여행·MICE 등 테마형 크루즈 상품도 강화됩니다.
운송 수단을 넘어 체류 중심의 고부가가치 관광 콘텐츠로 전환한다는 전략입니다.
■ 항로는 넓혔지만, 아직 불편한 이동 동선
이용자 경험을 개선하지 않으면 크루즈 허브 전략은 완성될 수 없습니다.
고 대표는 “크루즈선과 터미널 간 이동 거리가 약 2km에 달해 노약자나 고령 승객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수하물 보안 검색 장소가 1층에 위치한 현 구조 역시 접근성과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세관·출입국·검역 등 관계 기관과 협업하여 수속 간소화, 보안 검색 위치 조정, 이동 수단 확충 등 승객 중심의 환경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무인심사대가 설치된 출입국장 내부. 크루즈 승객의 신속 입국을 위해 CIQ(세관·출입국·검역) 절차 간소화를 위한 시스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 관광객은 증가했지만, 지역 소비로 연결되지 않아
김기로 두워크루즈페리 이사는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실제 지역 경제로 연결되는 소비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전통시장, 상점가, 교통 인프라 등 실질적 체류 소비가 유도되지 않으면, 크루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개선책을 주문했습니다.
제주시 칠성로 상권조합 김선애 이사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시장 초입에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어 안내 부족과 짧은 체류 시간, 접근성 미비를 주요 문제로 언급했습니다.
서귀포시 매일올레시장 측도 “도심 소비로 이어지려면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와 정기 기항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광택시 조합은 “전용 승강장 설치, 외국어 기반 친절 서비스 교육, 앱 기반 배차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 팬데믹 끝났지만, 아시아는 뒤처지고 있다
글로벌 크루즈 시장은 2023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2028년까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기존의 지리적 이점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준모항을 뛰어 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머무를 이유를 만드는 구조 전환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지난달 제주를 찾은 일본발 럭셔리 크루즈 ‘바이킹 에덴(Viking Yi Dun)’. (제주관광공사 제공)
■ ‘정박’에서 ‘정주’로.. 크루즈 산업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제주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명확합니다.
유입만을 추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체류 중심의 설계로 전환해야 하며, 입항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와 실질적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도심 소비를 유도하는 동선 설계, 체류형 관광 콘텐츠 개발, 교통 접근성과 언어 인프라 개선까지 유기적으로 갖춰져야 제주가 진정한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숫자보다 구조가 중요합니다.
머물고, 소비하고, 다시 돌아오는 순환형 크루즈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야말로 제주의 해양경제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관광객을 불러오는 것보다 중요한 건, 머물게 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입항에만 머무는 관광 모델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제는 도심과 연결되는 정주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정항 크루즈터미널 도착장.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국과 동시에 환대를 받는 모습. ‘기항지’에서, ‘머무는 항구’로 전환을 모색하는 현장을 보여준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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