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주국제환경플러스포럼 16~17일 진행
'플라스틱 제로' 시민 활동가 행동 전략 세션 눈길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하지원 에코나우 대표 발제
'빛의 혁명' 이끈 응원봉 고장 나면 버려야 할까?
'앞으로 온실가스의 주범은 석탄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뀔 것.' 기후변화 가속화의 새 원흉으로 플라스틱이 지목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사회의 관심이 요구되는 가운데, 시민 단위에서 '플라스틱 제로'를 위해 힘쓰는 이들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어린이들이 마치 화석을 캐듯 갯바위에 붙은 플라스틱을 채취하며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아가는 시민교육에서부터, 지난 탄핵 정국 밤하늘을 '빛의 혁명'으로 물들였던 응원봉의 재활용을 고민하는 이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2025 제주국제환경플러스포럼'이 오늘(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I)에서 개막했습니다.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우리 모두의 행동'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엔 관련 분야의 여러 전문가와 시민활동가들이 참여해 경험과 대안을 공유했습니다.
포럼 첫 세션 중 하나인 '세상을 변화시키는 플라스틱 제로 활동가 행동 전략'에는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한전략책임자를 좌장으로, 손봉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부소장, 하지원 (사)에코나우 대표,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 김지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패널로 나섰습니다.
■ 제주로 이주한 기자, 환경교육에 뛰어들다
"바닷가에는 알록달록 색깔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한 재료가 매일 넘쳐났어요. 하나씩 작품을 만들면서 삶이 즐거워졌고 어린 자녀들과도 여유를 즐기면서 낭만적인 인생을 꿈꾸기 시작했죠."
12년차 제주도민인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는 기자 출신 환경교육 활동가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대학에선 미술교육을 전공했고, 신문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인생이 변화를 맞은 건 지난 2013년. 가족들과 제주로 이주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를 환경교육의 길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쓰레기로 들뜷는 제주 바다였습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이주한 2013년은 제주도가 '연간 1천만명 관광객 시대'를 막 열어젖힌 때였습니다. 그의 인생 진로가 제주의 사회적 변화가 무관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김지환 대표는 "제주의 아름다움에 빠져 2013년 가족들과 이주해 12년째 살고 있다"라며, "하지만 처음부터 눈앞에 낭만적인 풍경만 펼쳐진 건 아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이런 그가 처음 제주에서 시작한 일은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제주바다에 버려진 여러 쓰레기들이 미술 재료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물감을 살 돈이 없어 주변에 버려진 재료들을 모아 작품을 창작했던 경험이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김지환 대표는 "바닷가에는 알록달록 색깔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한 재료가 매일 넘쳐났다"라며, "하나씩 작품을 만들면서 삶이 즐거워졌고 어린 자녀들과도 여유를 즐기면서 낭만적인 인생을 꿈꾸시 시작했다"라고 했습니다.
김 대표의 교육은 알음알음 제주 지역사회에 퍼지기 시작했고, 결국 1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의 교육을 받은 사람만 5만여 명에 달합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 환경단체까지 다양합니다.
그는 "바다쓰레기는 어떤 이들에겐 더러운 것 혹은 불필요한 것 등 부정적인 느낌이지만 저와 함께 수업하는 사람들은 달랐다"라며 "저는 이때 해양쓰레기가 우리에게 상상력을 선물할 수 있다고 굳게 믿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망치와 송곳으로 바위에 박힌 플라스틱을 빼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화석 채굴처럼 흥미로운 체험이 된다"라며 "이색적이고 생소한데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마 공룡 화석을 캐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환경교육과 작품 전시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는 그램책 작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 "재활용 못해 버려지는 응원봉...본질은 제도적 문제"
"앞으로 온실가스 주 원인은 석탄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에어팟 정말 비싼데 고장 나면 뜯어서 고칠 수가 없어요. 고장난 응원봉도 그 안에 전구만 갈면 되는데 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버려야 되는 상황이죠. 수리하면 오래 쓸 수 있는 것들이 제도적으로 구조화돼 너무 많이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하지원 사단법인 에코나우 대표는 지구환경학 박사로, EU기후행동 찬선대사,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무총리실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그가 대표로 있는 단체명(에코나우)처럼 '지금 당장 실천'이었습니다. 개인의 실천을 통해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하지원 대표는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인가는 크게 두 가지"라며, "일단 우리들의 생각의 구조와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다음엔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선 플라스틱 빨대를 예로 들며 "우리가 안 써도 되는 것 중에 빨대가 있다. 버블티처럼 빨대가 없으면 정말 못 마시는 것이 있지만, 나머지는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다"라며, "근데 우린 계속 (플라스틱 빨대)대신 뭘로 만들까, 종이로 만들까, 밀가루로 만들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세계기상기구(IPCC)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의사 결정과 행동으로 40~70%의 온실가스를 줄일 있다는 보고가 있다"라며 "이건 대단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바뀌면, 기업도 바뀌고 또 국가의 제도도 바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 대표는 아울러 "고장 난 물건을 고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수리권 관련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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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제로' 시민 활동가 행동 전략 세션 눈길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하지원 에코나우 대표 발제
'빛의 혁명' 이끈 응원봉 고장 나면 버려야 할까?

제주도 해안가에 쌓여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앞으로 온실가스의 주범은 석탄에서 플라스틱으로 바뀔 것.' 기후변화 가속화의 새 원흉으로 플라스틱이 지목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글로벌 사회의 관심이 요구되는 가운데, 시민 단위에서 '플라스틱 제로'를 위해 힘쓰는 이들이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어린이들이 마치 화석을 캐듯 갯바위에 붙은 플라스틱을 채취하며 자연스럽게 플라스틱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아가는 시민교육에서부터, 지난 탄핵 정국 밤하늘을 '빛의 혁명'으로 물들였던 응원봉의 재활용을 고민하는 이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2025 제주국제환경플러스포럼'이 오늘(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I)에서 개막했습니다.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우리 모두의 행동'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엔 관련 분야의 여러 전문가와 시민활동가들이 참여해 경험과 대안을 공유했습니다.
포럼 첫 세션 중 하나인 '세상을 변화시키는 플라스틱 제로 활동가 행동 전략'에는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한전략책임자를 좌장으로, 손봉희 이클레이 한국사무소 부소장, 하지원 (사)에코나우 대표,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 김지완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이 패널로 나섰습니다.
■ 제주로 이주한 기자, 환경교육에 뛰어들다

발언하는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사진, 신동원 기자)
"바닷가에는 알록달록 색깔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한 재료가 매일 넘쳐났어요. 하나씩 작품을 만들면서 삶이 즐거워졌고 어린 자녀들과도 여유를 즐기면서 낭만적인 인생을 꿈꾸기 시작했죠."
12년차 제주도민인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는 기자 출신 환경교육 활동가입니다. 서울에서 태어난 대학에선 미술교육을 전공했고, 신문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인생이 변화를 맞은 건 지난 2013년. 가족들과 제주로 이주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를 환경교육의 길로 이끈 건 다름 아닌 쓰레기로 들뜷는 제주 바다였습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이주한 2013년은 제주도가 '연간 1천만명 관광객 시대'를 막 열어젖힌 때였습니다. 그의 인생 진로가 제주의 사회적 변화가 무관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해안가 쓰레기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
김지환 대표는 "제주의 아름다움에 빠져 2013년 가족들과 이주해 12년째 살고 있다"라며, "하지만 처음부터 눈앞에 낭만적인 풍경만 펼쳐진 건 아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이런 그가 처음 제주에서 시작한 일은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이었습니다. 특히, 제주바다에 버려진 여러 쓰레기들이 미술 재료처럼 느껴졌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물감을 살 돈이 없어 주변에 버려진 재료들을 모아 작품을 창작했던 경험이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
김지환 대표는 "바닷가에는 알록달록 색깔도 다양하고 종류도 다양한 재료가 매일 넘쳐났다"라며, "하나씩 작품을 만들면서 삶이 즐거워졌고 어린 자녀들과도 여유를 즐기면서 낭만적인 인생을 꿈꾸시 시작했다"라고 했습니다.
김 대표의 교육은 알음알음 제주 지역사회에 퍼지기 시작했고, 결국 1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그의 교육을 받은 사람만 5만여 명에 달합니다.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 환경단체까지 다양합니다.
(김지환 바다쓰기 대표)
그는 "바다쓰레기는 어떤 이들에겐 더러운 것 혹은 불필요한 것 등 부정적인 느낌이지만 저와 함께 수업하는 사람들은 달랐다"라며 "저는 이때 해양쓰레기가 우리에게 상상력을 선물할 수 있다고 굳게 믿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망치와 송곳으로 바위에 박힌 플라스틱을 빼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화석 채굴처럼 흥미로운 체험이 된다"라며 "이색적이고 생소한데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마 공룡 화석을 캐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 같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환경교육과 작품 전시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는 그램책 작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습니다.
■ "재활용 못해 버려지는 응원봉...본질은 제도적 문제"
"앞으로 온실가스 주 원인은 석탄이 아니라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에어팟 정말 비싼데 고장 나면 뜯어서 고칠 수가 없어요. 고장난 응원봉도 그 안에 전구만 갈면 되는데 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버려야 되는 상황이죠. 수리하면 오래 쓸 수 있는 것들이 제도적으로 구조화돼 너무 많이 그냥 버려지고 있습니다."
하지원 사단법인 에코나우 대표는 지구환경학 박사로, EU기후행동 찬선대사, 대통령직속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국무총리실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가장 강조한 것은 그가 대표로 있는 단체명(에코나우)처럼 '지금 당장 실천'이었습니다. 개인의 실천을 통해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미소 짓는 하지원 에코나우 대표 (사진, 신동원 기자)
하지원 대표는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인가는 크게 두 가지"라며, "일단 우리들의 생각의 구조와 태도를 바꿔야 한다. 그다음엔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우선 플라스틱 빨대를 예로 들며 "우리가 안 써도 되는 것 중에 빨대가 있다. 버블티처럼 빨대가 없으면 정말 못 마시는 것이 있지만, 나머지는 빨대 없이 마실 수 있다"라며, "근데 우린 계속 (플라스틱 빨대)대신 뭘로 만들까, 종이로 만들까, 밀가루로 만들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세계기상기구(IPCC)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의사 결정과 행동으로 40~70%의 온실가스를 줄일 있다는 보고가 있다"라며 "이건 대단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바뀌면, 기업도 바뀌고 또 국가의 제도도 바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 대표는 아울러 "고장 난 물건을 고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권'을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는 수리권 관련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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