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주년 기자회견 중인 오영훈 제주지사
지난 5월 오영훈 도정이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 30년만에 건물고도 해제, '압축도시' 구상 제시
30년이나 유지돼 왔던 제주의 건물 고도 제한을 해제하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제주도내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의 거의 대부분인 51㎢의 고도 제한이 사라지게 된 겁니다.
이에따라 주거지역엔 45미터, 상업지역엔 55미터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고, 심의를 거치면 최고 75미터, 160미터까지 초고층 빌딩 신축이 가능해졌습니다.
도심이 외곽으로 계속 외곽으로 확장되는 수평 개발 대신 원도심에 고층 건물 재건축을 유도하는 수직 개발로 전환한다는게 이유였습니다.
분양 수익이 높아져 건설업체들이 재건축에 나서게 되고, 도심 녹지 공간도 늘어날 것이라는 '압축 도시' 개념까지 제시했습니다.
제주시 공공하수처리장
◆공공하수 관리 정책 후퇴
하수발생량이 급증하면서 공공하수처리장 포화가 심각해지자, 하수가 많이 발생하는 대규모 주택단지나 개발 사업 허가를 내주지 않았던 정책도 최근 뒤집어 졌습니다.
그동안 공공하수도 유입 하수량이 하루 100㎥를 넘어설 경우 개발사업을 제한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주자치도가 이 규제를 최근 풀어버렸습니다.
제주하수처리장 증설 공사가 진행중이고, 3,4년 후면 마무리되기 때문에, 3,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대규모 개발사업 인허가가 하수 처리 제한을 없애기로 한 겁니다.
이 역시 건설 경기를 살리겠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습니다.
제주 건설업계는 알고 있었다는 듯 곧바로 환영 입장을 내놨습니다.
하수 정책 완화가 제주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압축 도시 전략으로 도심 확장을 막겠다는 고도 완화 정책과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가로 허용하는 하수 규제 완화 정책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는 환경 단체들의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환경단체, '규제 완화 폭주' 비판
정주여건을 파괴하는 조치고, 한화그룹 리조트와 신천목장 리조트 사업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고 반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나서서라도 규제 완화 폭주를 막아야 하는거 아니냐며 책임론까지 제기했습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 생수공장
◆물관리 정책 기준 무너져..한진 지하수 취수 확대 허용
지난달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매달 지하수 4400톤을 더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습니다.
한국공항이 지하수 증산 신청을 한 건 7년만입니다.
그러니까 오영훈 도정들어선 처음 증산 신청을 한건데 곧바로 받아준 셈입니다.
한화그룹이 사업자인 애월포레스트 리조트 사업을 위해선 어음정수장 비상용수를 공급한다는 계획까지 내놨습니다.
사실상 제주의 물관리 정책 기준까지 무너진 겁니다.
우도로 들어가는 차량
◆8년 유지한 우도 차량 반입 통제 해제
우도 환경총량을 고려해 8년간 유지됐던 차량 반입 통제도 풀어버렸습니다.
우도 관광객 감소를 이유로 16인승 전세버스와 전기렌터카만 우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했다는 점을 애써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주민 설문조사에선 기존 차량 반입 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차량 반입을 부분 허용하는 결론을 내놨습니다.
게다가 우도 내 도로 폭이 좁아 교통 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별다른 안전 대책도 없이 전동 킥보드와 전기자전거 운행까지 허용했습니다.
시민단체에선 관광업계의 요구를 수용해준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렇게 강한 비판 속에도 여러 규제를 거의 동시에 풀어주고 있는건, 오영훈 도정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 좋지 않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여러 여론조사에서 오영훈 도정의 성적은 그렇게 좋진 않습니다.
리얼미터 전국시도지사 업무 평가 여론조사
◆오영훈 지사 업무평가 하위권..리얼미터 조사 12위
매달 진행되는 리얼미터의 전국 17개 시도지사 업무 수행 평가에서 오영훈 지사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10위까지 공개됐던 지난해 여론조사에선 오영훈 지사가 이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 12위까지 공개되자 1년 반만인 지난 5월 겨우 1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긍정평가는 41.6% 그쳤습니다.
지난달 평가에서도 12위였고, 긍정평가는 더 내려갔습니다.
리얼미터 전국시도지사 업무 평가 여론조사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 가운데 꼴찌입니다.
주민생활만족도는 60.4%로 전국 10위에 머물렀습니다.
◆한국갤럽 조사 11위
지난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합니다.
'2025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 수행 평가' 결과, 오영훈 지사에 대한 긍정 평가는 47%에 그쳤습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11위에 머물렀습니다.
오 지사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023년 상반기 56%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오지사에 대한 부정 평가는 2023년 상반기 24%, 하반기 30%, 지난해 상반기 30%, 하반기 35%, 올해 상반기 39%로 도지사 임기가 지날수록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30년만에 고도제한이 완화되는 제주시 도심
◆"규제완화=선거전략" 비판 나와
오영훈 도정이 여려 규제를 거의 동시에 풀고 있는게 이런 부정적 여론을 뒤집기 위한 선거전략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 경실련 좌광일 사무처장은 "건설과 관광 업종이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강한 영향력을 보여왔다. 최근 각종 개발 규제나 관광 관련 규제를 풀어주는게 기업의 편의를 봐주고 환경에 저해되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오영훈 지사의 선거 전략이라고 생각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5명의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에 대한 평가를 거쳐 하위 20%에 해당하는 1명에게 후보 경선시 감점을 적용할 방침입니다.
오영훈 도정에 대한 여론이 지방선거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규제 완화가 제주도민을 위한 행정인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행정인지 오영훈 도정은 어떤 평가가 우세한가 지금이라도 들여다 봐야 할 시점입니다.
[리얼미터 여론 조사 개요]
1.조사기관 : 리얼미터
2.조사기간
- 5월 : 2025년 4월 27일~ 30일, 5월 28일~ 30일
- 6월 : 2025년 5월 28일~ 30일, 6월 27일~ 30일
3.조사대상/표본수 :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3,600명(광역단체별 800명)
4.조사방법 : 유·무선 임의걸기(RDD) 자동응답전화 방식
5.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0.8%포인트 (광역단체별로는 ±3.5%포인트)
[한국 갤럽 여론조사 개요]
1.조사기관 : 한국 갤럽
2.조사기간 :1월~ 6월
3.조사대상/표본수 : 제주 18세 이상 유권자 263명
4.조사방법 : 무작위 추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조사원 인터뷰
5.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17개 시도별 ±1.4~7.8%포인트
6.응답률 :15%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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