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무너지고 고용은 왜곡, 소비는 실종
체류형 전환.. 유일한 반전 카드 될까
제주는 지금 ‘지표만 살아 있는 회복’ 속에 갇혀 있습니다.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지역 경제는 움직이지 않았고, 소비도 투자도 고용도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성장은 멈췄고, 체감은 멀어졌으며, 회복은 겉돌았습니다.
2025년 상반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0만 명을 넘겼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었고, 공항은 연일 붐볐습니다.
그러나 이 활황의 그림자 아래, 제주의 경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소비는 되레 줄었습니다.
6월 기준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줄었고, 카드 사용액도 7% 감소했습니다.
도민 소비도, 관광객 소비도 모두 빠진 게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체류기간은 짧아졌고, 소비는 얇아졌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여행 심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지출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내국인 관광객 카드 사용액은 11.4% 줄었고, 도민 소비도 5.2% 감소했습니다.
외지인은 왔지만, 머물지도, 쓰지도 않았던 셈입니다.
건설 부문은 더 심각합니다.
같은 달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93.6% 급감했습니다. 민간 건축부문 수주는 90% 넘게 줄었고, 레미콘 출하량도 23.4% 줄었습니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붕괴됐다는 신호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621호로 전체 미분양의 90%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단지 공급 과잉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점 버티던 집주인들도 급매로 나오고 있다”며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겉보기와 달리, 고용 역시 위태롭습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 대비 5,000명 늘었지만, 이 대부분은 도소매·숙박업의 단기 고용이었습니다.
건설업은 8,000명 줄었고, 농림어업도 감소세입니다. 단기,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났을 뿐입니다.
지역 내 청년 구직자들은 “이제는 알바나 배달 아니면 일자리가 없다”면서, 제주에서 정착하기 어려워 타지역 진출을 고민한다고 하소연할 정도입니다.
건설, 농업, 제조 등 기반 산업 일자리는 줄고, 관광과 소비마저 흔들리며 내수 순환 고리가 끊어진 구조가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6월 수출은 반도체·항공기 부품 중심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품목, 특정 기업의 일회성 납품에 불과합니다.
공장 가동률은 그대로이고, 후속 생산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중소기업 현장에선 “투자계획을 보류하거나 축소한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결국 모든 회복이 수치로만 남고, 실제 구조는 텅 비어 있는 실정입니다.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산업은 비어 있고, 고용은 왜곡됐으며, 건설과 투자마저 무너졌습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제주도는 최근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우다(NOWDA)’ 등 디지털 관광증 도입을 비롯해, 한 달 살이와 로컬 커뮤니티 기반 숙박, 지역 연계 체험 프로그램 등 장기 체류형 모델을 확대하며 단기 소비 중심의 관광 구조를 넘어서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체류형 관광이야말로 소비를 지역에 묶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장기 고용과 인구 정착, 로컬 산업 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광은 돌아왔지만, 경제는 돌아오지 않았다”며 “지금 필요한 건 수치의 반등이 아니라 구조의 회복이며, 이를 뒷받침할 정책 설계와 민관 협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체류형 전환.. 유일한 반전 카드 될까

제주는 지금 ‘지표만 살아 있는 회복’ 속에 갇혀 있습니다.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지역 경제는 움직이지 않았고, 소비도 투자도 고용도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성장은 멈췄고, 체감은 멀어졌으며, 회복은 겉돌았습니다.
2025년 상반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0만 명을 넘겼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었고, 공항은 연일 붐볐습니다.
그러나 이 활황의 그림자 아래, 제주의 경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19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25년 6월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관광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소비는 되레 줄었습니다.
6월 기준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4% 줄었고, 카드 사용액도 7% 감소했습니다.
도민 소비도, 관광객 소비도 모두 빠진 게 주요인으로 풀이됩니다.
체류기간은 짧아졌고, 소비는 얇아졌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여행 심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지출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내국인 관광객 카드 사용액은 11.4% 줄었고, 도민 소비도 5.2% 감소했습니다.
외지인은 왔지만, 머물지도, 쓰지도 않았던 셈입니다.

건설 부문은 더 심각합니다.
같은 달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전년 대비 93.6% 급감했습니다. 민간 건축부문 수주는 90% 넘게 줄었고, 레미콘 출하량도 23.4% 줄었습니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투자 심리가 붕괴됐다는 신호입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621호로 전체 미분양의 90%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단지 공급 과잉의 문제가 아니라 수요 자체가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고점 버티던 집주인들도 급매로 나오고 있다”며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겉보기와 달리, 고용 역시 위태롭습니다.
전체 취업자는 전년 대비 5,000명 늘었지만, 이 대부분은 도소매·숙박업의 단기 고용이었습니다.
건설업은 8,000명 줄었고, 농림어업도 감소세입니다. 단기,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늘어났을 뿐입니다.
지역 내 청년 구직자들은 “이제는 알바나 배달 아니면 일자리가 없다”면서, 제주에서 정착하기 어려워 타지역 진출을 고민한다고 하소연할 정도입니다.
건설, 농업, 제조 등 기반 산업 일자리는 줄고, 관광과 소비마저 흔들리며 내수 순환 고리가 끊어진 구조가 이어지는 실정입니다.
6월 수출은 반도체·항공기 부품 중심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품목, 특정 기업의 일회성 납품에 불과합니다.
공장 가동률은 그대로이고, 후속 생산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중소기업 현장에선 “투자계획을 보류하거나 축소한 기업이 대부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결국 모든 회복이 수치로만 남고, 실제 구조는 텅 비어 있는 실정입니다.
관광객 수는 늘었지만, 산업은 비어 있고, 고용은 왜곡됐으며, 건설과 투자마저 무너졌습니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을까.
제주도는 최근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우다(NOWDA)’ 등 디지털 관광증 도입을 비롯해, 한 달 살이와 로컬 커뮤니티 기반 숙박, 지역 연계 체험 프로그램 등 장기 체류형 모델을 확대하며 단기 소비 중심의 관광 구조를 넘어서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체류형 관광이야말로 소비를 지역에 묶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며 “장기 고용과 인구 정착, 로컬 산업 순환을 유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관광은 돌아왔지만, 경제는 돌아오지 않았다”며 “지금 필요한 건 수치의 반등이 아니라 구조의 회복이며, 이를 뒷받침할 정책 설계와 민관 협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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