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당근 재해보험 가입 조건 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제주지역 농가의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전농제주도연맹 구좌읍농민회에 따르면 지난해 당근 재해보험 가입 조건은 '파종 직후 가입'에서 '출현율 50% 이상 시 가입'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이를 80%까지 상향하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종이 시작돼 당근 농가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7월 말, 8월 초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난 겁니다.

이에 농가들은 강한 비판을 쏟아내며 당근 재해보험 가입 기준을 '파종 직후 가입'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좌읍농민회는 "당근은 발아가 까다롭고 민감한 작물로, 파종 직후 비가 내리지 않거나 싹이 나오더라도 무더위가 겹치면 새싹은 그대로 말라죽는다"며 "이는 농민 과실이 아닌 명백한 기후 재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자연피해를 보장하라고 만든 보험은 현실을 외면한 채 농민을 배제하고 있다"며 "지난해 가뭄과 폭염 속에서 출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험 가입조차 못한 농가들이 생겨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잇따른 이상 기온과 기후변화는 농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당근 재해보험의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돼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돼 농민에게 외면받을까 두렵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대표 품종 '드림7'의 공식 출현율이 75%임에도 80%를 요구한다면, 농민에게 보험을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는 것"이라며 "기후재해 피해를 반영해 보장 기준을 현실화하고, 출현율 기준 상향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제주당근연합회도 오는 28일 구좌읍의 한 밭에서 당근 농작물 재해보험 개편 관련 유보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제주 동부지역은 구좌읍을 중심으로 전국 당근 생산량의 절반가량을 책임지는 당근 주산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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