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당일 앱 확인하자, 예약 기록 증발
항공사 “전산 오류”만 반복.. 안내·대처 실종
증빙 요청 거절당해.. 고객이 카드사까지 직접 확인
외항사와 대응 방식 달라.. ‘신뢰 격차’만 더 커져
결제는 분명히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발권 내역도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출발 당일, 예약했던 비즈니스석 좌석이 어플리케이션(앱)에서 통째 사라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은 설명은 단 하나, “전산 오류”였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습니다.
고객은 결국 카드사에까지 직접 연락해 증빙 자료를 찾아야 했습니다.
다른 항공사가 ‘신뢰’를 택한 자리에서, 아시아나는 ‘책임 없음’을 반복했습니다.
■ 결제는 살아 있고, 좌석은 없었다.. “전산 오류” 뒤에 숨은 대응
29일 A 씨는 “좌석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전날(28일) 제주에서 청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편에 탑승하려다, 당일 오전 앱에서 예약 내역이 아예 사라진 걸 확인했습니다.
한 달 반 전, 법인카드로 17만 2,600원을 결제해 확보한 비즈니스석 좌석이었습니다.
A 씨는 항공사에 어떤 취소 요청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약은 삭제돼 있었고, 항공사는 “전산 오류였다”는 짧은 말 외엔 아무 설명도, 대체안도 없었습니다.
대체 좌석을 요청하자 돌아온 말은 “현재로선 대기만 가능하다”는 답뿐이었습니다.
A 씨 측은 고객센터에 두 차례 문의했지만, 하루 사이 설명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엔 결제가 살아 있다고 했다가, 다음날엔 예약 당일 자동 취소된 건이라고 말을 바꿨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취소 내역에 대한 증빙 이메일을 요청했지만, 아시아나는 “보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A 씨 측은 카드사에 직접 연락해 취소 내역을 다시 받아 확인해야 했습니다.
전산 오류를 입증하는 일까지 고객이 떠안아야 했던 셈입니다.
■ “자리를 누군가 바꾼 건 아닐까”.. 제보자가 말하는 ‘합리적 의심’
A 씨는 단순히 시스템 실수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석처럼 중요한 좌석이 아무런 고지도 없이 사라지고, 실무자도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혹시라도 높은 직위 승객에게 자리를 넘기려다 우리가 예약한 좌석이 치워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까지 밝혔습니다.
A씨 측 관계자도 “공식 환불 기록은 있었지만 고객에게 통보되지 않았고, 시스템 오류라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게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증빙 요청마저 거절된 상황은 고객 응대 수준의 심각한 실패”라고 강조했습니다.
■ 다른 항공사는?.. “그런 상황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결제 후 예약과 발권 상태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며, 문제가 생길 경우 고객에게 문자나 알림톡으로 자동 통보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의 좌석 변경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직원의 작업은 개별 코드로 기록되고, 좌석을 건드리면 로그가 남는다”면서, “실무자가 마음대로 좌석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한항공은 전산 오류에 대비해 별도의 대응 매뉴얼을 두고 있고, 이 매뉴얼은 매달 전사적인 교육을 통해 (전 직원들이) 반복 숙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아시아나는 현재 대한항공과의 시스템 통합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별도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의 대응 체계를 아시아나가 도입하려면 내년 하반기쯤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같은 전산 오류, 그러나 ‘신뢰’로 대응한 항공사도 있다
이런 문제는 한 개인의 일이 아닙니다.
아시아나는 이달 초에도 인천~런던 노선 비즈니스석을 이코노미 특가로 잘못 입력해 판매하는 오류를 냈고, 뒤늦게 고객들에게 정가 재청구 또는 환불 안내를 보냈습니다. 당시 500만 원 상당의 항공권이 150만~170만 원대에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해외 항공사들의 대응은 달랐습니다.
중국 남방항공은 자사 시스템 오류로 항공권이 1,800원~5,000원대에 판매됐음에도 “결제된 티켓은 모두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약 76만 원에 잘못 판매하는 사고가 났지만, 7억 원 손실을 감수하고 전량 발권을 인정했습니다.
같은 오류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신뢰를 지켰고 누군가는 책임을 피했습니다.
아시아나의 대응은 그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 해프닝인가, 구조적 결함인가
이번 사건은 단지 ‘예약이 사라진 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예약, 결제, 취소, 통보, 증빙.
고객이 마주한 모든 접점이 붕괴됐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피해 입증조차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A 씨 측은 현재 항공사 고객 게시판을 통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29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이 사안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항공사 “전산 오류”만 반복.. 안내·대처 실종
증빙 요청 거절당해.. 고객이 카드사까지 직접 확인
외항사와 대응 방식 달라.. ‘신뢰 격차’만 더 커져

결제는 분명히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발권 내역도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출발 당일, 예약했던 비즈니스석 좌석이 어플리케이션(앱)에서 통째 사라졌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이 내놓은 설명은 단 하나, “전산 오류”였습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습니다.
고객은 결국 카드사에까지 직접 연락해 증빙 자료를 찾아야 했습니다.
다른 항공사가 ‘신뢰’를 택한 자리에서, 아시아나는 ‘책임 없음’을 반복했습니다.

■ 결제는 살아 있고, 좌석은 없었다.. “전산 오류” 뒤에 숨은 대응
29일 A 씨는 “좌석이 통째로 사라졌다”는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전날(28일) 제주에서 청주로 향하는 아시아나항공 편에 탑승하려다, 당일 오전 앱에서 예약 내역이 아예 사라진 걸 확인했습니다.
한 달 반 전, 법인카드로 17만 2,600원을 결제해 확보한 비즈니스석 좌석이었습니다.
A 씨는 항공사에 어떤 취소 요청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약은 삭제돼 있었고, 항공사는 “전산 오류였다”는 짧은 말 외엔 아무 설명도, 대체안도 없었습니다.
대체 좌석을 요청하자 돌아온 말은 “현재로선 대기만 가능하다”는 답뿐이었습니다.
A 씨 측은 고객센터에 두 차례 문의했지만, 하루 사이 설명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엔 결제가 살아 있다고 했다가, 다음날엔 예약 당일 자동 취소된 건이라고 말을 바꿨다”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취소 내역에 대한 증빙 이메일을 요청했지만, 아시아나는 “보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A 씨 측은 카드사에 직접 연락해 취소 내역을 다시 받아 확인해야 했습니다.
전산 오류를 입증하는 일까지 고객이 떠안아야 했던 셈입니다.

■ “자리를 누군가 바꾼 건 아닐까”.. 제보자가 말하는 ‘합리적 의심’
A 씨는 단순히 시스템 실수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비즈니스석처럼 중요한 좌석이 아무런 고지도 없이 사라지고, 실무자도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혹시라도 높은 직위 승객에게 자리를 넘기려다 우리가 예약한 좌석이 치워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까지 밝혔습니다.
A씨 측 관계자도 “공식 환불 기록은 있었지만 고객에게 통보되지 않았고, 시스템 오류라면 그 과정을 투명하게 설명하는 게 최소한의 책임”이라며, “증빙 요청마저 거절된 상황은 고객 응대 수준의 심각한 실패”라고 강조했습니다.

■ 다른 항공사는?.. “그런 상황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결제 후 예약과 발권 상태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며, 문제가 생길 경우 고객에게 문자나 알림톡으로 자동 통보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의 좌석 변경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모든 직원의 작업은 개별 코드로 기록되고, 좌석을 건드리면 로그가 남는다”면서, “실무자가 마음대로 좌석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대한항공은 전산 오류에 대비해 별도의 대응 매뉴얼을 두고 있고, 이 매뉴얼은 매달 전사적인 교육을 통해 (전 직원들이) 반복 숙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아시아나는 현재 대한항공과의 시스템 통합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별도 체계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의 대응 체계를 아시아나가 도입하려면 내년 하반기쯤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같은 전산 오류, 그러나 ‘신뢰’로 대응한 항공사도 있다
이런 문제는 한 개인의 일이 아닙니다.
아시아나는 이달 초에도 인천~런던 노선 비즈니스석을 이코노미 특가로 잘못 입력해 판매하는 오류를 냈고, 뒤늦게 고객들에게 정가 재청구 또는 환불 안내를 보냈습니다. 당시 500만 원 상당의 항공권이 150만~170만 원대에 판매됐습니다.
하지만 해외 항공사들의 대응은 달랐습니다.
중국 남방항공은 자사 시스템 오류로 항공권이 1,800원~5,000원대에 판매됐음에도 “결제된 티켓은 모두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약 76만 원에 잘못 판매하는 사고가 났지만, 7억 원 손실을 감수하고 전량 발권을 인정했습니다.
같은 오류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신뢰를 지켰고 누군가는 책임을 피했습니다.
아시아나의 대응은 그 차이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 해프닝인가, 구조적 결함인가
이번 사건은 단지 ‘예약이 사라진 일’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예약, 결제, 취소, 통보, 증빙.
고객이 마주한 모든 접점이 붕괴됐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은 채 피해 입증조차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A 씨 측은 현재 항공사 고객 게시판을 통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29일 기준,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이 사안에 대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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