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을 유영하던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
갑자기 낚시 미끼인 넙치를 물고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팽팽히 당겨진 낚싯줄이 끊어지고, 돌고래는 넙치를 물고 사라집니다.
이 과정에서 돌고래들이 낚싯바늘을 삼킬 수 있는 겁니다.
낚싯줄과 폐어구에 몸이 감긴 돌고래들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습니다.
오승목 / 다큐제주 감독
"돌고래는 통섭취를 하지 않습니까, 통 섭취라는 게 한 번에 삼키는데 예를 들어 낚싯바늘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속으로 들어가면 나중에 큰 문제가 유발될 수 있죠"
3년 전 제주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남방 상괭이에 대한 부검이 진행됐습니다.
부검 당시 위장에서 엉켜 있던 낚싯바늘이 4개나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이것만 확인된 게 아니었습니다.
이 개체 몸속에서 수백 개가 넘는 기생충, 즉 고래회충이 확인됐는데, 이렇게 대량 감염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이성빈 / 서울대학교 수생생물의학실 박사
"고래회충은 고래 내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기생충인데요. 이렇게 대량으로 감염된 경우는 저희도 처음 봤습니다. 이렇게 극심하게 감염된 사례는 거의 없다고.."
낚싯바늘을 삼킨 상괭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고래회충 감염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이 개체는 고래회충의 집중 감염에 위 점막이 뚫릴 정도였고, 위 내부도 심하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이 개체는 숨을 쉬지 못하고 질식사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성빈 / 서울대학교 수생생물의학실 박사
"낚싯줄 같은 해양 쓰레기가 위장 내부에서 종종 발견이 되거든요. 그런 경우에 고래회충 감염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제주에서 수거되는 해양 쓰레기는 매년 1만 톤이 넘는 상황.
해양 쓰레기 문제가 바다 생물에 미치는 파장이 예상보다 휠씬 클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화면제공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JIBS 제주방송 김동은 (kdeun2000@hanmail.net) 윤인수 (kyuros@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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