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빠진 패스, 보전 없는 업계.. 정작 빠진 건 ‘기초 설계’
정책은 출범을 향해 달리는데, 참여처는 사라졌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외쳤지만, 정작 관광객과 업계가 빠져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디지털 관광증 사업이, 정식 출범을 앞두고 결국 핵심 구조를 일부 수정하는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5일 제주관광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관광지 연계 할인 혜택을 핵심으로 설계된 ‘나우다 패스’가 최근 업계 반발에 부딪히면서, 제주도는 해당 프로모션을 일단 보류하고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관광 소비를 유도하려는 시도였지만 “할인을 제공할 곳이 빠졌다”는 현장 지적이 이어지면서, 관광객과 가맹점 모두를 고려한 구조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 관광지 할인 빠진 관광증.. “이게 무슨 디지털 서비스인가”
‘나우다(NOWDA)’는 제주 방문객에게 NFT(대체불가능 토큰) 기반의 디지털 증명서를 발급해 관광지, 식음료, 숙박, 렌터카 등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올해 7월 시범 운영을 거쳐 9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핵심 서비스로 기획됐던 ‘자유이용형 할인 패스’, 즉 ‘나우다 패스’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한 관계자는 “입장료를 많게는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할 처지”라며 “그런 구조라면 업장은 손해를 떠안고 참여하라는 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기존 민간 패스와 마찬가지로, 할인권을 제공한 만큼 업장에 대한 보전이나 지원 장치가 따라와야 하는데 이 부분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아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 정책은 짜였는데, 현장은 빠졌다
제주도는 지난 6월 도내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무협약까지 체결하며 나우다 사업을 공식화하고 나섰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최근 회의에서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정책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요 관광지 업계는 패스 참여에 난색을 표했고, 제주도는 핵심 프로모션 보류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는 웰니스 공간, 마을 체험 중심의 ‘카름스테이’ 등을 활용한 대체 방안을 제주관광공사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3만 명이 기다리는 패스”.. 사전 신청자 혼란 불가피
문제는 이미 사전 신청자가 3만 명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제주도는 나우다 발급자에게 1인당 최대 5만 원의 여행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총 16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습니다.
할인 대상이 바뀌고 프로모션이 축소될 경우에는, 이용자 입장에선 ‘기대했던 혜택이 사라진 서비스’를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기획 당시엔 관광지·렌터카·숙박까지 포괄한다고 홍보해놓고 막판에 주요 축이 빠진다면, 정책 신뢰에도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중복된 플랫폼, 충돌되는 정책.. “디지털보다 구조 먼저”
일부 업계는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각기 다른 플랫폼(비짓제주·탐나오)을 중심으로 중복된 할인 구조를 추진하는 데 따른 혼란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협회 측은 “디지털을 표방한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시스템과 충돌을 일으키는 구조라면, 이는 업계에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우려를 더했습니다.
■ 디지털 전환? 지금 필요한 건 ‘작동 구조’
오영훈 도지사는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정책 비전’을 주문했지만, 현재 시스템은 관광의 ‘기본값’조차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관광지 연계도, 업계 협업도 빠진 ‘나우다’는 기술보다 구조 설계에서 먼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장을 관통하지 못한 기술은 결국 현장 앞에서 멈췄습니다.
가장 먼저 설계돼야 했던 건 플랫폼이 아니라 동선이었고, 가장 먼저 확보됐어야 할 건 기능이 아니라 참여처였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반영해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6일, 디지털 관광증 시연과 함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책은 출범을 향해 달리는데, 참여처는 사라졌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외쳤지만, 정작 관광객과 업계가 빠져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디지털 관광증 사업이, 정식 출범을 앞두고 결국 핵심 구조를 일부 수정하는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5일 제주관광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관광지 연계 할인 혜택을 핵심으로 설계된 ‘나우다 패스’가 최근 업계 반발에 부딪히면서, 제주도는 해당 프로모션을 일단 보류하고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관광 소비를 유도하려는 시도였지만 “할인을 제공할 곳이 빠졌다”는 현장 지적이 이어지면서, 관광객과 가맹점 모두를 고려한 구조 재검토가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나우다(NOWDA)’ 홍보 이미지. 모바일에 기반한 NFT 디지털 관광증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음식·기념품·놀이 콘텐츠를 연계한 관광 소비를 시도하는 구조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관광지 할인 빠진 관광증.. “이게 무슨 디지털 서비스인가”
‘나우다(NOWDA)’는 제주 방문객에게 NFT(대체불가능 토큰) 기반의 디지털 증명서를 발급해 관광지, 식음료, 숙박, 렌터카 등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시스템입니다.
올해 7월 시범 운영을 거쳐 9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핵심 서비스로 기획됐던 ‘자유이용형 할인 패스’, 즉 ‘나우다 패스’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한 관계자는 “입장료를 많게는 절반 이하로 낮춰야 할 처지”라며 “그런 구조라면 업장은 손해를 떠안고 참여하라는 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기존 민간 패스와 마찬가지로, 할인권을 제공한 만큼 업장에 대한 보전이나 지원 장치가 따라와야 하는데 이 부분이 사전에 조율되지 않아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지난달 28일 제주도청 한라홀에서 열린 주간혁신성장회의에서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NOWDA)’와 관련해 “MZ세대의 일상과 트렌드를 이해·반영해야 한다”며, 메시지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제주도 제공)
■ 정책은 짜였는데, 현장은 빠졌다
제주도는 지난 6월 도내 관광사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고, 최근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무협약까지 체결하며 나우다 사업을 공식화하고 나섰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최근 회의에서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정책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요 관광지 업계는 패스 참여에 난색을 표했고, 제주도는 핵심 프로모션 보류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는 웰니스 공간, 마을 체험 중심의 ‘카름스테이’ 등을 활용한 대체 방안을 제주관광공사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주 디지털 관광증 ‘나우다(NOWDA)’ 가맹점 신청 홈페이지에 소개된 메시지. 관광업계 홍보, 관광객 혜택,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 “3만 명이 기다리는 패스”.. 사전 신청자 혼란 불가피
문제는 이미 사전 신청자가 3만 명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제주도는 나우다 발급자에게 1인당 최대 5만 원의 여행지원금을 제공할 계획이며, 총 16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있습니다.
할인 대상이 바뀌고 프로모션이 축소될 경우에는, 이용자 입장에선 ‘기대했던 혜택이 사라진 서비스’를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기획 당시엔 관광지·렌터카·숙박까지 포괄한다고 홍보해놓고 막판에 주요 축이 빠진다면, 정책 신뢰에도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운영하는 ‘탐나오’ 플랫폼의 다양한 투어패스 상품들. 다양한 콘셉트별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탐나오’ 캡처)
■ 중복된 플랫폼, 충돌되는 정책.. “디지털보다 구조 먼저”
일부 업계는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각기 다른 플랫폼(비짓제주·탐나오)을 중심으로 중복된 할인 구조를 추진하는 데 따른 혼란도 호소하고 있습니다.
협회 측은 “디지털을 표방한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시스템과 충돌을 일으키는 구조라면, 이는 업계에 도움이 아니라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우려를 더했습니다.
■ 디지털 전환? 지금 필요한 건 ‘작동 구조’
오영훈 도지사는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정책 비전’을 주문했지만, 현재 시스템은 관광의 ‘기본값’조차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관광지 연계도, 업계 협업도 빠진 ‘나우다’는 기술보다 구조 설계에서 먼저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장을 관통하지 못한 기술은 결국 현장 앞에서 멈췄습니다.
가장 먼저 설계돼야 했던 건 플랫폼이 아니라 동선이었고, 가장 먼저 확보됐어야 할 건 기능이 아니라 참여처였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반영해 제주관광공사는 오는 6일, 디지털 관광증 시연과 함께 향후 운영 계획 등을 설명할 예정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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