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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는 기억되지 않는다”.. 무색의 풍경에 묻는 예술의 실존
2025-08-07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복제 이미지, 불확실한 잔재.. 판화와 불이 남긴 가장 느린 질문
‘무색의 풍경‘ 전시장.

# 반복되는 파도는 같지 않았고, 태운 기물은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확신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복제되는 예술’이라는 명제를 향해 손과 불이 밀어붙인 저항의 흔적만이 남습니다.


2025년 8월, 제주의 오래된 원도심 골목.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에서 열리는 전시 ‘무색의 풍경’은 시각예술가 김동기와 필승 작가가  각각의 매체와 시간, 신체와 잔해를 통해, 우리가 믿어온 예술의 감각을 근본부터 낯설게 전환하는 자리입니다.

‘무색의 풍경‘ 전시장.

■ 복제의 경계, 파낸 이미지로 흔들다

김동기 작가의 ‘파도’ 연작은, 이미지가 손쉽게 복제되는 시대에 ‘손으로 다시 깎아 만든 이미지’는 어떤 감각을 가질 수 있는가를 묻는 작업입니다.


목판 위에 칼을 들이대는 매 순간은 그 자체로 시간이 됩니다.

누구도 보지 않지만, 천천히 새겨지는 그 칼자국 하나하나가 이미지에 속도와 감도를 새깁니다.

파도는 그려진 것도, 찍힌 것도 아닙니다.
깎아내고 덜어낸 자리에서 남은 개별의 파동입니다.
김동기 ‘파도‘ 연작.

겉으론 비슷한 형상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점도 똑같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그 유사성 속에 오히려 ‘다름’이 도드라지는 작업입니다.

이는 결국, 예술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생겨나는 방식에 관한 질문입니다.

이미지를 만드는 손, 시간을 머금은 표면, 조용히 끼어드는 작가의 신체.
‘파도’는 무엇을 그렸느냐보다, 어떻게 남겼느냐를 더 중요하게 말합니다.

김동기 ‘파도‘ 연작.

■ 불의 흔적, 통제할 수 없는 것과 마주하는 방식

필승 작가의 작업은, 한마디로 ‘예측하지 않는 만들기’입니다.

자연에서 채집한 잔재를 흙으로 빚고, 땅을 파서 장작을 태워 굽는 노천소성 기법은 애초에 완벽하거나 동일한 결과를 포기한 방식입니다.
필승 ‘리얼과 인용‘ 연작.

기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사실상 ‘굽힘’이 아니라 ‘남음’입니다.

불에 그을리고 깨지고 터지는 그 모든 흔적은 작가의 의도를 벗어난 자리에서 생겨납니다.

작가는 그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어떤 장면도 제어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지켜보는 태도.
그게 지금 이 작업의 중심에 있는 감각입니다.

작품은 자연을 재현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따라가고, 남겨진 것을 다시 바라봅니다.

결국 형태는 통제된 결과가 아니라, 함께 겪은 시간의 흔적으로 남습니다.
필승 ‘리얼과 인용‘ 연작.

■ 무색의 풍경, 가장 강렬한 감각을 깨우다

전시에서 말하는 ‘무색’은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나치게 많은 것들로 과포화된 시대에, 되려 비워진 풍경이 더 강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선언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강렬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지금 이 순간에만 가능한 감각이 숨어 있습니다.

파도는 똑같이 밀려오지 않고, 불은 같은 방식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습니다.

두 작가는 이 반복되지 않는 일들을 통해, 예술이 아직도 살아 있는 감각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전시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번 전시는 7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 관덕로 3길 15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에서 열립니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예약 시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김동기 작가의 목판화 38점, 필승 작가의 조형·영상 9점 등 모두 50여 점이 전시됩니다.


■ 작가라는 풍경, 그 안에 남긴 흔적들

김동기(1980년생) 작가는 목판화를 중심으로 작업해온 시각예술가입니다.

디지털 환경의 복제성과 속도에 반해, 손의 개입과 시간의 기록을 작품 안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예술의 고유성과 감각을 회복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중섭미술관,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충남창작스튜디오, 이응노의 집 등에서 활동했으며, 2022년 강국진 미술상을 수상했습니다.

필승(1977년생) 작가는 흙, 불, 잔재를 중심으로 자연과 비가시적인 흐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온 시각예술가입니다.

클레이아크김해, 창동레지던시 등에서 활동했으며, 현재는 제주에 거주하며 예술연구 프로젝트 ‘필승사(@pilseungsa.art)’를 운영 중입니다.

작품은 결과보다 과정, 통제보다 우연, 완성보다 흔적에 더 가까운 조형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색의 풍경‘ 전시장.

■ 고르지 않았기에, 더 강렬한

‘무색의 풍경’은 끝내 어떤 색도 택하지 않았습니다.

파도는 반복되지만 같지 않았고, 불은 남길 자국조차 예고하지 않았습니다.

고르지 않은 선택은 비워낸 자리를 남겼고, 그 비움이야말로 이 전시의 가장 강렬한 감각이 됩니다
그런 예술은 어쩌면, 무엇을 보여주는 일이 아니라 끝내 보여줄 수 없는 것을 견디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전시 문의 및 예약은 인스타그램 계정(@biniartspace)이나 유선 전화로 하면 됩니다.

드로잉 워크숍 및 작가와의 대화 참여는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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