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합의에도, 자동차 품목 인하 지연.. 업계 “계획 못 짠다”
한미 간 합의대로 미국의 ‘상호관세’는 낮아졌지만, 정작 자동차 품목 관세는 내릴 기미가 없습니다.
정부는 “언제 내릴지 모른다”고 하고, 미국은 입을 닫고 있습니다.
그 사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손발이 묶인 채 일방적인 리스크를 떠안고 있습니다.
■ 車 품목 관세만 빠졌다.. 합의했는데 ‘행정명령’은 아직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7일 오후 1시(한국시간)부터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공식 발효했습니다.
한국은 당초 예고된 25%가 아닌 15%로 최종 조정됐습니다. 문제는 ‘품목별 관세’입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품목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한국이 합의했지만, 정작 관세 인하가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 적용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별도 행정명령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한국은 FTA 체결국이기에 대부분의 품목은 기존에도 무관세였지만, 자동차와 일부 부품은 예외였던 만큼 이번 품목 관세 인하가 핵심 중 하나였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 현대차그룹 ‘2분기 실적 쇼크’.. 3분기 회복 기대 꺾이나
업계는 이번 품목관세 인하를 3분기 실적 반등의 ‘변곡점’으로 봤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 미국 수출 차량에 25% 관세가 적용되며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북미 수익 비중이 높은 SUV, 전기차 라인업에 손실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인하 시점이 미뤄지며 회복 전략이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생산과 물량 전략을 짜려면 관세 반영 시점을 알아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선 경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부품사들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중소형 협력업체들은 이미 미국 수출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납품 계약을 줄이거나 유턴을 검토 중이라는 전언도 나옵니다.
■ 일본은 ‘뒤통수 경보’.. 상호관세 15%는 ‘추가 부과’였다
비슷한 상황은 일본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자동차 품목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이 역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상호관세 15%’를 ‘일괄 인하’로 이해했다가, 실제로는 ‘기존 관세에 15%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입니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다시 워싱턴으로 급파해 진상 파악과 재조율에 나섰습니다. 한국과 달리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은 더 많은 품목에 관세가 부과돼 피해 규모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 韓, 대미 투자 약속 3,500억달러.. ‘수익 환수’ 조항도 불투명
이번 관세 협상의 전제조건이었던 한국의 대미 투자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 펀드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펀드, 2,000억달러는 투자 펀드로 구성됐으며, 1,000억달러 이상의 에너지 수입 계약도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수익 배분 구조입니다.
미국 측에서는 “90%를 가져간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구윤철 부총리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와 관세 완화가 불균형한 방식으로 연결되면, 국내 산업의 성장 동력이 미국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 ‘디테일 없는 합의’ 비용.. 車 산업 먼저 맞아
결국 지금 드러난 혼란은 ‘협상 디테일 부재’의 후폭풍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관세 인하와 대미 투자를 ‘패키지 딜’로 받아들였지만, 실제로는 조치 간 이행 속도나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처럼 고정비 비중이 높고 투자 사이클이 긴 분야는 이런 ‘시차’가 실적과 전략에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처럼 관세 인하 시점조차 불분명한 상태라면, 이번 합의는 ‘계획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남긴 셈입니다.
이 협상 결과로 과연 무엇을 얻었는지, 정부와 업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 간 합의대로 미국의 ‘상호관세’는 낮아졌지만, 정작 자동차 품목 관세는 내릴 기미가 없습니다.
정부는 “언제 내릴지 모른다”고 하고, 미국은 입을 닫고 있습니다.
그 사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손발이 묶인 채 일방적인 리스크를 떠안고 있습니다.
■ 車 품목 관세만 빠졌다.. 합의했는데 ‘행정명령’은 아직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7일 오후 1시(한국시간)부터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공식 발효했습니다.
한국은 당초 예고된 25%가 아닌 15%로 최종 조정됐습니다. 문제는 ‘품목별 관세’입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품목 관세도 15%로 낮추기로 미국과 한국이 합의했지만, 정작 관세 인하가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 적용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별도 행정명령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한국은 FTA 체결국이기에 대부분의 품목은 기존에도 무관세였지만, 자동차와 일부 부품은 예외였던 만큼 이번 품목 관세 인하가 핵심 중 하나였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 현대차그룹 ‘2분기 실적 쇼크’.. 3분기 회복 기대 꺾이나
업계는 이번 품목관세 인하를 3분기 실적 반등의 ‘변곡점’으로 봤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 미국 수출 차량에 25% 관세가 적용되며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특히 북미 수익 비중이 높은 SUV, 전기차 라인업에 손실이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인하 시점이 미뤄지며 회복 전략이 좌초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생산과 물량 전략을 짜려면 관세 반영 시점을 알아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선 경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부품사들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중소형 협력업체들은 이미 미국 수출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납품 계약을 줄이거나 유턴을 검토 중이라는 전언도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일본은 ‘뒤통수 경보’.. 상호관세 15%는 ‘추가 부과’였다
비슷한 상황은 일본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자동차 품목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이 역시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상호관세 15%’를 ‘일괄 인하’로 이해했다가, 실제로는 ‘기존 관세에 15%를 추가로 부과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입니다.
일본 정부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다시 워싱턴으로 급파해 진상 파악과 재조율에 나섰습니다. 한국과 달리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은 더 많은 품목에 관세가 부과돼 피해 규모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 韓, 대미 투자 약속 3,500억달러.. ‘수익 환수’ 조항도 불투명
이번 관세 협상의 전제조건이었던 한국의 대미 투자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 펀드 조성을 약속했습니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펀드, 2,000억달러는 투자 펀드로 구성됐으며, 1,000억달러 이상의 에너지 수입 계약도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수익 배분 구조입니다.
미국 측에서는 “90%를 가져간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구윤철 부총리는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통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 투자와 관세 완화가 불균형한 방식으로 연결되면, 국내 산업의 성장 동력이 미국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습니다.
■ ‘디테일 없는 합의’ 비용.. 車 산업 먼저 맞아
결국 지금 드러난 혼란은 ‘협상 디테일 부재’의 후폭풍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협상에서 한국이 관세 인하와 대미 투자를 ‘패키지 딜’로 받아들였지만, 실제로는 조치 간 이행 속도나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처럼 고정비 비중이 높고 투자 사이클이 긴 분야는 이런 ‘시차’가 실적과 전략에 치명적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처럼 관세 인하 시점조차 불분명한 상태라면, 이번 합의는 ‘계획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남긴 셈입니다.
이 협상 결과로 과연 무엇을 얻었는지, 정부와 업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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