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연안서 촉수 달린 오징어 2마리 잡혀
전문가들 태평양 서식 '긴팔오징어류' 추정
국내 미기록종 '키로테디스 칼릭스' 가능성
"기후변화로 수온 상승해 서식 패턴 변화 추정"
"오징어 모양이 이상한데? 먹을 순 있는 건가?"
지난 24일 밤 제주도 하귀항 북쪽 약 1.5km 해상에서 괴상한 모양의 오징어가 낚였습니다.
이날 오징어를 낚은 이들은 임지연 씨와 김하연 씨였습니다. 친구 사이인 둘은 휴가차 제주에 와 낚시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오징어는 두 사람이 각각 이날 밤 9시쯤과 9시 50분쯤에 낚았습니다.
둘은 오징어를 낚고 이상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오징어 몸통과 연결된 하얗고 긴 끈 같은 게 배 아래까지 늘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처럼 긴 끈의 정체는 촉수였습니다.
오징어의 크기는 약 30cm 정도였는데, 촉수는 몸길이를 훌쩍 넘습니다. 희귀한 모양의 생물체에 밤낚시에 열중하던 선상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들은 "처음엔 일반 오징어인 줄 알았는데 촉수를 보고 보통 오징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라며 "촉수가 몸길이에 10배 정도 돼 보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선장 황모씨도 "이제껏 낚시를 하면서 그렇게 생긴 오징어는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낚인 오징어들은 이후 방생됐습니다. 둘은 "움직임이 크진 않았지만 살아 있었다. 다리가 움직였다"라며, "놓아줬더니 헤엄쳐서 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오징어는 낚시 커뮤니티에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오징어의 정체를 추측하는 의견이 다수 달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문가 확인 결과 이 오징어는 '긴팔오징어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종명을 실물 샘플이 확보되지 않아 전문가들도 알 수 없었습니다.
연체동물을 전공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박진아 박사는 "긴팔오징어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종은 실물 샘플이 없어서 알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사진과 영상만으론 종 구분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 김병엽 교수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그는 "학명 '키로테디스 칼릭스(Chiroteuthis calyx)'일 가능성이 높다. 샘플을 받고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종을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가 언급한 종은 지난 2013년 부산에서 발견된 적 있는 '긴팔오징어(Chiroteuthis picteti)'와 같은 속에 속하는 생물입니다. 아직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아 국명은 없습니다.
김 교수는 "이 종은 태평양과 일본 쪽에서 가끔 어획되는 아열대종이다. 이 종이 맞다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는 국내 미기록종일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점점 수온이 올라가면서 어류 서식 패턴이 바뀐 결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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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태평양 서식 '긴팔오징어류' 추정
국내 미기록종 '키로테디스 칼릭스' 가능성
"기후변화로 수온 상승해 서식 패턴 변화 추정"
"오징어 모양이 이상한데? 먹을 순 있는 건가?"
지난 24일 밤 제주도 하귀항 북쪽 약 1.5km 해상에서 괴상한 모양의 오징어가 낚였습니다.
이날 오징어를 낚은 이들은 임지연 씨와 김하연 씨였습니다. 친구 사이인 둘은 휴가차 제주에 와 낚시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오징어는 두 사람이 각각 이날 밤 9시쯤과 9시 50분쯤에 낚았습니다.
둘은 오징어를 낚고 이상한 점을 깨달았습니다. 오징어 몸통과 연결된 하얗고 긴 끈 같은 게 배 아래까지 늘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처럼 긴 끈의 정체는 촉수였습니다.
오징어의 크기는 약 30cm 정도였는데, 촉수는 몸길이를 훌쩍 넘습니다. 희귀한 모양의 생물체에 밤낚시에 열중하던 선상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이들은 "처음엔 일반 오징어인 줄 알았는데 촉수를 보고 보통 오징어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라며 "촉수가 몸길이에 10배 정도 돼 보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선장 황모씨도 "이제껏 낚시를 하면서 그렇게 생긴 오징어는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낚인 오징어들은 이후 방생됐습니다. 둘은 "움직임이 크진 않았지만 살아 있었다. 다리가 움직였다"라며, "놓아줬더니 헤엄쳐서 갔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오징어는 낚시 커뮤니티에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오징어의 정체를 추측하는 의견이 다수 달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14일 밤 제주 하귀항 연안에서 잡힌 '긴팔오징어류' 추정 오징어. (제보자 제공)
한편, 전문가 확인 결과 이 오징어는 '긴팔오징어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종명을 실물 샘플이 확보되지 않아 전문가들도 알 수 없었습니다.
연체동물을 전공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박진아 박사는 "긴팔오징어과로 보인다"면서도 "정확한 종은 실물 샘플이 없어서 알기 어렵다"라고 했습니다. 사진과 영상만으론 종 구분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 김병엽 교수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그는 "학명 '키로테디스 칼릭스(Chiroteuthis calyx)'일 가능성이 높다. 샘플을 받고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종을 알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가 언급한 종은 지난 2013년 부산에서 발견된 적 있는 '긴팔오징어(Chiroteuthis picteti)'와 같은 속에 속하는 생물입니다. 아직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아 국명은 없습니다.
김 교수는 "이 종은 태평양과 일본 쪽에서 가끔 어획되는 아열대종이다. 이 종이 맞다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되는 국내 미기록종일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점점 수온이 올라가면서 어류 서식 패턴이 바뀐 결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4일 밤 제주 하귀항 연안에서 잡힌 '긴팔오징어류' 추정 오징어. (제보자 제공)

지난 14일 밤 제주 하귀항 연안에서 잡힌 '긴팔오징어류' 추정 오징어. (제보자 제공)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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