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직원 사칭 '노쇼 범죄' 기승
'훈제 닭다리 주문해달라' 결제 유도
명함에 기관 직인 공문까지 치밀
노형동 A축산 실제 피해...경찰 신고
대학 측 "김민기 없는 사람, 문의 쇄도"
소상공인 울리는 노쇼범죄 심각
소상공인을 울리는 '노쇼 범죄'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대학 관계자를 사칭해 행사 물품 대금을 대리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해업체는 막대한 손해를 떠안게 됐습니다. 사기범은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적힌 직원 명함에 기관 직인이 들어간 공문까지 그럴 듯하게 꾸며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어제(27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본인을 "제주관광대학교 행정지원처 직원 김민기"라고 소개한 주문자는 내일(28일) 학교 후원의 밤 행사를 위해 한우 등 육류를 납품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배송 장소도 교내 급식실로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주문자는 또 소고기 외에 훈제 닭다리 4천 개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닭다리를 취급하지 않는 A씨는 주문자가 소개해 준 업체를 통해 물량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주문은 '노쇼 사기'였습니다.
해당 주문자가 오늘(28일) 가게를 방문해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기로 했는데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미 주문자 측에서 소개한 업체 쪽에 훈제 닭다리 대금 960여만 원을 이체한 뒤였습니다. 주문자가 보내온 신분 허위였고, 소개해준 업체도 가짜였습니다.
A씨는 "그 사람한테서 받은 쪽에 연락해서 업체 담당자라는 사람과 얘기하고 오늘(28일) 오전에 돈을 입금했다. 근데 오늘 오전에 와서 결제하기로 했던 대학 직원이 오지 않았다"라며, "전화도 믿을 수 없어서 직접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고 왔다"라고 했습니다.
노쇼 주문자는 이 과정에서 명함을 보내고, 대학 직인이 들어간 '물품 구매 확약서'를 보내는 등 A씨의 의심을 교묘하게 피했습니다. '후원의 밤 훈제 닭다리 전달식' 행사 사진까지 그럴 듯하게 만들어 보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서귀포시의 B축산물 유통업점에서도 그제(26일) 같은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다행히 실제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습니다. B축산업체에 전화를 건 사람도 '제주관광대 행정지원처 김민기'였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뉴스에서 본 것과 똑같은 내용의 전화가 와서 의심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우리도 훈제 닭다리를 취급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그쪽에서 냉장용 닭다리 제품이 필요하다고 말을 바꾸며 자신이 소개해 준 곳에서 주문해달라고 말해 의심이 들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노쇼 주문자는 통화 과정에서 '먹을 게 아니고 포토존 촬영 때문이다', '학교 급식실로 물건을 보내면 된다. 급식실이 공사 중인데 기숙사동에서 조리가 가능하다'라는 식의 그럴듯한 말을 꾸며내기도 했습니다.
제주관광대 행정지원처 관계자 "김민기라는 직원은 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우리 대학 직원을 사칭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관련 전화가 계속 와서 담당 직원이 시달리고 있다. 한 음식점에선 음식 준비 다 해놨는데 왜 안 오냐는 전화도 받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수개월간 이러한 '노쇼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존재하지 '제주대학교 기획처장 김재훈'이라는 사람을 사칭한 유사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주문자는 '훈제 닭다리'를 요청했습니다. 이외에 제주도청 공무원을 사칭해 중고 물품 구매를 유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이번 사례는 거래처와 소상공인을 노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공문의 진위에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시 경찰이나 해당 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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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제 닭다리 주문해달라' 결제 유도
명함에 기관 직인 공문까지 치밀
노형동 A축산 실제 피해...경찰 신고
대학 측 "김민기 없는 사람, 문의 쇄도"
소상공인 울리는 노쇼범죄 심각

소상공인을 울리는 '노쇼 범죄'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대학 관계자를 사칭해 행사 물품 대금을 대리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해업체는 막대한 손해를 떠안게 됐습니다. 사기범은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적힌 직원 명함에 기관 직인이 들어간 공문까지 그럴 듯하게 꾸며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어제(27일)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본인을 "제주관광대학교 행정지원처 직원 김민기"라고 소개한 주문자는 내일(28일) 학교 후원의 밤 행사를 위해 한우 등 육류를 납품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배송 장소도 교내 급식실로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주문자는 또 소고기 외에 훈제 닭다리 4천 개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닭다리를 취급하지 않는 A씨는 주문자가 소개해 준 업체를 통해 물량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받은 가짜 행사 사진 (제보자 제공)
그런데, 이 주문은 '노쇼 사기'였습니다.
해당 주문자가 오늘(28일) 가게를 방문해 법인카드로 결제를 하기로 했는데 나타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미 주문자 측에서 소개한 업체 쪽에 훈제 닭다리 대금 960여만 원을 이체한 뒤였습니다. 주문자가 보내온 신분 허위였고, 소개해준 업체도 가짜였습니다.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받은 가짜 명함 (제보자 제공)
A씨는 "그 사람한테서 받은 쪽에 연락해서 업체 담당자라는 사람과 얘기하고 오늘(28일) 오전에 돈을 입금했다. 근데 오늘 오전에 와서 결제하기로 했던 대학 직원이 오지 않았다"라며, "전화도 믿을 수 없어서 직접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고 왔다"라고 했습니다.
노쇼 주문자는 이 과정에서 명함을 보내고, 대학 직인이 들어간 '물품 구매 확약서'를 보내는 등 A씨의 의심을 교묘하게 피했습니다. '후원의 밤 훈제 닭다리 전달식' 행사 사진까지 그럴 듯하게 만들어 보냈습니다.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받은 가짜 물품 구매 확약서 (제보자 제공)
비슷한 사례는 또 있었습니다.
서귀포시의 B축산물 유통업점에서도 그제(26일) 같은 전화를 받은 것입니다. 다행히 실제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습니다. B축산업체에 전화를 건 사람도 '제주관광대 행정지원처 김민기'였습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뉴스에서 본 것과 똑같은 내용의 전화가 와서 의심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우리도 훈제 닭다리를 취급한다고 하니까. 갑자기 그쪽에서 냉장용 닭다리 제품이 필요하다고 말을 바꾸며 자신이 소개해 준 곳에서 주문해달라고 말해 의심이 들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노쇼 주문자는 통화 과정에서 '먹을 게 아니고 포토존 촬영 때문이다', '학교 급식실로 물건을 보내면 된다. 급식실이 공사 중인데 기숙사동에서 조리가 가능하다'라는 식의 그럴듯한 말을 꾸며내기도 했습니다.
제주관광대 행정지원처 관계자 "김민기라는 직원은 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우리 대학 직원을 사칭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관련 전화가 계속 와서 담당 직원이 시달리고 있다. 한 음식점에선 음식 준비 다 해놨는데 왜 안 오냐는 전화도 받은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최근 수개월간 이러한 '노쇼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존재하지 '제주대학교 기획처장 김재훈'이라는 사람을 사칭한 유사 사례가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주문자는 '훈제 닭다리'를 요청했습니다. 이외에 제주도청 공무원을 사칭해 중고 물품 구매를 유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당시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이번 사례는 거래처와 소상공인을 노리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공문의 진위에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즉시 경찰이나 해당 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소개받은 '훈제 닭다리' 공급 업체 담당자 가짜 명함 (제보자 제공)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받은 가짜 견적서 (제보자 제공)

A씨가 행사 물품 공급 주문을 받으며 대리 결제를 요청받은 훈제 닭다리 제품 (제보자 제공)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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