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왼쪽)과 김건희 여사
헌장 사상 첫 전 영부인 구속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은 김건희 여사가 혐의를 부인하며 '달'을 언급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마치 호수 위 달그림자를 쫓는 느낌"이라고 한 발언과 겹쳐 보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연주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어제(29일) SNS를 통해 "김 여사의 소회를 접하고 보니 '호수 위 달그림자'가 연상됐다"며 "어두운 밤에 밝게 빛날 것이 뭐가 있겠나 싶은 생각에 딱한 마음이 더해진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사저로 들어가며 '다 이기고 돌아왔다'던 남편에 부창부수라고나 할까"라며 "대통령과 영부인이라는 그 엄중하고도 무서운 자리에서, 책임을 완수하기는커녕 도리에 맞지 않는 결정과 행동으로 국민을 어려움에 빠뜨린 것에 대해 다만 깊은 성찰을 요구할밖에"라고 글을 맺었습니다.
앞서 김 여사는 이날 구속 기소된 이후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을 통해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하겠다"며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저는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마치 확정적인 사실처럼 매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또한 피하지 않고 잘 살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여사의 이 같은 입장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부인함과 동시에 추후 대응할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 전 대통령 역시 달에 빗대어 혐의를 부인한 이력이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4일 진행된 자신의 탄핵심판 5차 변론 기일에서 "정치인을 체포했다거나 누구를 끌어냈다거나, 그런 일이 실제 발생했거나 현실적으로 발생할 일을 할 만한 가능성이 높을 때 어떤 경위로 이뤄진 건지가 수사나 재판에서 이야기가 된다"며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를 했니 받았니, 마치 호수 위에 있는 달그림자를 쫒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한편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선거 개입 의혹,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의혹 등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역대 영부인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 상태로 재판받는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에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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