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예약 폭증, 내국인 입도는 ‘뒷걸음’
추석 연휴 앞둔 제주 관광 ‘경고음’
추석 연휴, 곧 공항은 붐비겠지만 제주 풍경은 다를 수 있습니다.
내국인 발길이 줄어든 자리에 벌써부터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보입니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귀성 행렬과 국내 관광 수요가 뒤섞여 ‘민족 대이동’의 풍경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무대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장 열흘, 일정만 잘 맞추면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번 연휴에 온갖 시선은 국내가 아닌 해외로 향합니다.
세계 각국은 관광객 쟁탈전에 나섰고, 한국에서도 해외 예약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반대로 제주는 긴 연휴를 기회로 살리지 못한 채 공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추석 관광 대이동]은 이 위기의 실체를 짚습니다.
1편에서는 해외 쏠림과 제주 입도 현황, 그리고 지역경제 충격을 다루고, 2편에서는 관광기관의 전시성 대응과 구조적 한계를 진단합니다.
■ 해외 쏠림, 수치가 증명
30일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3%가 연차를 내 최장 열흘 휴가를 확보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계획한 해외 체류일수는 평균 6일이었습니다.
교원투어 예약 분석에서도 추석 연휴 출발 해외 패키지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34.5% 증가했습니다.
선호 지역은 베트남이 18.3%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1.5%, 서유럽이 10.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일본 주요 도시는 항공권 검색 상위권을 휩쓸며 여전히 단거리 최강 여행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비싸고 뻔하다, 해외는 가성비가 낫다’는 인식이 굳어졌다”며, “긴 연휴일수록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진다”고 말했습니다.
■ 제주는 반짝 회복, 그러나 누계는 마이너스
“비싸서 제주 안 간다.”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그 말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올해 1월부터 8월 29일까지 제주 누적 입도객은 886만 3,000명. 작년보다 4.3% 줄었습니다.
내국인은 737만 6,000여 명으로 -7.4%, 외국인은 148만 7,000여 명으로 +14.7%. 내국인은 빠지고, 외국인만 늘었습니다.
겉으로는 균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합니다.
8월 들어 잠시 회복세가 있었지만 상반기 내내 이어진 내국인 감소를 덮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관광학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증가 덕분에 총량은 유지되지만, 내국인 공백은 지역경제 기반을 약화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며, “외국인 의존 구조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소비심리, 관광 산업과 직결된 불안
여름 휴가철 특수 덕에 8월 들어 소비심리지수(CCSI)는 108.4로 전달보다 2포인트(p) 상승했고, 생활형편지수도 95로 5p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은 계절 효과에 기댄 단기적 현상일 뿐입니다.
특히 취업 기회 전망은 90으로 전달보다 6p 급락했습니다. 내국인 감소로 숙박·외식·교통업 고용 기반이 흔들리면서 서비스업 일자리 불안이 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가 전망도 어둡습니다.
“1년 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늘었고, 임금 전망은 3p 하락했습니다.
관광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 지역 내 임금 상승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반등은 단기 수요에 기댄 것일 뿐”이라며, “관광산업 기반이 약해지면 고용과 소득이 흔들리고, 결국 지역경제 전체가 다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 지역경제까지 동반 흔들림
관광 부진은 곧장 지역경제 지표에 반영됐습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분기 광공업 생산 -2.2%, 서비스업 생산 -9.2%, 소매판매액 -2.3%, 건설 수주 -70.6%로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제주는 제조업 기반이 약합니다. 내수가 관광에 달려 있습니다.
서비스업·소매 판매 감소는 곧 관광 소비 위축을, 건설 수주 급감은 투자 기대 상실을 보여줍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광은 제주 경제의 바로미터인데, 내국인 수요가 줄면 숙박·교통·외식업 전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 증가만으로는 내수를 지탱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서비스업과 건설 동반 부진은 관광 의존 지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연쇄 충격”이라며, “구조 전환이 없으면 같은 숫자가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관광, 불안하다
추석 황금연휴. 해외 예약은 폭발을 예고합니다.
그만큼 제주 관광의 민낯이 드러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내국인 공백은 여전합니다. 잠깐 오른 소비심리도 고용·임금 불안을 덮지 못합니다.
경제 지표는 더 노골적입니다.
관광 의존 구조의 취약함만 드러냅니다.
연휴는 다가오지만, 제주가 맞닥뜨린 건 기회라기보다 ‘경고’에 가깝습니다.
※ 이어지는 2편에서는 공항 이벤트, 박람회, 쿠폰 정책, 그리고 9월 도입되는 디지털 관광증(나우다·NOWDA)을 점검합니다. 왜 이런 대응이 구조적 해법에 닿지 못하는지를 짚어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석 연휴 앞둔 제주 관광 ‘경고음’

해외 쏠림과 제주 관광 공백을 상징한 이미지.
추석 연휴, 곧 공항은 붐비겠지만 제주 풍경은 다를 수 있습니다.
내국인 발길이 줄어든 자리에 벌써부터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보입니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귀성 행렬과 국내 관광 수요가 뒤섞여 ‘민족 대이동’의 풍경을 만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무대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최장 열흘, 일정만 잘 맞추면 장기 휴가가 가능한 이번 연휴에 온갖 시선은 국내가 아닌 해외로 향합니다.
세계 각국은 관광객 쟁탈전에 나섰고, 한국에서도 해외 예약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반대로 제주는 긴 연휴를 기회로 살리지 못한 채 공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추석 관광 대이동]은 이 위기의 실체를 짚습니다.
1편에서는 해외 쏠림과 제주 입도 현황, 그리고 지역경제 충격을 다루고, 2편에서는 관광기관의 전시성 대응과 구조적 한계를 진단합니다.

일본 오사카. (교원투어 제공)
■ 해외 쏠림, 수치가 증명
30일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2.3%가 연차를 내 최장 열흘 휴가를 확보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이 계획한 해외 체류일수는 평균 6일이었습니다.
교원투어 예약 분석에서도 추석 연휴 출발 해외 패키지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34.5% 증가했습니다.
선호 지역은 베트남이 18.3%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11.5%, 서유럽이 10.9%로 뒤를 이었습니다.
일본 주요 도시는 항공권 검색 상위권을 휩쓸며 여전히 단거리 최강 여행지로 자리잡았습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비싸고 뻔하다, 해외는 가성비가 낫다’는 인식이 굳어졌다”며, “긴 연휴일수록 이런 흐름은 더 뚜렷해진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교원투어 제공)
■ 제주는 반짝 회복, 그러나 누계는 마이너스
“비싸서 제주 안 간다.”
현장에서는 이런 말이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그 말은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올해 1월부터 8월 29일까지 제주 누적 입도객은 886만 3,000명. 작년보다 4.3% 줄었습니다.
내국인은 737만 6,000여 명으로 -7.4%, 외국인은 148만 7,000여 명으로 +14.7%. 내국인은 빠지고, 외국인만 늘었습니다.
겉으로는 균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합니다.
8월 들어 잠시 회복세가 있었지만 상반기 내내 이어진 내국인 감소를 덮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관광학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증가 덕분에 총량은 유지되지만, 내국인 공백은 지역경제 기반을 약화시키는 위험 요인”이라며, “외국인 의존 구조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소비심리, 관광 산업과 직결된 불안
여름 휴가철 특수 덕에 8월 들어 소비심리지수(CCSI)는 108.4로 전달보다 2포인트(p) 상승했고, 생활형편지수도 95로 5p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은 계절 효과에 기댄 단기적 현상일 뿐입니다.
특히 취업 기회 전망은 90으로 전달보다 6p 급락했습니다. 내국인 감소로 숙박·외식·교통업 고용 기반이 흔들리면서 서비스업 일자리 불안이 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가 전망도 어둡습니다.
“1년 뒤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늘었고, 임금 전망은 3p 하락했습니다.
관광 매출 부진이 이어지면 지역 내 임금 상승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소비심리 반등은 단기 수요에 기댄 것일 뿐”이라며, “관광산업 기반이 약해지면 고용과 소득이 흔들리고, 결국 지역경제 전체가 다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 지역경제까지 동반 흔들림
관광 부진은 곧장 지역경제 지표에 반영됐습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2분기 광공업 생산 -2.2%, 서비스업 생산 -9.2%, 소매판매액 -2.3%, 건설 수주 -70.6%로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제주는 제조업 기반이 약합니다. 내수가 관광에 달려 있습니다.
서비스업·소매 판매 감소는 곧 관광 소비 위축을, 건설 수주 급감은 투자 기대 상실을 보여줍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광은 제주 경제의 바로미터인데, 내국인 수요가 줄면 숙박·교통·외식업 전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 증가만으로는 내수를 지탱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서비스업과 건설 동반 부진은 관광 의존 지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 연쇄 충격”이라며, “구조 전환이 없으면 같은 숫자가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관광, 불안하다
추석 황금연휴. 해외 예약은 폭발을 예고합니다.
그만큼 제주 관광의 민낯이 드러날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내국인 공백은 여전합니다. 잠깐 오른 소비심리도 고용·임금 불안을 덮지 못합니다.
경제 지표는 더 노골적입니다.
관광 의존 구조의 취약함만 드러냅니다.
연휴는 다가오지만, 제주가 맞닥뜨린 건 기회라기보다 ‘경고’에 가깝습니다.
※ 이어지는 2편에서는 공항 이벤트, 박람회, 쿠폰 정책, 그리고 9월 도입되는 디지털 관광증(나우다·NOWDA)을 점검합니다. 왜 이런 대응이 구조적 해법에 닿지 못하는지를 짚어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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