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실 단일 리조트, 중문 6개 특급호텔과 맞먹는 규모
두 달 연속 객실점유율 90%대.. 팬데믹 나락에서 흑자 반전
국경절·무비자 확대 앞둔 4분기, ‘제주 관광 권력’ 시험대
제주 관광의 얼굴은 오랫동안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였습니다.
신라·롯데·그랜드 조선·파르나스 같은 특급호텔들이 벨트를 이루며 ‘럭셔리 제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게 중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주시 도심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단일 시설만으로 중문 특급호텔군 전체와 맞먹는 성과를 내면서, 제주 관광의 권력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연속 기획]에서는 그 변화를 정면으로 조명합니다.
1편에서는 드림타워의 압도적인 성과와 팬데믹 이후의 회복 드라마, 그리고 중문 특급호텔군과의 격차를 짚어봅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호텔·카지노·면세의 성적표와 제주 경제에 드리운 불균형을 종합 진단합니다.
■ 다섯 달 연속 고공행진, “꿈의 구간” 진입
10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드림타워 호텔(그랜드 하얏트 제주·1,600실)의 객실점유율은 4월 85.9%에서 시작해 5월 87.6%, 6월 89.3%, 7월 91.1%, 8월 91.5%로 다섯 달 내내 치솟았습니다.
업계가 말하는 ‘꿈의 구간’, 90%대 점유율을 두 달 연속 유지했습니다.
8월 한 달 판매 객실은 4만 5,380실, 하루 평균 1,463실이 팔렸습니다.
이는 중문 신라(429실), 롯데(500실), 그랜드 조선(271실), 파르나스(307실) 네 곳을 합친 1,507실과 맞먹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단일 호텔이 사실상 중문 한 구역과 같은 판매력을 보이고 있다”며 “관광 권력 이동이 수치로 드러난다”고 평가했습니다.
■ ‘중문 여섯 곳 = 드림타워 한 곳’
드림타워 1,600실은 중문 특급호텔군 전체(약 1,637실)와 같은 덩치입니다.
신라, 롯데, 그랜드 조선, 파르나스, 스위트, 씨에스호텔을 다 합쳐야 드림타워와 동급이라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드림타워는 7·8월에만 9만여 실을 팔아치웠습니다.
같은 기간 중문 6개 호텔의 총 판매량에 필적하는 수치입니다.
■ 외국인 70%.. 호텔과 카지노의 쌍끌이
7월 드림타워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67.5%, 8월엔 68.8%로 뛰었습니다.
그중 10명 중 8명은 카지노 이용객입니다.
카지노 드롭액은 7월 2,406억 원, 8월 2,515억 원으로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고 방문객도 5만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드림타워 관계자는 “호텔과 카지노가 서로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확립됐다”며, “중국 국경절과 무비자 확대가 반영되면 4분기엔 더 큰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나락에서 반등까지.. 극적인 회복 드라마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2020년 2분기 매출이 5억 원 미만으로 줄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데다 2022년 영업손실은 1,187억 원까지 불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2분기엔 매출 1,577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 당기순이익 59억 원으로 첫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점유율이 임계점을 넘어서자 레버리지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레버리지(Leverage)’란 일정 매출 규모를 넘어설 경우 고정비는 그대로인 반면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객실점유율이 80%에서 90%로 오르는 10%포인트(p) 상승이 단순 매출 증가를 넘어, 이익 구조 자체를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 추석·국경절·무비자 확대.. 4분기 시험대
29일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여기에 10월 초 국경절과 추석 연휴가 겹치는 시기, 드림타워는 이미 하루 평균 1,500실 예약을 확보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경절은 2017년 사드 보복 이후,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중국 단체 수요 분기점”이라며, “예약률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 중국 관광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간 유커(游客·중국 단체 관광객) 시장은 ‘사드 충격–팬데믹 봉쇄–단체관광 제한’으로 8년 가까이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이번 연휴는 정책 리스크와 보건 리스크가 동시에 해소된 뒤 맞이하는 첫 대목이라는 점에서, 성적표 하나가 향후 2~3년 중국 수요의 회복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이번 국경절은 과거처럼 단체관광이 ‘제주’에 집중되지 않고, 무비자 전국 확대 이후 수도권·지방·제주 간 경쟁 구도 속에서 맞이하는 첫 시즌입니다.
따라서 드림타워가 흡수한 1,500실 예약은 그저 ‘만실 확보’가 아니라, 중국 단체 수요 분산 속에서도 제주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남은 과제
드림타워는 수치로 이미 중문 전체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호황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2편에서는 호텔·카지노·면세의 성적표를 통해 불균형의 실체와, 제주 경제가 맞닥뜨린 과제를 짚어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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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연속 객실점유율 90%대.. 팬데믹 나락에서 흑자 반전
국경절·무비자 확대 앞둔 4분기, ‘제주 관광 권력’ 시험대

제주 드림타워(오른쪽)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전경(비짓제주 캡처). 제주 관광의 무게 중심 이동을 상징하는 풍경.
제주 관광의 얼굴은 오랫동안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였습니다.
신라·롯데·그랜드 조선·파르나스 같은 특급호텔들이 벨트를 이루며 ‘럭셔리 제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게 중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주시 도심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단일 시설만으로 중문 특급호텔군 전체와 맞먹는 성과를 내면서, 제주 관광의 권력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있습니다.
[연속 기획]에서는 그 변화를 정면으로 조명합니다.
1편에서는 드림타워의 압도적인 성과와 팬데믹 이후의 회복 드라마, 그리고 중문 특급호텔군과의 격차를 짚어봅니다.
이어지는 2편에서는 호텔·카지노·면세의 성적표와 제주 경제에 드리운 불균형을 종합 진단합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롯데관광개발 제공)
■ 다섯 달 연속 고공행진, “꿈의 구간” 진입
10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드림타워 호텔(그랜드 하얏트 제주·1,600실)의 객실점유율은 4월 85.9%에서 시작해 5월 87.6%, 6월 89.3%, 7월 91.1%, 8월 91.5%로 다섯 달 내내 치솟았습니다.
업계가 말하는 ‘꿈의 구간’, 90%대 점유율을 두 달 연속 유지했습니다.
8월 한 달 판매 객실은 4만 5,380실, 하루 평균 1,463실이 팔렸습니다.
이는 중문 신라(429실), 롯데(500실), 그랜드 조선(271실), 파르나스(307실) 네 곳을 합친 1,507실과 맞먹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대형 단일 호텔이 사실상 중문 한 구역과 같은 판매력을 보이고 있다”며 “관광 권력 이동이 수치로 드러난다”고 평가했습니다.

제주 드림타워 그랜드 하얏트 객실. (롯데관광개발 제공)
■ ‘중문 여섯 곳 = 드림타워 한 곳’
드림타워 1,600실은 중문 특급호텔군 전체(약 1,637실)와 같은 덩치입니다.
신라, 롯데, 그랜드 조선, 파르나스, 스위트, 씨에스호텔을 다 합쳐야 드림타워와 동급이라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드림타워는 7·8월에만 9만여 실을 팔아치웠습니다.
같은 기간 중문 6개 호텔의 총 판매량에 필적하는 수치입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롯데관광개발 제공)
■ 외국인 70%.. 호텔과 카지노의 쌍끌이
7월 드림타워 외국인 투숙객 비중은 67.5%, 8월엔 68.8%로 뛰었습니다.
그중 10명 중 8명은 카지노 이용객입니다.
카지노 드롭액은 7월 2,406억 원, 8월 2,515억 원으로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고 방문객도 5만 7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드림타워 관계자는 “호텔과 카지노가 서로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확립됐다”며, “중국 국경절과 무비자 확대가 반영되면 4분기엔 더 큰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 나락에서 반등까지.. 극적인 회복 드라마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2020년 2분기 매출이 5억 원 미만으로 줄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고,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데다 2022년 영업손실은 1,187억 원까지 불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2분기엔 매출 1,577억 원, 영업이익 330억 원, 당기순이익 59억 원으로 첫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점유율이 임계점을 넘어서자 레버리지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레버리지(Leverage)’란 일정 매출 규모를 넘어설 경우 고정비는 그대로인 반면 영업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객실점유율이 80%에서 90%로 오르는 10%포인트(p) 상승이 단순 매출 증가를 넘어, 이익 구조 자체를 바꾸는 힘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 추석·국경절·무비자 확대.. 4분기 시험대
29일부터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됩니다.
여기에 10월 초 국경절과 추석 연휴가 겹치는 시기, 드림타워는 이미 하루 평균 1,500실 예약을 확보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경절은 2017년 사드 보복 이후,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중국 단체 수요 분기점”이라며, “예약률만 상승하는 게 아니라 중국 관광시장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간 유커(游客·중국 단체 관광객) 시장은 ‘사드 충격–팬데믹 봉쇄–단체관광 제한’으로 8년 가까이 얼어붙어 있었습니다.
이번 연휴는 정책 리스크와 보건 리스크가 동시에 해소된 뒤 맞이하는 첫 대목이라는 점에서, 성적표 하나가 향후 2~3년 중국 수요의 회복 속도를 결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한 이번 국경절은 과거처럼 단체관광이 ‘제주’에 집중되지 않고, 무비자 전국 확대 이후 수도권·지방·제주 간 경쟁 구도 속에서 맞이하는 첫 시즌입니다.
따라서 드림타워가 흡수한 1,500실 예약은 그저 ‘만실 확보’가 아니라, 중국 단체 수요 분산 속에서도 제주의 존재감을 입증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남은 과제
드림타워는 수치로 이미 중문 전체를 압도했습니다.
하지만 호황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2편에서는 호텔·카지노·면세의 성적표를 통해 불균형의 실체와, 제주 경제가 맞닥뜨린 과제를 짚어봅니다.

제주 드림타워 매출 곡선의 급등. 팬데믹 부진을 넘어선 회복의 신호를 보여준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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