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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초록을 붙잡다… 흔적과 여백에서 마주한 신의 얼굴
2025-09-15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박길주, 스튜디오126 개인전 ‘신을 위한 어떤 것’ 15~30일
“밀려온 초록… 잊힌 기억이 풍경으로 깨어나는 순간”
박길주 作

문을 열자, 눌려 있던 초록빛이 서서히 번져 나갔습니다.
숨 쉬듯 요동치는 화폭 위로 바람이 스치며 남긴 결이 눈앞에 겹쳐집니다.

풀잎에 스치는 작은 울림이 귓가를 건드리고, 채 가시지 않은 흙냄새는 공기 속에 배어들었습니다.

차가운 바닥의 감촉은 발끝에 전해졌고, 잊고 있던 기억이 조용히 되살아났습니다.


‘아, 그림 앞에 선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세계의 문턱을 맞닥뜨린 거였구나.’
순간 번뜩이며 뇌리를 때리는, 초록의 강렬한 귀환입니다.

제주시 원도심, 북성로의 대안공간 스튜디오126에서 15일 개막한 박길주 작가의 개인전 ‘신을 위한 어떤 것’은 잊힌 풍경의 흔적과 여백을 새롭게 이어붙이는 자리입니다.

회화·설치·영상 30여 점으로 구성된 전시는 감각과 기억, 부재와 가능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자에게 초록빛 언어로 질문을 던집니다.


박길주 作

■ 흔들림 속에서 호흡하는 화면

작업은 안정된 재현을 거부합니다.
잎맥의 결, 햇빛이 흙 위로 번지는 장면, 새의 날갯짓이 남긴 흔적은 드로잉과 오려 붙이기를 통해 이어지고, 다시 흩어지며 또 다른 형상을 낳습니다.

정형화된 캔버스의 틀을 벗어난 외곽선은 순간적으로 시선을 어지럽히지만, 그 불안정 속에서 화면은 살아 있는 몸처럼 호흡합니다.

이는 확정된 질서를 해체하고 불확정성을 새로운 질서로 끌어들이는 동시대 예술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박길주 作

■ 흔적과 여백에서 피어난 신

전시 제목인 ‘신을 위한 어떤 것’은 극작가 이용훈의 희곡 문장을 지우고 남은 단어들을 다시 배열하는 과정에서 비롯됐습니다.

지워진 자리와 남은 흔적이 새로운 문장을 빚어내듯, 작품 속 화면은 부재와 여백 속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풀잎 하나, 깃털 하나에도 신의 얼굴이 겹쳐 보일 때가 있다”며,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감지되는 차원을 좇는 과정이 결국 내 작업”이라고 설명합니다.

‘신’은 특정한 종교적 실체가 아니라, 언어나 개념으로 붙잡히지 않지만 감각으로 다가오는 차원입니다.

박길주 作

■ 초록빛 기억, 상상 혹은 파편의 유혹

작품 속 초록은 그저 자연의 표면을 옮겨낸 게 아닙니다.
사라져 가는 풍경과 교감하려는 몸짓이자, 동시에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갈망입니다.

초록빛 사이로 스치듯 나타났다 사라지는 흰 형상들은 우리 안에 남은 기억의 조각과 부딪히며, 또 다른 질문을 불러옵니다.

익숙했던 풍경이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 관람자는 기억의 파편 속에서 새로운 해석의 길을 발견하게 됩니다.

권주희 스튜디오126 대표는 “박길주의 화면은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또 어떤 숨결 속에서 다시 평화의 풍경을 꿈꿀 수 있는지를 묻는다”며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현재를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길주 作

■ 작가의 여정

제주대학교 서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2025년 서울 제주갤러리 개인전 ‘불가능한 어떤 것을 채우기 위한 당신의 바탕’, 2023년 ‘산양-빛의 온도’, 2022년 ‘마음, 빛으로’ 등 10여 차례 개인전을 이어왔습니다.
이탈리아·서울·부산 등 국내외 단체전에도 활발히 참여했습니다.

2024년 JDC미술대전 최우수상, 2023년 제주자치도 미술대전 우수작가상, 2022년 국제현대미술청년작가전 선정작가상 등을 수상하며 제주를 기반으로 한 동시대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예술곶산양과 예술공간이아에서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하며 지역 예술 생태계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스튜디오126 입구 전경.

■ 초록의 언어가 남긴 질문

‘신을 위한 어떤 것’은 완결된 결론이 아니라 과정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닿을 수 없는 것을 향해 손을 내밀고, 흔적과 여백 속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더듬는 행위입니다.

길모퉁이를 스치는 바람에서, 창문 너머의 초록에서, 스쳐 지나가는 얼굴 속에서 우리는 이미 그 흔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관람자에게 다시 묻습니다.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풍경 속에서 다시 평화를 꿈꿀 수 있는지를.

전시는 무료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토요일은 휴관입니다.
세부 사항은 스튜디오126에서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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