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낯선 외국어 표현 때문에 곤란을 겪는 국민이 늘면서, 국립국어원이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언론계와 학계 전문가는 물론 청년과 대학생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새말모임을 통해 외국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성과를 내놨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이 모임은 누리소통망을 활용한 온라인 논의로 진행됩니다.
혈당 스파이크→혈당 급상승 1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들어온 외국 용어 76개를 쉬운 우리말로 손질했습니다.
어떤 말을 가장 잘 다듬었는지 국민들에게 물었더니 혈당 스파이크를 혈당 급상승으로 바꾼 게 1순위로 꼽혔습니다.
우리말로 꼭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던 건 심 클로닝(SIM Cloning)이었습니다.
응답자의 78.6%가 대체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지금은 심 불법 복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다듬은 말들은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18차례에 걸친 전문가 토론과 회당 2500명씩 참여한 국민 조사를 거쳐 뽑혔습니다.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가 최종 결정했습니다.
금리 용어도 쉽게 바뀌었다
국민들이 잘 다듬었다고 평가한 말로는 혈당 급상승에 이어 금리 대폭 인하(빅 컷), 역량 강화(업스킬링), 금리 소폭 인하(스몰 컷), 가치 향상(밸류업)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반려동물 돌보미(펫 시터), 책 소개 영상(북 트레일러), 교차 검증(크로스 체크)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옴부즈퍼슨은 아동 권리 대변인으로 정해졌습니다.
어린이 권리가 침해받을 때 이를 보호하고 구제하는 대리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올 상반기엔 그린테크를 친환경 기술로 바꾼 사례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퍼블릭 프로그램은 대중 참여 활동이나 시민 참여 활동으로, 어질리티는 반려동물 장애물 경주로 손질됐습니다.
블랙 아이스 제치고 도로 살얼음 대세
국립국어원이 만든 우리말은 이미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재난과 안전 분야 용어가 쉬운 말로 바뀌면서 국민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싱크홀은 땅꺼짐으로, 블랙 아이스는 도로 살얼음으로 불립니다.
주요 신문을 검색할 수 있는 빅카인즈에서 최근 10년간 사용 추이를 살펴봤더니, 2021년까지는 블랙 아이스가 더 많이 쓰였지만 2022년부터 도로 살얼음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부터는 압도적으로 도로 살얼음이 많이 쓰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난 문자에서도 도로 살얼음, 도로 위 살얼음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하면서 다듬은 말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치팅데이를 먹요일로 바꾼 건 직관적이고 친근하다는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누리꾼들은 입에 착 감긴다, 누구나 단번에 알아듣는다며 환영했습니다.
리셀러는 재판매업자로, 킬러 문항은 초고난도 문항으로, 리클라이너는 각도 조절 푹신 의자로 바뀌어 쓰입니다.
학술지에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가치 안정형 디지털 자산으로 순화한 표현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외국어 뜻 몰라 곤란했다 36.3%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2020년 국민의 36.3%가 외국어 뜻을 몰라서 곤란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바로 전 조사 때는 5.6%였는데 6배 넘게 뛰었습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올해도 새롭게 들어오는 외국 용어를 재빨리 손질해서 외국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일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또 다듬은 말이 얼마나 쓰이는지 지속적으로 살피고 분석하면서 국민들이 좋아하는 우리말을 계속 찾아나갈 계획입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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