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이승만·박정희 숭앙층엔 통할지 몰라도, 지도부엔 득보다 실”
여권 “4·3은 논쟁 아닌 국가의 기록”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청년 당원들과 함께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했습니다.
감독과의 대화까지 포함된 공개 일정이었고, 장 대표는 “역사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보는 곧바로 역풍을 맞았습니다.
보수 내부에서도 “지지층 결집은 순간이지만, 리스크는 오래 간다”는 말이 나왔고, 여권은 “제주4·3의 공적 합의에 역행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김재섭 “성역화는 없지만, 이건 우상화로 읽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역사적 사건은 성역화될 수 없으니 영화를 볼 수는 있다”고 전제하며, “이 작품은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또 다른 우상화처럼 비쳤다”고 평가했슴니다.
이어 “지지층에는 먹히겠지만, 지금 지도부에 도움이 될 건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계산하자면 가능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지도부의 판단이 확장보다 결속에 머물렀다”고 꼬집었습니다.
■ “4·3은 논쟁이 아니다”… 이미 결론 난 국가의 역사
제주4·3은 2003년 정부 진상조사보고서로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확인됐고, 대통령의 사과로 국가 책임이 공식화됐습니다.
그 이후의 학문적 해석은 자유일 수 있지만, 이미 확정된 공적 합의를 뒤흔드는 건 또 다른 정치 행위입니다.
장 대표의 관람이 문제가 된 건, 이 행위가 개인의 문화 활동이 아니라 ‘상징적 선언’처럼 읽혔기 때문입니다.
4·3 유족과 제주 지역사회가 여전히 그 기억을 현재형으로 품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선택은 ‘기억의 존중’보다 ‘논란의 재점화’로 받아들여졌습니다.
■ 여권 “입틀막 프레임은 왜곡”… 야권 내부도 “득보다 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4·3을 무장폭동으로 규정한 영화 앞에서 ‘입틀막은 안 된다’고 말한 건 피해자들의 상처를 건드린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국가가 이미 사실관계를 확정한 사안인데, 이를 ‘다양한 관점’이라 포장하는 건 책임의 회피”라고도 했습니다.
야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분출했습니다.
“지도부가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과 “당의 메시지가 시대감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자유보다 감수성의 문제”라며, “젊은 세대와 중도층이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전략의 실패… ‘다양한 관점’이라는 말의 무게
‘다양한 관점’은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미 존재하는 공적 합의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정부 보고서와 사법 판단이 끝난 사안 앞에서, 그 합의를 비껴가는 다양성은 자유가 아니라 책임 회피의 언어가 됩니다.
문제는 이 행보가 개인의 즉흥이 아니라 ‘당의 상징 행위’로 기획됐다는 점입니다.
감독과의 간담회부터 단체 관람, 언론 공개까지 모두 정치적 계산이 깔린 움직임이었습니다.
결국 그 연출은 지도부가 원치 않았던 리스크를 직접 초대한 셈이 됐습니다.
■ 관람의 자유는 있다... 하지만 ‘상징의 무게’가 달라
정치인은 영화를 볼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당의 대표가 언제, 무엇을, 누구와 보느냐는 정치로 기록됩니다.
이번 선택은 지지층에 잠시 위안을 줬을지 몰라도, 중도층과 제주 지역에는 ‘감수성의 결여’로 각인됐습니다.
결집의 착각 속에, 신뢰의 체온이 식었습니다.
■ 정치가 기억을 건드릴 때, 역사는 늘 응답한다
장동혁 대표의 선택은 자유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유는 곧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치가 역사를 설득하지 못하면, 역사는 정치의 리스크로 변합니다.
이번 논란은 표의 계산이 아니라, 품격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정치가 과거를 이용하는 순간, 그 과거는 언제나 현재의 심판으로 되돌아옵니다.
그 오래된 진리를 이번 사태가 다시 증명했습니다.
논란이 잦아들면, 또 다른 장면이 연출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정치가 기억을 건드릴 때마다, 역사는 단 한 번도 침묵한 적이 없었다는 것.
그건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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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4·3은 논쟁 아닌 국가의 기록”

장동혁 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한 극장에서 '건국전쟁2'를 관람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청년 당원들과 함께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했습니다.
감독과의 대화까지 포함된 공개 일정이었고, 장 대표는 “역사는 다양한 관점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보는 곧바로 역풍을 맞았습니다.
보수 내부에서도 “지지층 결집은 순간이지만, 리스크는 오래 간다”는 말이 나왔고, 여권은 “제주4·3의 공적 합의에 역행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본인 페이스북)
■ 김재섭 “성역화는 없지만, 이건 우상화로 읽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역사적 사건은 성역화될 수 없으니 영화를 볼 수는 있다”고 전제하며, “이 작품은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또 다른 우상화처럼 비쳤다”고 평가했슴니다.
이어 “지지층에는 먹히겠지만, 지금 지도부에 도움이 될 건 없다”면서, “정치적으로 계산하자면 가능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나빴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지도부의 판단이 확장보다 결속에 머물렀다”고 꼬집었습니다.
■ “4·3은 논쟁이 아니다”… 이미 결론 난 국가의 역사
제주4·3은 2003년 정부 진상조사보고서로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확인됐고, 대통령의 사과로 국가 책임이 공식화됐습니다.
그 이후의 학문적 해석은 자유일 수 있지만, 이미 확정된 공적 합의를 뒤흔드는 건 또 다른 정치 행위입니다.
장 대표의 관람이 문제가 된 건, 이 행위가 개인의 문화 활동이 아니라 ‘상징적 선언’처럼 읽혔기 때문입니다.
4·3 유족과 제주 지역사회가 여전히 그 기억을 현재형으로 품고 있는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의 선택은 ‘기억의 존중’보다 ‘논란의 재점화’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본인 페이스북)
■ 여권 “입틀막 프레임은 왜곡”… 야권 내부도 “득보다 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당의 대표가 4·3을 무장폭동으로 규정한 영화 앞에서 ‘입틀막은 안 된다’고 말한 건 피해자들의 상처를 건드린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국가가 이미 사실관계를 확정한 사안인데, 이를 ‘다양한 관점’이라 포장하는 건 책임의 회피”라고도 했습니다.
야권 내부에서도 이견이 분출했습니다.
“지도부가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과 “당의 메시지가 시대감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한 관계자는 “지금은 자유보다 감수성의 문제”라며, “젊은 세대와 중도층이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전략의 실패… ‘다양한 관점’이라는 말의 무게
‘다양한 관점’은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그 말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미 존재하는 공적 합의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정부 보고서와 사법 판단이 끝난 사안 앞에서, 그 합의를 비껴가는 다양성은 자유가 아니라 책임 회피의 언어가 됩니다.
문제는 이 행보가 개인의 즉흥이 아니라 ‘당의 상징 행위’로 기획됐다는 점입니다.
감독과의 간담회부터 단체 관람, 언론 공개까지 모두 정치적 계산이 깔린 움직임이었습니다.
결국 그 연출은 지도부가 원치 않았던 리스크를 직접 초대한 셈이 됐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관람의 자유는 있다... 하지만 ‘상징의 무게’가 달라
정치인은 영화를 볼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당의 대표가 언제, 무엇을, 누구와 보느냐는 정치로 기록됩니다.
이번 선택은 지지층에 잠시 위안을 줬을지 몰라도, 중도층과 제주 지역에는 ‘감수성의 결여’로 각인됐습니다.
결집의 착각 속에, 신뢰의 체온이 식었습니다.
■ 정치가 기억을 건드릴 때, 역사는 늘 응답한다
장동혁 대표의 선택은 자유였습니다.
그렇지만 그 자유는 곧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치가 역사를 설득하지 못하면, 역사는 정치의 리스크로 변합니다.
이번 논란은 표의 계산이 아니라, 품격의 한계를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정치가 과거를 이용하는 순간, 그 과거는 언제나 현재의 심판으로 되돌아옵니다.
그 오래된 진리를 이번 사태가 다시 증명했습니다.
논란이 잦아들면, 또 다른 장면이 연출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입니다. 정치가 기억을 건드릴 때마다, 역사는 단 한 번도 침묵한 적이 없었다는 것.
그건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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