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의 쌀 소비량 통계가 부실하게 이뤄져 정책 왜곡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인당 쌀 소비량은 지난 1990년 119.6㎏에서 지난해 55.8㎏으로 53% 줄었습니다.
하지만 통계청의 양곡소비량조사는 '가구 내 자가취사용'만 집계하고 있고, 즉석밥·외식·학교·기관 급식·쌀가공품 소비는 모두 '0'으로 처리돼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에서 소비되는 쌀은 연간 약 14만 톤으로 추산되는데다, 지난 2023년 국내 쌀가공식품 제조업체에서 떡과 면, 막걸리 등을 위해 구매한 쌀은 64만 톤에 달하고, 여기에 전국 급식 시설과 외식업계에서 사용되는 쌀의 양도 연간 수십만 톤 규모지만 공식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아 실제 쌀 소비가 지나치게 낮게 조사된 겁니다.

각종 전문가를 비롯해 현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해당 통계를 인용하고 있어 정책이 국민 체감과 괴락 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 의원은 "급식과 외식의 연간 쌀 소비량을 보수적으로 약 20만 톤으로만 잡아도 현재 통계에 집계된 1인당 쌀 소비량 55.8㎏와는 약 20㎏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즉석밥, 술, 떡, 급식 등 실제로 국민이 소비하는 쌀이 모두 빠진 통계를 ‘1인당 쌀 소비량’이라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이라며 "이러한 부실 통계에 근거해 정책을 수립하면 농업 수급과 예산 정책이 왜곡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청은 정 의원의 질의에 지난 2023년 이후 외부 자문과 자체 조사, 연구 과제를 통해 개선 방안을 논의했지만, 아직까지 외식·급식 부문 쌀 소비량을 반영하는 체계는 마련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와 국가데이터처는 입장문을 내고 "국가데이터처에서 작성하는 양곡소비량 조사는 '가구' 부문과 '사업체' 부문 소비량으로 구분하고 있다"며 "현재 작성·공표 중인 통계에는 외식과 급식을 포함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이효형 (getstarted@hanmail.net)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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