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의지’보다 ‘경제력’… 사교육비 90%, 부모 부담
절반은 “결과도 없었다”
수능 재도전의 문턱은 의지가 아니라 돈이 좌우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 입학생 중 N수생 4명 중 1명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정의 자녀로 나타났습니다.
사교육을 경험한 비율은 85%를 넘었고, 사교육비 대부분 부모가 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쏟아부은 시간과 비용에도, 열 명 중 일곱은 ‘희망 대학에 못 갔다’고 답했습니다.
‘한 번 더’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 ‘재도전’의 얼굴, 고소득층이 절반을 채웠다
24일, 교육부 용역으로 진행된 ‘N수생 사교육비 조사모델 개발’ 결과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학에 입학한 N수생 1만 1,946명 가운데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정은 23.4%였습니다.
재수·삼수를 택한 네 명 중 한 명은 상위 소득층 자녀였습니다.
중위소득이 609만 원인 현실에서, 800만 원 이상은 이미 상위 20%대 소득 구간입니다.
그 아래 구간을 보면 500만~600만 원대가 8.6%, 300만~400만 원대가 7.6%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N수’ 선택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의 문제’였습니다.
고소득층 비중이 높다는 건, 재도전이 공부 실력보다 경제적 지속력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학원비, 모의고사, 교재, 자취비까지 버티는 건 ‘의지’보다 ‘자원’이었습니다.
■ 사교육 90%, 부모가 냈다
사교육비를 누가 부담했느냐는 질문에 ‘보호자가 90% 이상 부담했다’는 응답이 74.6%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모가 월평균 몇백만 원씩 사교육비를 쏟아붓는 구조, 그게 지금 N수 시장이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정의 N수생 85.5%가 사교육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소득이 오를수록 학원 참여율도 비례했습니다.
돈이 많을수록 ‘기회’가 많았고, 그 기회가 다시 ‘격차’를 키웠습니다.
■ 절반은 “부담 컸다”, 그런데 열의 일곱은 “결과 없다”
응답자 절반가량은 사교육비 부담이 “크거나 매우 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N수 결과를 물었을 때, 68.1%가 “희망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돈을 쏟아부어도 결과는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 더’ 선택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2024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N수생 중 23.4%는 “올해(2025학년도) 다시 수능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자연계열이 29.4%로 가장 높았고, 예체능(25.4%), 공학(25.3%)이 뒤를 이었습니다.
의약학계열은 12.3%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즉, ‘한 번 더’ 선택은 자연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 돈이 ‘기회’를 대체하고 있다
재도전의 열정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열정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건 경제력 있는 집안의 아이들 위주로 이뤄졌습니다.
수능은 이제 개인간 싸움이 아니라, 가정의 재정력과 인내심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여전히 맞지만, 그 ‘노력’을 버틸 환경이 다르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교육은 출발선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존재하지만, N수 시장은 그 출발선을 다시 넓히는 실정입니다.
김문수 의원은 “N수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교육 실태나 정부 대책은 사실상 부재한 상태”라며, 사교육 의존 구조를 완화할 제도적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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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결과도 없었다”
수능 재도전의 문턱은 의지가 아니라 돈이 좌우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 입학생 중 N수생 4명 중 1명은 월평균 가구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정의 자녀로 나타났습니다.
사교육을 경험한 비율은 85%를 넘었고, 사교육비 대부분 부모가 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쏟아부은 시간과 비용에도, 열 명 중 일곱은 ‘희망 대학에 못 갔다’고 답했습니다.
‘한 번 더’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 ‘재도전’의 얼굴, 고소득층이 절반을 채웠다
24일, 교육부 용역으로 진행된 ‘N수생 사교육비 조사모델 개발’ 결과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학에 입학한 N수생 1만 1,946명 가운데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정은 23.4%였습니다.
재수·삼수를 택한 네 명 중 한 명은 상위 소득층 자녀였습니다.
중위소득이 609만 원인 현실에서, 800만 원 이상은 이미 상위 20%대 소득 구간입니다.
그 아래 구간을 보면 500만~600만 원대가 8.6%, 300만~400만 원대가 7.6% 수준이었습니다.
결국 ‘N수’ 선택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소득의 문제’였습니다.
고소득층 비중이 높다는 건, 재도전이 공부 실력보다 경제적 지속력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학원비, 모의고사, 교재, 자취비까지 버티는 건 ‘의지’보다 ‘자원’이었습니다.
■ 사교육 90%, 부모가 냈다
사교육비를 누가 부담했느냐는 질문에 ‘보호자가 90% 이상 부담했다’는 응답이 74.6%로 가장 많았습니다.
부모가 월평균 몇백만 원씩 사교육비를 쏟아붓는 구조, 그게 지금 N수 시장이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정의 N수생 85.5%가 사교육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소득이 오를수록 학원 참여율도 비례했습니다.
돈이 많을수록 ‘기회’가 많았고, 그 기회가 다시 ‘격차’를 키웠습니다.
■ 절반은 “부담 컸다”, 그런데 열의 일곱은 “결과 없다”
응답자 절반가량은 사교육비 부담이 “크거나 매우 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N수 결과를 물었을 때, 68.1%가 “희망 대학에 입학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돈을 쏟아부어도 결과는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 더’ 선택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2024학년도에 대학에 입학한 N수생 중 23.4%는 “올해(2025학년도) 다시 수능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자연계열이 29.4%로 가장 높았고, 예체능(25.4%), 공학(25.3%)이 뒤를 이었습니다.
의약학계열은 12.3%로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즉, ‘한 번 더’ 선택은 자연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 돈이 ‘기회’를 대체하고 있다
재도전의 열정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열정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건 경제력 있는 집안의 아이들 위주로 이뤄졌습니다.
수능은 이제 개인간 싸움이 아니라, 가정의 재정력과 인내심이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여전히 맞지만, 그 ‘노력’을 버틸 환경이 다르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교육은 출발선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존재하지만, N수 시장은 그 출발선을 다시 넓히는 실정입니다.
김문수 의원은 “N수생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사교육 실태나 정부 대책은 사실상 부재한 상태”라며, 사교육 의존 구조를 완화할 제도적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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