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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에서, 문장은 다시 태어난다” 더블린과 골웨이에서 돌아온 이야기
2025-10-29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제주 출신 소설가 지혜, 11월 9일 예술공간 이아서 신작 발표회
소설가 지혜. 11월 9일 제주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신작 발표회를 연다. (작가 제공)

제주에서 출발했지만, 지혜의 문장은 먼 바다를 건너 다시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과 골웨이, 그리고 모허 절벽의 바람은 ‘세상의 끝’이라 불리던 그곳에서 새로운 문장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비에 젖은 골웨이의 이정표 앞에서였습니다.
지혜는 생각했습니다. 출발이라고 믿었던 곳이, 사실은 또 다른 도착일 수 있다고.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감정은 길을 잃지 않았습니다.
패스트푸드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올드팝 한 소절이 오래 묻어둔 기억을 흔들었습니다.


어느 아침, 이름 모를 개 한 마리가 다가와 말보다 먼저 인사를 남긴 순간도 있었습니다.
소설은 그렇게,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사라진 뒤에도 남는 세계


지혜는 사라짐 이후에 남겨지는 것을 기록하는 작가입니다.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남는 숨과 기억의 잔향을 포착합니다.

첫 소설집 ‘북명 너머에서’(아시아, 2024)는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심훈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그 시선의 힘을 문단에 각인시켰습니다.


그의 인물들은 “여기서 멈췄다”고 말한 뒤에도 완전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문장은 끝을 공백으로 남기지 않고, 지속되는 마음의 기척을 응시합니다.

■ 제주에서 출발하지만, 제주에 머물지 않는 이야기

1986년 제주에서 태어난 지혜는 제주를 쓰더라도 그 이야기를 지역에 가두지 않습니다.

그래서 골웨이의 회색 바다와 더블린의 밤공기와 노랫소리가 자연스럽게 제주의 결로 이어집니다.
그에게 ‘끝’은 종결이 아니라 다음 문장이 태어나는 자리입니다.

■ 11월 9일, 제주의 한 공간에서 새로운 서사가 시작된다

이번 발표회는 제주문화예술재단 청년 예술가 성장 지원 사업의 마무리 무대이자 낯선 도시에서 수집한 감정과 장면을 언어로 되살리는 과정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영상 상영·신작 원고 소개 등을 통해 지혜는 “사라졌으나 남아 있는 감정”이 어떻게 문장이 되는지를 들려줄 예정입니다.

‘세상의 끝 소설과 이야기들’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아일랜드 모허 절벽의 거친 절경이, 낯선 세계로 열린 이야기의 공기를 먼저 전한다.

■ 누구에게나 열린 문장들

행사 참여는 무료입니다.
영유아·휠체어 이용객도 편하게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전 신청은 이메일(bolt8010@gmail.com) 또는 인스타그램(@boltbeltbeat)을 통해 받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의 끝’에 도착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지혜는 말합니다.
그곳이야말로 또 다른 문장이 시작되는 자리라고.
11월, 제주에서 그 다음 행을 함께 읽어보길 권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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