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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말을 잇고 선이 기억을 품을 때, 나는 그렇게 세계를 완성했다”
2025-10-30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김석현, 유성매직으로 존재를 새긴 시간의 기록
김석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위에 색을 입히고 있다. ‘제 그림(My Painting)’은 그가 완성한 첫 번째 세계다. (‘두번째집’ SNS)

그림은 김석현에게 문장입니다. 단어 대신 색이 있고, 문법 대신 선이 있습니다.
손끝이 종이를 스칠 때마다 세계가 다시 태어납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풍경이지만, 그에게는 ‘존재의 증거’입니다.
그는 매일 선을 그리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세웁니다.

제주시 삼도이동 도바나 아트스페이스의 벽을 따라 흐르는 선들이 공간을 가르고, 공기를 바꿉니다.
발달장애 예술가 김석현의 첫 개인전 ‘제 그림(My Painting)’이 지난 21일 문을 열었습니다.
작업 중인 김석현 작가의 손. 색은 문장이 되고, 선이 세계를 세운다. (‘두번째집’ SNS)

2022년 시작해 올해로 4년째 이어지는 커뮤니티아트랩 KOJI의 프로젝트 ‘두번째집’이 쌓아온 시간이, 이 조용한 공간 안에서 하나의 언어로 응결했습니다.


작품에서는 검은 선이 구조를 잡고, 망설임 없는 색면이 감정을 밀어 올립니다.
유성잉크가 종이 섬유를 파고들며 남긴 미세한 광택과 두께감이 화면의 결을 만듭니다.

그 마티에르는 호흡처럼 살아 움직이며, 색은 규칙을 요구하지 않고 번지며 겹칩니다.

정답을 향하지 않되, 시선은 분명합니다.
설명을 거부하는 대신, 체험을 제시합니다.


관람자는 재현된 사물이 아니라 그려진 시간을 보게 됩니다.

■ 관계가 작품을 만든 자리, 결과는 그 다음

이 전시는 한 개인의 성취이자, 한 공동체의 기록입니다.
‘두번째집’은 교육의 완성도를 겨루는 장이 아니라 창작의 주체를 세우는 과정에 집중해왔습니다.
지도와 검증의 언어보다 신뢰와 동행의 문장이 앞섰습니다.

전시장에는 그 시간이 남긴 흔적이 보입니다.
겹쳐 그은 선의 진동, 색면이 만나는 경계의 미세한 떨림, 손의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 표면의 결.

작품 하나하나가 ‘완성’으로 도착하기까지 관계와 호흡이 화면에 스며 있습니다.

한 관람객은 “온갖 근심이 사라지고, 그저 아이 같은 마음만 남는 신비한 공간”이라며 전시의 울림을 전했습니다.

감상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먼저 감정이 열리고, 뒤늦게 언어가 따라옵니다.

신소연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교육의 결과가 아니라, 예술가로서 각자의 의지를 드러내는 과정의 기록”이라며, “‘두번째집’은 서로의 감각을 존중하며 예술의 문법을 새로 쓴 자리”라고 말했습니다.

■ 예술, 돌봄의 언어를 바꾸다

‘두번째집’은 누군가를 돕는 것보다 함께 세계를 새로 보는 태도를 설계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 설계를 예술로 증명한 장면입니다.

민간 후원과 지역의 공공적 지원이 결을 맞추며 지속된 구조입니다.
㈜장스푸드, 제주메세나협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지역 예술이 복지의 경계를 벗어나 사회적 감각으로 확장되는 모델을 보여줍니다.

예술이 조용한 곳을 향할 때, 오히려 가장 강한 빛이 나온다는 사실을 일깨웁니다.
김석현의 그림은 그 빛의 형태를 닮았습니다.

수백 번의 선으로 세운 세계, 반복과 충돌로 쌓은 질서.
그의 화면은 사물의 모양보다 감정의 구조를 먼저 드러냅니다.

동물의 얼굴이 반복되지만 표정은 매번 다릅니다.
형태는 단호하고, 색은 솔직합니다.

선은 증언이 되고, 겹침은 기억이 됩니다.

잉크가 종이에 남긴 미세한 오톨도톨함, 마르는 속도의 차이가 만든 농담의 층위가 관객의 시선을 오래 붙잡습니다.
관람객은 작품을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감각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어느 지점에서 눈이 느려지고, 어느 순간 숨이 고르게 되는지.
그렇게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스스로의 자리를 묻는 마음이 생깁니다.

화면은 작가의 세계이자, 관객 스스로의 거울이 됩니다.

■ 전시가 여는 참여의 장 ‘마음을 읽는 동물’

전시 기간에는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 ‘마음을 읽는 동물’이 함께 진행됩니다.
관람객이 작가의 드로잉에 직접 입을 그리고 색을 얹어 감정을 완성해보는 체험입니다.

작품의 ‘정답’을 찾는 대신, 자신의 감정에 정확히 도착해보는 시간입니다.
전시와 일상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감상이 창작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됩니다.

이번 전시는 11월 9일까지, 제주시 삼도이동 도바나 아트스페이스(803-2)에서 열립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회화 18점과 설치, 영상이 공개됩니다.

끝내 화면에 남는 것은 화려한 장치가 아니라 선의 용기입니다.
김석현의 회화는 사물을 그리는 일이 아니라, 존재를 세우는 일임을 말합니다.

그림이 말을 잇고, 선이 기억을 품을 때. 그렇게 한 사람의 세계는 완성됩니다.

그리고 그 세계는, 관객의 세계를 조용히 다시 씁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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