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3억 부실채권 정리로 2900여명 숨통
33억 채권 소각·446억 새출발기금 매각
폐업 3년새 3배...금융복지센터 재기 지원
장기간 빚더미에 갇혀 고통받던 제주지역 소상공인 2900여명이 숨통을 트게 됐습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신용보증재단은 올해 493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정리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보다 117% 늘어난 규모입니다.

300명, 채권 소각으로 빚 탕감
제주자치도는 493억원 가운데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한 300건, 금액으로는 33억원을 소각합니다.

채권 소각은 개인 회생이나 파산 절차가 진행됐거나 채무자가 사망해 회수할 수 없는 빚을 아예 없애는 절차입니다.

무조건적인 탕감이 아니라 법적 채무조정 절차를 통해 완전한 상환이 불가능한 이들에게 적용되는 최종 단계입니다.

11월 소각 예정인 특수채권 규모는 33억원 300건으로 최근 3년 평균 28억6000만원보다 15% 증가했습니다.

경제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300명이 부채에서 벗어나 신용을 회복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2576명, 새출발기금으로 부담 경감
제주도는 나머지 446억원을 정부 출자 채무조정기구인 새출발기금에 매각합니다.

올해 보유 채권 493억원 가운데 90%에 달하는 446억원을 매각해 2576명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빚의 일부를 덜거나 상환기간을 늘려 경제적 부담을 줄이게 됩니다.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무 원금을 감면해주거나 상환기간을 연장해주는 채무조정기구입니다.

또 제주신용보증재단은 올해 특별채무감면 캠페인을 통해 14억원 규모의 채무를 경감했습니다.

전년 대비 40% 증가한 규모로, 253곳의 소상공인이 지원을 받아 사업을 지속하면서도 부채를 계획적으로 갚아나가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하는 업체 가운데 폐업한 곳도 2020년 618곳에서 2023년 1706곳으로 최근 3년 새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올해 5월 기준 제주지역 기업·가계대출 연체율도 1.15%로 전국평균 0.64%보다 1.8배 높습니다.


금융복지상담센터, 재기 첫 디딤돌
제주자치도는 제주금융복지상담센터 개소 100일을 맞아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채권소각 퍼포먼스를 개최했습니다.

 부채, 연체, 신용불량 등 부정적 키워드가 적힌 패널을 소각 박스에 던지는 상징적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수입 급감과 대리운전 사고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다중채무자, IMF 이후 사업실패와 암 투병으로 채무상환이 불가능해진 자영업자 등이 센터의 도움으로 파산·면책 절차를 밟고 경제적 재기 기회를 얻은 상담사례도 소개됐습니다.

제주금융복지상담센터는 지난 8월 5일 개소 이후 약 100일 동안 금융종합상담 77회, 채무조정상담 22회, 찾아가는 상담 4회, 금융교육 2회 등 총 100여건의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또 맞춤형 금융상담부터 채무조정 컨설팅, 법률 지원, 일자리·복지 연계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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