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외국인 650만·인천공항 중국 노선 25%↑
제주 외국인 입도 24.9%↑에도 내국인 감소 지속
발길 줄고 씀씀이 ‘뚝’... “체류형 전환이 관건”
무비자 확대가 전국 관광시장을 되살리는 분위기인데, 제주는 예외입니다.
외국인은 늘었는데 내국인은 줄고, 사람은 몰리는데 지갑은 닫혀 있습니다.
‘특수’가 아닌 ‘전략’이 필요한 계절, 제주는 지금 관광의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 전국은 회복세, 제주만 구조의 전환기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무비자 입국 외국인은 649만 1,846명, 전년보다 17.6% 증가했습니다.
인천공항 중국 노선 이용객도 113만 명(전년 대비 +25.4%)으로 뛰며, 전국 항공 수요는 코로나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제주 양상은 달랐습니다.
외국인은 꾸준히 늘었지만 내국인 수요는 감소세를 이어가는 추세에 관광 수입은 정체된 채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10월 외국인 입도객은 21만 2,270명(전년 대비 +24.9%), 5월 이후 7개월째 20만 명대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내국인은 112만 3,989명(–9.8%)으로 감소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항공료와 숙박비 부담이 여전하다”며 “외국인 방문이 늘어도 소비가 따라오지 않으면 지역경제엔 남는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 국제선은 ‘줄었지만 달라졌다’
국토교통부 동계 운항계획에 따르면, 2024년 동계 제주국제공항은 20개 국제선 노선이 운항됐습니다.
도쿄·오사카·광저우·난징·닝보·다렌·베이징(다싱·서우두)·상하이·칭다오·텐진·푸저우·홍콩 등 중국 노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올해(2025년) 동계엔 17개 노선으로 재편됐습니다.
하계 시즌(15개)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년 수준(20개)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단거리 중국 노선 일부가 빠진 대신 타이중(대만)과 싱가포르가 추가되면서 노선 수보다 방향의 변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노선은 줄었지만 구조는 오히려 나아졌다”며 “중국 단기 단체보다 대만·동남아 중심의 체류형 수요를 겨냥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소비는 멈춰 있고, 시내는 조용하다
입도 흐름은 활발한 모습이지만, 소비는 영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제주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노선은 늘었는데 매출은 기대치의 절반도 안 된다”며 “10월부터 동계 시즌까지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 역시 “입도 증가가 곧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도심 상권의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은 늘었고 비행기는 떴지만, 그들이 공항을 나와 남긴 건 ‘발자국’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숫자보다 머무는 시간, 전략의 전환점
2024년 20개였던 국제선은 2025년 17개로 줄고, 항공 스케줄은 단기 체류 중심에서 장기 체류형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제주는 지금, ‘확장의 시대’에서 ‘전환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관광의 구조는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숙박은 주말 가까이 몰리고, 체험은 단발성으로 끝나며, 소비는 특정 상권에 묶여 있습니다.
‘오래 머물 이유’가 설계되지 않으면, 늘어난 항공편도 결국 단기 순환에 그칠 수 있습니다.
관광 학계 한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회복은 관광객 수가 아니라 체류일수에서 시작된다”며 “제주는 지금 ‘얼마나 왔느냐’보다 ‘얼마나 머무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쩌면 제주는 아직 ‘머물 이유’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이제는 손님을 부르는 게 아니라, 머물 이유를 설계해야 할 때다”며 “그게 제주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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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외국인 입도 24.9%↑에도 내국인 감소 지속
발길 줄고 씀씀이 ‘뚝’... “체류형 전환이 관건”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장. 외국인 입도는 늘었지만 내국인 감소세가 이어지며 관광시장 구조 전환의 기로에 놓였다. (편집 이미지)
무비자 확대가 전국 관광시장을 되살리는 분위기인데, 제주는 예외입니다.
외국인은 늘었는데 내국인은 줄고, 사람은 몰리는데 지갑은 닫혀 있습니다.
‘특수’가 아닌 ‘전략’이 필요한 계절, 제주는 지금 관광의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순간을 맞고 있습니다.
■ 전국은 회복세, 제주만 구조의 전환기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무비자 입국 외국인은 649만 1,846명, 전년보다 17.6% 증가했습니다.
인천공항 중국 노선 이용객도 113만 명(전년 대비 +25.4%)으로 뛰며, 전국 항공 수요는 코로나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제주 양상은 달랐습니다.
외국인은 꾸준히 늘었지만 내국인 수요는 감소세를 이어가는 추세에 관광 수입은 정체된 채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10월 외국인 입도객은 21만 2,270명(전년 대비 +24.9%), 5월 이후 7개월째 20만 명대를 유지했습니다.
반면 내국인은 112만 3,989명(–9.8%)으로 감소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항공료와 숙박비 부담이 여전하다”며 “외국인 방문이 늘어도 소비가 따라오지 않으면 지역경제엔 남는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 국제선은 ‘줄었지만 달라졌다’
국토교통부 동계 운항계획에 따르면, 2024년 동계 제주국제공항은 20개 국제선 노선이 운항됐습니다.
도쿄·오사카·광저우·난징·닝보·다렌·베이징(다싱·서우두)·상하이·칭다오·텐진·푸저우·홍콩 등 중국 노선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올해(2025년) 동계엔 17개 노선으로 재편됐습니다.
하계 시즌(15개)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전년 수준(20개)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단거리 중국 노선 일부가 빠진 대신 타이중(대만)과 싱가포르가 추가되면서 노선 수보다 방향의 변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국적사 관계자는 “노선은 줄었지만 구조는 오히려 나아졌다”며 “중국 단기 단체보다 대만·동남아 중심의 체류형 수요를 겨냥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소비는 멈춰 있고, 시내는 조용하다
입도 흐름은 활발한 모습이지만, 소비는 영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제주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노선은 늘었는데 매출은 기대치의 절반도 안 된다”며 “10월부터 동계 시즌까지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 역시 “입도 증가가 곧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도심 상권의 체류형 소비를 유도할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은 늘었고 비행기는 떴지만, 그들이 공항을 나와 남긴 건 ‘발자국’뿐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숫자보다 머무는 시간, 전략의 전환점
2024년 20개였던 국제선은 2025년 17개로 줄고, 항공 스케줄은 단기 체류 중심에서 장기 체류형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제주는 지금, ‘확장의 시대’에서 ‘전환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관광의 구조는 아직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숙박은 주말 가까이 몰리고, 체험은 단발성으로 끝나며, 소비는 특정 상권에 묶여 있습니다.
‘오래 머물 이유’가 설계되지 않으면, 늘어난 항공편도 결국 단기 순환에 그칠 수 있습니다.
관광 학계 한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회복은 관광객 수가 아니라 체류일수에서 시작된다”며 “제주는 지금 ‘얼마나 왔느냐’보다 ‘얼마나 머무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어쩌면 제주는 아직 ‘머물 이유’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 관계자도 “이제는 손님을 부르는 게 아니라, 머물 이유를 설계해야 할 때다”며 “그게 제주가 살아남을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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