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권’ 다음날, ‘병원 동행’이 보여준 것
해명이 아니라, 권력의 사용 방식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가 ‘대한항공 숙박권’ 논란 직후에도 보좌진을 대동해 공공병원을 찾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방문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제기된 직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법 여부가 아니라, 공적 지위를 사적 편의로 전환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데서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해명은 있었지만, 그 패턴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 논란 직후에도 멈추지 않은 ‘동행 구조’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김병기 의원 배우자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보좌진 2명과 함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보도된 바로 다음 날입니다.
보좌진이 운전했고, 병원에서 대기했고, 수납 과정까지 함께 수행했습니다. 병원 진료라는 개인 일정 전체가 국회 인력의 시간과 노동 위에 얹혔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무엇보다 이 일정이 의미하는 것은 ‘한 번의 일탈’이 아니라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미 김 의원 배우자가 보좌진과 지역 정치인들이 포함된 메신저 방에서 일정 조율과 정치 동향 파악을 지시해 왔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번 사례는 그 연장선 위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방식입니다. 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는 차원을 넘어, 공적 자원이 개인 생활의 일부로 흡수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공공병원이라는 장소가 만드는 정치적 의미
이번 방문이 더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장소가 보라매병원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김 의원 지역구 안에 있는 공공의료기관이며, 과거 김 의원이 시설과 의료진 확충을 공약했던 곳입니다.
이 병원이 ‘정치인의 생활 반경 안에 있는 편의 공간’처럼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공공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도 특별히 열려 있어서는 안 되는 이중성을 갖는 곳입니다.
보좌진 동행이라는 장면은 그 경계를 흐리기에 충분합니다. 특혜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그 구성 자체가 특혜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버립니다.
■ 해명은 있었지만, 책임은 제시되지 않아
김 의원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배우자는 반론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는 말은 ‘무엇이 사실이 아니며, 무엇이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정치는 법의 최저선이 아니라 신뢰의 기준 위에서 작동합니다.
불법이 아니면 괜찮다는 태도는 공적 신뢰를 복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로 해석될 위험이 큽니다.
‘숙박권’에서 ‘병원 방문’으로, 논란은 개별 사안을 넘어 ‘반복’의 문제로 이동했습니다.
설명이 나와도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 남았습니다.
■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질문
보좌진은 정치인의 사적 비서가 아니라 공적 업무 수행자입니다.
이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권력은 자연스럽게 사유화됩니다.
이번 사건은 한 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이 아니라, 국회 운영 구조 전체에 대한 질문입니다.
국회의원과 그 가족이 어디까지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실제로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한 번 허물어진 경계는 다음 사람에게 기준이 됩니다. 이번 사안을 간과하면 그것 역시 하나의 전례가 됩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선 긋기
김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선을 긋는 일입니다.
보좌진은 사적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 가족은 공적 지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준, 그리고 그것을 실무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제시하는 일이 선결 과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언제까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니라 단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고, 정치에서 누적된 논란은 결국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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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이 아니라, 권력의 사용 방식
김병기 국민의힘 의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가 ‘대한항공 숙박권’ 논란 직후에도 보좌진을 대동해 공공병원을 찾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방문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제기된 직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법 여부가 아니라, 공적 지위를 사적 편의로 전환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데서 논란이 가중되는 양상입니다.
해명은 있었지만, 그 패턴은 끊기지 않았습니다.
■ 논란 직후에도 멈추지 않은 ‘동행 구조’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김병기 의원 배우자는 지난해 12월 23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보좌진 2명과 함께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날은 김 의원 가족의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이용 논란이 보도된 바로 다음 날입니다.
보좌진이 운전했고, 병원에서 대기했고, 수납 과정까지 함께 수행했습니다. 병원 진료라는 개인 일정 전체가 국회 인력의 시간과 노동 위에 얹혔다는 점이 확인됩니다.
무엇보다 이 일정이 의미하는 것은 ‘한 번의 일탈’이 아니라 ‘익숙한 방식’입니다.
이미 김 의원 배우자가 보좌진과 지역 정치인들이 포함된 메신저 방에서 일정 조율과 정치 동향 파악을 지시해 왔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번 사례는 그 연장선 위에서 해석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용이 아니라 방식입니다. 한 사람의 편의를 봐주는 차원을 넘어, 공적 자원이 개인 생활의 일부로 흡수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병기 의원(왼쪽), 김병기 의원실 명의로 전달된 일정 관련 문자 메시지 캡처. (유튜브 화면 캡처)
■ 공공병원이라는 장소가 만드는 정치적 의미
이번 방문이 더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장소가 보라매병원이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김 의원 지역구 안에 있는 공공의료기관이며, 과거 김 의원이 시설과 의료진 확충을 공약했던 곳입니다.
이 병원이 ‘정치인의 생활 반경 안에 있는 편의 공간’처럼 작동하기 시작하는 순간, 공공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기관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누구에게도 특별히 열려 있어서는 안 되는 이중성을 갖는 곳입니다.
보좌진 동행이라는 장면은 그 경계를 흐리기에 충분합니다. 특혜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그 구성 자체가 특혜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버립니다.
■ 해명은 있었지만, 책임은 제시되지 않아
김 의원 측은 “대부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배우자는 반론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무근이라는 말은 ‘무엇이 사실이 아니며, 무엇이 왜 문제가 되지 않는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정치는 법의 최저선이 아니라 신뢰의 기준 위에서 작동합니다.
불법이 아니면 괜찮다는 태도는 공적 신뢰를 복구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로 해석될 위험이 큽니다.
‘숙박권’에서 ‘병원 방문’으로, 논란은 개별 사안을 넘어 ‘반복’의 문제로 이동했습니다.
설명이 나와도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 남았습니다.
■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질문
보좌진은 정치인의 사적 비서가 아니라 공적 업무 수행자입니다.
이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권력은 자연스럽게 사유화됩니다.
이번 사건은 한 정치인의 도덕성 논란이 아니라, 국회 운영 구조 전체에 대한 질문입니다.
국회의원과 그 가족이 어디까지를 공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경계가 실제로 통제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한 번 허물어진 경계는 다음 사람에게 기준이 됩니다. 이번 사안을 간과하면 그것 역시 하나의 전례가 됩니다.
■ 지금 필요한 것은 해명이 아니라 선 긋기
김 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억울함을 말하는 일이 아니라 선을 긋는 일입니다.
보좌진은 사적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 가족은 공적 지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기준, 그리고 그것을 실무적으로 차단하는 시스템을 제시하는 일이 선결 과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태가 언제까지 ‘우연’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니라 단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논란은 사라지지 않고 누적되고, 정치에서 누적된 논란은 결국 책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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