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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탄소를 계산하다… 조종석에서 시작된 제주항공의 조용한 혁명
2026-01-19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그린크루’, 감축의 의지를 데이터로 증명하다
제주항공 그린크루. (제주항공 제공)

‘비행기는 날고, 탄소는 남는다’는 오래된 전제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 시작점은 연구소도, 정책 회의실도 아닌 조종석이었습니다.

제주항공의 운항승무원 태스크포스 ‘그린크루(Green Crew)’가 지난해 ‘항공기의 탄소저감량 산출 시스템·산출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며, 항공산업의 친환경 논의를 말이 아닌 구조의 문제로 끌어올렸습니다.

얼마나 줄였는지를 말하기 전에, 어떻게 정확히 계산할 것인가를 먼저 묻는 전환입니다.
이 시도는 캠페인이 아니었습니다.


탄소 감축을 선언의 언어에서 계산의 언어로 이동시킨, 현장발 시스템 변화였습니다.

■ “줄였다”가 아니라 “증명한다”… 조종석에서 완성된 탄소 공식

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은 오랫동안 ‘대략치’로 관리돼 왔습니다.
풍향과 기상, 항로 변경, 대기 시간, 장비 운용 방식까지 변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노선, 같은 기종이라도 매 비행의 결과는 달라집니다.

그린크루는 이 불완전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2017년 출범 이후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토대로 총 15가지 탄소 감축 운항 기술을 정리하고, 이를 정량화 가능한 구조로 재설계했습니다.


출원된 특허는 비행 단계별로 탄소 감축 요인을 나누고, 운항 기술 적용 시간과 단축된 항로 거리, 탄소 저감을 위한 항공기 장치 운용 여부 등 실제 조종석에서 이뤄지는 선택을 수식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주항공 항공기. (제주항공 제공)

■ ESG의 언어, 현장 언어로 바꾸다

항공업계의 친환경 전략은 ESG와 탄소중립이라는 말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 언어는 현장과 분리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늘어나지만, 조종석의 선택은 숫자로 남지 않습니다.

그린크루의 접근은 반대입니다.
경영 슬로건이 아니라 운항 매뉴얼에서 출발합니다.

제주항공은 19일, 조종사들이 매월 정례 회의를 통해 탄소 저감 성과와 개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관리하는 운영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습니다.
일회성 보고로 흘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관리 구조로 정착시킨 대표 사례입니다.
친환경 전환을 ‘하겠다’가 아니라 ‘이렇게 계산된다’로 바꾼 지점입니다.

■ 연비의 시대에서 정확도의 시대로

고유가와 환율 변동, 노선 경쟁이 격화되는 항공 시장에서 연료 효율은 이미 기본 경쟁력이 됐습니다.
이제 기업의 역량 차이는 얼마나 아끼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밀하게 관리하느냐에서 갈립니다.

이번 특허는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묶는 구조를 제시합니다.
탄소 감축을 추상적 목표가 아니라, 측정·관리·개선이 가능한 운영 지표로 끌어내렸기 때문입니다.

향후 국제 환경 기준 변화와 규제 강화 국면에서, 이러한 ‘정확도’는 분명한 전략 자산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9년간 현장에서 쌓아온 노력과 경험이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과 운영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늘 위에서 탄소를 계산하는 일.
그 조용한 계산이 항공산업의 다음 공식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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