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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발판 만드나… ‘취항 이후의 제주’를 묻다
2026-01-23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6년 만에 다시 열린 하늘길… 일본은 이미 다음을 보고 있다
후쿠오카 텐진 중심가에서 열린 제주 관광 팝업 행사에 현지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제주와 후쿠오카를 잇는 하늘길은 이미 열려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6년 만에 재개된 제주~후쿠오카 직항 노선은 현재 주 4회(화·목·토·일) 정기 운항 중입니다.

이제 ‘재개’라는 표현은 더 이상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22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일본 후쿠오카를 찾았습니다.
이 방문은 취항을 알리기 위한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날고 있는 노선이 일본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그리고 이 하늘길을 일회성 복원이 아닌 반복 가능한 이동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항공은 숫자로 말하고, 일본 시장은 반복으로 판단합니다.
지금 후쿠오카는 제주에게 축하의 도시가 아니라, 결과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시장입니다.

현지 방문객들이 제주 관광 콘텐츠와 안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취항 이후 한 달, 질문은 ‘개설’이 아니라 ‘지속’으로 옮겨갔다

제주~후쿠오카 노선은 과거 규슈권 관광 수요를 이끌던 핵심 하늘길이었습니다.
팬데믹 이후 운항이 중단되며 일본 서부권과의 교류는 급격히 식었고, 제주 국제선 전략에서도 일본은 오랜 공백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재취항으로 물리적 연결은 회복됐습니다.
그러나 항공업계와 관광업계의 시선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동해 있습니다.

항공사 관계자들은 “취항 자체는 출발선일 뿐”이라며 “초기 탑승률보다 중요한 건 개별 여행객 비중과 재방문 가능성”이라고 말합니다.

일본 노선은 단체보다 개인 수요가 중심입니다.
한 번 타본 뒤 다시 선택되는지가, 노선 유지와 향배를 가릅니다.

지금 제주 관광이 마주한 질문은 또렷합니다.
노선이 있느냐가 아니라, 이 노선을 다시 타게 만들 이유를 만들고 있느냐입니다.

■ 텐진 한복판에서 본 반응, ‘홍보’보다 ‘여행의 상상’에 가까운

22일 오 지사가 찾은 곳은 후쿠오카 중심가 텐진 라이온 광장이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이곳에서 체험형 팝업 카페 ‘더제주 포시즌스(the Jeju Four Seasons)–제주의 선물 인 후쿠오카(in Fukuoka)’를 운영했습니다.

행사의 결은 전형적인 관광 홍보와 달랐습니다.
관광지를 설명하는 대신, 제주를 감각으로 남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메밀과 우도 땅콩, 감귤을 활용한 다과, 동백차와 메밀차, 감귤 향을 머금은 커피.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마시고, 맛보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주 로컬 브랜드 제품들이 후쿠오카 팝업 행사 현장에서 소개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교복 포토존과 체험 키트는 제주를 ‘알아야 할 관광지’가 아니라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공간으로 바꿔놓았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한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는 “요즘 일본 시장은 정보를 더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어디를 가면 내가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되는지가 떠오를 때 움직인다”고 말했습니다.
팝업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 로컬과 주민을 전면에… 제주가 택한 설득 방식


이번 프로모션에서 눈에 띈 건 콘텐츠의 방향이었습니다.
사진과 영상보다 사람과 손의 움직임이 전면에 나섰습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 Tourism)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된 서귀포 신흥2리 동백마을 주민들은 동백기름을 활용한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 시연을 진행했습니다.
제주의 자원과 주민 주도형 관광 모델을 현장에서 그대로 선보이며, 방문객들과 접점을 넓혔습니다.

동백마을 주민들이 동백기름을 활용한 친환경 샴푸바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J스타트업 ‘컬러랩제주’는 제주의 색채로 2026년 버킷리스트를 완성하는 ‘To Do List 액자 만들기’ 클래스를 운영했습니다.
현지 MZ세대의 반응이 집중된 대목입니다.

우무, 귤메달, 제주한잔 등 제주 로컬 브랜드들도 전면에 섰습니다.
관광지를 나열하기보다, 제주가 어떤 감각과 속도로 움직이는 지역인지를 보여주는 구성이었습니다.

■ 일본 언론과 업계가 움직였다… 관심은 이미 ‘다음 단계’로

이번 팝업에는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이 직접 현장을 찾았습니다.
후쿠오카 지역 유력 여행사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습니다.

행사 이후에는 제주도관광협회와 티웨이항공이 함께한 ‘제주–후쿠오카 관광 파트너 교류 간담회’가 이어졌습니다.
규슈관광기구, 후쿠오카공항, 일본여행업협회, JTB·HIS 등 일본 주요 여행사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논의의 초점은 직항 노선을 어떻게 조기에 안정시키고, 이를 실제 상품과 수요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맞춰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주 로컬 브랜드와 체험형 콘텐츠에 주목하며, 직항 노선을 활용한 신규 관광 상품 개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 로컬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관광 이후를 준비하는 제주, 교류의 범위를 넓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방문에서 제주와 후쿠오카의 관계를 단순히 관광 교류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오 지사는 “제주와 후쿠오카는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관광·해양·문화 분야에서 상호보완적인 파트너”라며 “제주의 자연과 감성을 나누는 교류가 양 지역 관광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교류가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제주와 후쿠오카가 공동 번영하는 미래 천년의 기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관광 세일즈에 이어, 오 지사는 후쿠오카 수산해양기술센터도 방문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후쿠오카현이 추진 중인 블루카본 정책과 성계 양식 기반 해양자원 활용 사례를 공유받고, 기후위기 대응과 해양 생태 보전을 둘러싼 양 지역 간 지속가능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습니다.

제주가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관광 수요 회복을 넘어, 해양·환경·지속가능성까지 아우르는 관계로 교류의 층위를 넓히겠다는 방향입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후쿠오카 현지 팝업 행사장에서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일본 시장에서 본 후쿠오카의 위치

후쿠오카는 일본 서부의 중심입니다.
규슈 전역의 이동과 소비가 모이는 거점 도시이자, 도쿄·오사카에 집중됐던 해외여행 수요가 분산되며 위상이 커진 지역입니다.

후쿠오카공항은 도심 접근성이 일본 최고 수준입니다.
지하철로 10분 남짓.
짧은 일정, 빠른 결정이 일상이 된 일본 여행 트렌드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도쿄는 여전히 최대 시장이지만 슬롯 경쟁이 치열하고 비즈니스 수요 비중이 높습니다.
오사카는 관광 수요가 풍부하지만 간사이권 내 경쟁지가 촘촘합니다.

반면 후쿠오카는 규모는 작아도 결정이 빠릅니다.
근거리 해외여행, 주말 일정, 반복 방문에 최적화된 시장입니다.

그래서 항공·관광업계에서는 후쿠오카를 제주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일본 출발점으로 평가합니다.

■ 후쿠오카 노선의 의미, 일본 전략의 첫 반응지

제주~후쿠오카 노선은 일본 노선 가운데서도 성격이 분명합니다.
대도시 경쟁이 아니라, 지역 거점을 직접 잇는 구조적 선택입니다.

이 노선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제주의 일본 전략은 ‘회복’이 아니라
재편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 노선이 흔들린다면, 일본 지방공항을 향한 제주 전략 역시 설득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후쿠오카는 지금, 가장 크지 않지만 가장 많은 것을 드러내는 도시입니다.

제주 관광 홍보를 위해 후쿠오카를 찾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이제 남은 건 반복이다

하늘길은 이미 열렸습니다.
제주 관광이 증명해야 할 것은 개설의 성과가 아니라, 반복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후쿠오카 방문은 그 구조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장 한복판에서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6년 만에 재개된 후쿠오카 직항 노선이 제주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현지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지 업계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혀 일본 규슈지역 관광 수요가 실제 제주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제주가 한 번 다녀온 여행지로 남을지, 아니면 다시 일정표에 오르는 선택지가 될지.
그 판단은 이미 하늘길 위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제 일본 시장 안에서 ‘한 번 온 제주’가 아니라, ‘다시 와야 할 제주’를 떠올리게 하는 흐름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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