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는 5시간 만에 열렸지만, 공항은 그 이후를 설명하지 않아
결항·지연 405편… 기상이 아닌 ‘운영의 경계’가 만든 공백
제주에서 멈춘 것은 눈이 아니라 일정이었습니다.
폭설이 잦아들고 활주로는 재개됐지만, 항공편은 곧바로 정상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상황은 책임 공방의 문제가 아니라, 극한 기상 이후 제주공항이 어떤 조건과 순서로 회복되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습니다.
■ 활주로 재개는 조건, 정상화는 다른 문제
8일 새벽, 제주 전역에 폭설과 강풍이 동시에 몰리며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됐습니다.
강설과 함께 강풍·급변풍 특보가 겹치면서 항공기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활주로가 다시 열린 시점은 오전 11시 전후였습니다.
폐쇄 시간은 약 5시간이었지만, 운항은 즉시 정상 궤도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이날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 계획은 총 490편.
이 가운데 결항 173편, 지연 232편으로 405편이 제시간에 운항되지 못했습니다.
활주로 재개는 물리적 조건 충족이었고, 정상화는 그 이후의 문제였습니다.
■ “언제 뜨느냐보다, 오늘 갈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공항 대합실에 남은 승객들의 표정은 비슷했습니다.
운항 재개 소식보다, 자신의 항공편이 실제로 이동 가능한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돌아가야 했던 한 승객은 “계속 ‘열렸다’는 안내는 나오는데, 정작 제 비행기는 취소됐다”며 “오늘 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끝까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승객도 “기상 탓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결항 이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안내 부족은 활주로 재개와 체감 회복 사이의 간극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 기상이 멈춘 뒤에도 운항이 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활주로가 열려도 항공기는 곧바로 이륙할 수 없습니다.
제설 이후에도 항공기 외부 결빙 점검, 날개와 동체 확인, 계기 검사 등 필수 절차가 이어집니다.
기상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반복됩니다.
결항과 회항이 누적되면 항공기 회전 주기와 승무원 일정도 함께 조정됩니다.
운항 재개는 기상 조건뿐 아니라, 절차와 순서를 다시 맞추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 항공사 직원 “열렸다고 바로 뜰 수 있는 구조 아니다”
항공사 현장 직원들은 활주로 재개 이후에도 운항 준비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합니다.
한 항공사 직원은 “활주로가 열려도 항공기 상태와 승무원 일정, 앞선 결항편 처리 여부를 하나씩 다시 맞춰야 한다”며 “열렸다는 안내와 실제 이륙 사이에는 시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항이 누적된 상황에서는 다음 편이 언제 가능한지 바로 단정해 안내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 공항공사는 활주로를 열었고, 그 이후 판단은 분리
이번 폭설 상황에서 공항공사의 역할은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공항공사는 제설과 이동지역 안전 확보 작업을 진행한 뒤, 물리적 운영 요건이 충족된 시점에 맞춰 활주로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다만 활주로 재개 이후, 어느 수준까지 운항이 가능하며 언제 정상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단계별 기준이나 전망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열렸다’는 정보는 공유됐지만, 승객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그래서 언제 가느냐’에 대한 답은 항공편별로 흩어졌습니다.
■ ‘열 수 있는 상태’와 ‘운영이 회복되는 상태’는 같지 않아
활주로가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사실과, 공항 전체 운영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은 동일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혼란은 특정 기관의 조치 미흡이라기보다, 시설 운영·항공 운항·기상 조건이 분리된 채 작동하는 구조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전문가 “승객 체감과 운영 판단 사이 간극 반복”
항공·교통 분야 한 전문가는 “폭설 상황에서 일정 혼란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승객이 체감하는 정보와 공항 운영 판단 사이의 간극이 매번 반복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활주로 재개 이후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느 단계까지를 공항 차원의 회복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그 공백이 승객 불만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 눈은 그쳤다… 남은 것은 구조적 질문
활주로는 열렸고, 항공편은 순차적으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하루 동안 사라진 일정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항공사는 사전 안내와 임시 증편, 잔여 좌석과 임시편 활용 등을 근거로 심야 체류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잔여 항공편 역시 이날 밤 늦게까지 정상 운항이 예상되며 추가 안내는 다음 날 아침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안내는 체류 여부라는 결과 전망에 머물렀을 뿐, 활주로 재개 이후 항공편이 어떤 단계와 기준으로 정상화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회복 시나리오까지는 담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기 비행기가 언제 갈 수 있는지, 왜 그런 판단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승객들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그 공백은 현장의 밤샘 운영으로 메워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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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항·지연 405편… 기상이 아닌 ‘운영의 경계’가 만든 공백
제주에서 멈춘 것은 눈이 아니라 일정이었습니다.
폭설이 잦아들고 활주로는 재개됐지만, 항공편은 곧바로 정상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상황은 책임 공방의 문제가 아니라, 극한 기상 이후 제주공항이 어떤 조건과 순서로 회복되는지를 그대로 드러낸 사례였습니다.
■ 활주로 재개는 조건, 정상화는 다른 문제
8일 새벽, 제주 전역에 폭설과 강풍이 동시에 몰리며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됐습니다.
강설과 함께 강풍·급변풍 특보가 겹치면서 항공기 이·착륙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활주로가 다시 열린 시점은 오전 11시 전후였습니다.
폐쇄 시간은 약 5시간이었지만, 운항은 즉시 정상 궤도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이날 제주공항의 항공기 운항 계획은 총 490편.
이 가운데 결항 173편, 지연 232편으로 405편이 제시간에 운항되지 못했습니다.
활주로 재개는 물리적 조건 충족이었고, 정상화는 그 이후의 문제였습니다.
■ “언제 뜨느냐보다, 오늘 갈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공항 대합실에 남은 승객들의 표정은 비슷했습니다.
운항 재개 소식보다, 자신의 항공편이 실제로 이동 가능한지가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로 돌아가야 했던 한 승객은 “계속 ‘열렸다’는 안내는 나오는데, 정작 제 비행기는 취소됐다”며 “오늘 갈 수 있는지 없는지를 끝까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승객도 “기상 탓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결항 이후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안내 부족은 활주로 재개와 체감 회복 사이의 간극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 기상이 멈춘 뒤에도 운항이 바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활주로가 열려도 항공기는 곧바로 이륙할 수 없습니다.
제설 이후에도 항공기 외부 결빙 점검, 날개와 동체 확인, 계기 검사 등 필수 절차가 이어집니다.
기상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반복됩니다.
결항과 회항이 누적되면 항공기 회전 주기와 승무원 일정도 함께 조정됩니다.
운항 재개는 기상 조건뿐 아니라, 절차와 순서를 다시 맞추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 항공사 직원 “열렸다고 바로 뜰 수 있는 구조 아니다”
항공사 현장 직원들은 활주로 재개 이후에도 운항 준비가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합니다.
한 항공사 직원은 “활주로가 열려도 항공기 상태와 승무원 일정, 앞선 결항편 처리 여부를 하나씩 다시 맞춰야 한다”며 “열렸다는 안내와 실제 이륙 사이에는 시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항이 누적된 상황에서는 다음 편이 언제 가능한지 바로 단정해 안내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 공항공사는 활주로를 열었고, 그 이후 판단은 분리
이번 폭설 상황에서 공항공사의 역할은 비교적 명확했습니다.
공항공사는 제설과 이동지역 안전 확보 작업을 진행한 뒤, 물리적 운영 요건이 충족된 시점에 맞춰 활주로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다만 활주로 재개 이후, 어느 수준까지 운항이 가능하며 언제 정상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단계별 기준이나 전망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열렸다’는 정보는 공유됐지만, 승객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그래서 언제 가느냐’에 대한 답은 항공편별로 흩어졌습니다.
■ ‘열 수 있는 상태’와 ‘운영이 회복되는 상태’는 같지 않아
활주로가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사실과, 공항 전체 운영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은 동일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혼란은 특정 기관의 조치 미흡이라기보다, 시설 운영·항공 운항·기상 조건이 분리된 채 작동하는 구조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전문가 “승객 체감과 운영 판단 사이 간극 반복”
항공·교통 분야 한 전문가는 “폭설 상황에서 일정 혼란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문제는 승객이 체감하는 정보와 공항 운영 판단 사이의 간극이 매번 반복된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활주로 재개 이후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느 단계까지를 공항 차원의 회복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그 공백이 승객 불만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 눈은 그쳤다… 남은 것은 구조적 질문
활주로는 열렸고, 항공편은 순차적으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하루 동안 사라진 일정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공항공사는 사전 안내와 임시 증편, 잔여 좌석과 임시편 활용 등을 근거로 심야 체류객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잔여 항공편 역시 이날 밤 늦게까지 정상 운항이 예상되며 추가 안내는 다음 날 아침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안내는 체류 여부라는 결과 전망에 머물렀을 뿐, 활주로 재개 이후 항공편이 어떤 단계와 기준으로 정상화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회복 시나리오까지는 담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기 비행기가 언제 갈 수 있는지, 왜 그런 판단이 내려졌는지에 대한 승객들의 의문은 풀리지 않았고, 그 공백은 현장의 밤샘 운영으로 메워졌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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