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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간 골퍼들… 제주에서 빠진 수요의 행선지, 어딘지 봤더니
2026-02-11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규슈 노선 운항이 보여준 골프 관광의 방향 전환
규슈로 향하는 하늘길과 제주 골프장 전경을 대비한 이미지.

제주 골프관광 시장이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대체 불가능한 국내 골프 허브’였던 제주는, 이제 해외 하늘길이 열린 이후 수요 유출의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이동 방향이 뚜렷합니다.
그중에서도 규슈입니다.

■ 항공 노선이 먼저 반응했다


대한항공이 확정한 2026년 하계 시즌 규슈 노선 운항계획은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인천–구마모토 노선은 하계 시즌 내내 주 7회 운항을 유지했고, 인천–가고시마 노선 역시 성수기 이전까지 매일 운항 후 주 3회 체제로 조정됩니다.
구마모토공항 전경. 규슈 노선 운항 유지가 일본 골프 수요 회복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쇼골프 제공)

눈여겨볼 대목은 운항 시간입니다.
두 노선 모두 오후 4시 전후 출발, 밤 9시 이전 귀국 일정으로 편성됐습니다. 퇴근 후 출발이 가능한 체류형 일정입니다.
단기 관광이 아니라, 골프·온천·리조트를 염두에 둔 설계입니다.

항공사는 수요가 없는 노선을 유지하지 않습니다.
노선은 곧 시장의 선행지표입니다.

■ 규슈가 가져간 것, 그리고 제주가 잃은 것


이 흐름은 제주 골프관광 수치와도 정확히 맞물립니다.
11일 제주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19만 명으로, 2021년 정점(288만 명) 대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 감소세는 골프 인구 축소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같은 시기 일본·동남아 노선은 빠르게 회복됐고, 엔저 효과까지 겹치며 가격 대비 체류 만족도가 높은 해외 골프 상품이 대거 재등장했습니다.
가고시마 공항. 체류형 골프 관광 수요가 규슈 노선에 반영되고 있다. (쇼골프 제공)

제주 골프장의 고민은 요금 문제만이 아닙니다.
항공권, 렌터카, 숙박, 식음료까지 포함된 총비용 구조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점이 본질입니다.

골프패키지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고객들은 그린피만 보지 않는다”며 “비행 시간, 이동 동선, 숙소와 온천 결합 여부까지 전체 일정의 피로도를 따진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제주는 개별 비용이 겹겹이 붙는 구조인데, 규슈는 패키지 완성도가 높아 체감 부담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 일본 골프는 ‘싸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강해


규슈 골프의 경쟁력은 환율 효과만이 아닙니다.
공항 접근성, 골프장 밀집도, 온천·리조트 결합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 재방문을 전제로 설계된 체류형 상품이 이미 완성돼 있습니다.

이 흐름에 맞춰 민간 사업자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 골프 플랫폼 기업인 쇼골프의 경우 가고시마 사츠마골프&온천리조트, 구마모토 아카미즈 골프리조트를 직접 운영·연계하며 규슈 골프 수요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쇼골프 관계자는 “항공 노선은 실제 수요를 가장 빠르게 반영한다”며 “규슈 노선의 안정적 운항은 일본 골프 여행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이미 구조화된 시장임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 제주의 문제, ‘골프장’이 아니라 ‘모델’

제주 골프관광은 여전히 골프장 단위의 대응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린피 할인, 카트 무료, 특가 패키지. 모두 가격 방어 전략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다릅니다.
체류 동선, 시간표, 비용 구조, 재방문 설계까지 포함한 여행 모델 자체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제주는 묻고 있습니다. “왜 안 오느냐.”
그런데 시장은 이미 답하고 있습니다.
“다른 선택지가 더 잘 준비돼 있다.”


■ 골프관광의 싸움은 이제 ‘요금’이 아니라 ‘설계’

규슈 노선의 유지와 제주의 내장객 감소는 우연히 겹친 현상이 아닙니다.
이는 골프관광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경제 신호입니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세율 감면이나 이벤트성 할인에 머물 경우 수요 반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격 인하가 아니라 체류 구조의 재설계라는 지적입니다.

한 관광산업 전문가는 “코로나 특수는 해외가 막힌 상황에서 발생한 일시적 집중 현상이었다”며 “그 시기의 수요를 정상으로 착각하면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항공 스케줄과 숙박, 이동 동선을 연계한 체류 패턴을 새로 짜지 않으면 해외와의 경쟁은 갈수록 불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문제는 요금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면 다음 성수기에도 같은 질문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 제주 골프장은 비어 있을까.”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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