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크리에이터 조례 이후 첫 현장 점검... 50억 펀드·둘레상권 전략 구체화
보존과 혁신의 균형, 젠트리피케이션 대응까지 도시 운영의 조건 확인
도시는 계획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머무르고 기억이 쌓이며 시간이 켜켜이 이어질 때 비로소 도시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낡은 골목이 매력으로 남는 이유와 새로 단장한 거리가 금세 빛을 잃는 이유는 결국 시간이 흐르는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은 그 질문에 가장 설득력 있게 답해온 공간입니다.
공장의 흔적과 붉은벽돌 건물, 오래된 골목의 결을 지우지 않은 채 새로운 산업과 문화가 스며들며 도시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제주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벤치마킹을 넘어 원도심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시를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 도시가 오래 유지되는 조건을 읽기 위한 행보였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길 일대를 방문해 도시재생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정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 조례’ 이후 정책 실행력을 높이고 원도심 활성화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일정입니다.
■ 성수동은 공간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다
성수동은 쇠락한 준공업지역에서 출발해 제조업과 창업,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과거 산업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활동을 더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축적됐습니다.
이날 오 지사는 스마트 쉼터와 주민 창업 지원 공간인 나눔공유센터, 붉은벽돌 건축물 보전 구역, 116개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 등을 둘러보며 도시 기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오 지사는 “성동구가 걸어온 길은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사람과 자연환경을 함께 고민한 혁신”이라며 “제주도 역시 제주다움을 지키면서 로컬크리에이터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한다
성동구는 붉은벽돌 건축 보전을 위해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며 도시 경관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는 과거의 흔적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도시 정체성을 유지하는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제주에서는 돌담과 전통 건축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떤 풍경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은 곧 도시의 미래 전략과 직결됩니다.
■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지속성을 만들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해 임대료 급등을 관리해 왔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상인과 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민관상인이 참여하는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상권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구조도 구축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시민과 로컬크리에이터가 주연이고 행정은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플랫폼 행정 측면에서 제주와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 로컬크리에이터 정책, 이제 실행 단계에 들어서다
제주도는 50억 원 규모 전용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0억 원 출자를 포함해 총 29억 원 규모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스타 크리에이터 공개 선발과 크라우드펀딩 지원, 대형 유통 협업, 원도심 권역별 콘텐츠를 연결하는 둘레상권 전략도 준비 중입니다.
성수동 사례는 정책이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모델로 평가됩니다.
■ 제주 원도심이 풀어야 할 과제
성수동의 변화는 방문객 증가에만 기대지 않았습니다. 창업가와 주민, 상인이 함께 머무르며 골목의 리듬을 만들어 왔습니다.
제주 원도심 역시 관광 중심 구조를 넘어 생활과 산업이 공존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임대료 관리와 공동체 참여, 생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성수동에서 확인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시간이 축적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주가 그 방식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원도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시는 계획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선택이 쌓이고 시간이 흐르며 비로소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지금 제주는 그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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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과 혁신의 균형, 젠트리피케이션 대응까지 도시 운영의 조건 확인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21일 서울 성수동 아뜰리에길 일대를 둘러보며 도시재생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도시는 계획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머무르고 기억이 쌓이며 시간이 켜켜이 이어질 때 비로소 도시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낡은 골목이 매력으로 남는 이유와 새로 단장한 거리가 금세 빛을 잃는 이유는 결국 시간이 흐르는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 성수동은 그 질문에 가장 설득력 있게 답해온 공간입니다.
공장의 흔적과 붉은벽돌 건물, 오래된 골목의 결을 지우지 않은 채 새로운 산업과 문화가 스며들며 도시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제주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벤치마킹을 넘어 원도심이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도시를 바꾸는 방법이 아니라 도시가 오래 유지되는 조건을 읽기 위한 행보였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뜰리에길 일대를 방문해 도시재생 현장을 점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제정된 ‘로컬크리에이터 육성 및 지원 조례’ 이후 정책 실행력을 높이고 원도심 활성화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일정입니다.
오영훈 지사가 관계자들과 함께 성수동 도시재생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성수동은 공간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다
성수동은 쇠락한 준공업지역에서 출발해 제조업과 창업,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과거 산업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새로운 활동을 더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축적됐습니다.
이날 오 지사는 스마트 쉼터와 주민 창업 지원 공간인 나눔공유센터, 붉은벽돌 건축물 보전 구역, 116개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한 복합문화공간 언더스탠드 에비뉴 등을 둘러보며 도시 기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오 지사는 “성동구가 걸어온 길은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사람과 자연환경을 함께 고민한 혁신”이라며 “제주도 역시 제주다움을 지키면서 로컬크리에이터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도시 경쟁력을 결정한다
성동구는 붉은벽돌 건축 보전을 위해 공사비 일부를 지원하며 도시 경관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는 과거의 흔적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도시 정체성을 유지하는 정책으로 평가됩니다.
제주에서는 돌담과 전통 건축이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어떤 풍경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은 곧 도시의 미래 전략과 직결됩니다.
성수동 골목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도시재생 사례를 공유하며 현장 의견을 듣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지속성을 만들다
성동구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방지 조례를 제정하고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해 임대료 급등을 관리해 왔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상권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기존 상인과 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민관상인이 참여하는 타운매니지먼트를 통해 상권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구조도 구축했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시민과 로컬크리에이터가 주연이고 행정은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플랫폼 행정 측면에서 제주와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성수동 현장 방문 자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제주도청 제공)
■ 로컬크리에이터 정책, 이제 실행 단계에 들어서다
제주도는 50억 원 규모 전용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10억 원 출자를 포함해 총 29억 원 규모 사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스타 크리에이터 공개 선발과 크라우드펀딩 지원, 대형 유통 협업, 원도심 권역별 콘텐츠를 연결하는 둘레상권 전략도 준비 중입니다.
성수동 사례는 정책이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참고 모델로 평가됩니다.
성수동 일대 골목 풍경. (성동구청 홈페이지·전자지도 캡처)
■ 제주 원도심이 풀어야 할 과제
성수동의 변화는 방문객 증가에만 기대지 않았습니다. 창업가와 주민, 상인이 함께 머무르며 골목의 리듬을 만들어 왔습니다.
제주 원도심 역시 관광 중심 구조를 넘어 생활과 산업이 공존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임대료 관리와 공동체 참여, 생활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성수동에서 확인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시간이 축적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제주가 그 방식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하느냐에 따라 원도심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도시는 계획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선택이 쌓이고 시간이 흐르며 비로소 도시가 만들어집니다.
지금 제주는 그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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