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빔 충돌 시 항공기 튕김 가능성… 두 차례 개량에도 그대로 재사용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최소 기준 미달… 전국 공항 8곳 시설 개선 요구
2024년 12월 179명의 사상자를 낸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전국 공항 항행안전시설을 점검한 결과 제주공항에서도 충돌 취약 구조가 확인됐습니다.
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시 쉽게 파손되지 않는 철골 구조로 설치돼 안전 기준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철골 구조’ 취약성 확인
10일 공개된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제주공항에서도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취약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11일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이 구조해석 전문기관인 한국강구조학회에 의뢰해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가 구조물과 충돌할 경우 철골 구조가 쉽게 파손되지 않고 항공기를 반대 방향으로 튕겨내 승객에게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 중심선을 따라 접근하도록 방향 신호를 보내는 항행안전시설입니다.
국제 기준에서는 항공기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시설물이 쉽게 파손되는 구조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 로컬라이저는 길이 47m, 높이 7.3m 규모의 철골 H빔 구조 위에 설치돼 이런 기준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습니다.
■ 두 차례 개량에도 구조 그대로 유지
문제는 이러한 구조물이 장기간 유지됐다는 점입니다.
제주공항은 2011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로컬라이저 개량 사업을 진행했지만 기초 구조물인 H빔은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재사용했습니다.
시설 개량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구조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운영이 이어진 셈입니다.
감사원은 구조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은 채 시설이 장기간 운영된 배경에는 공항 운영기관의 안전 검증과 관리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감독기관 역시 해당 시설의 구조 취약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관리하는 데 미흡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 활주로 안전구역도 기준 미달
활주로 이탈 사고에 대비한 안전구역 역시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났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종단안전구역 최소 기준은 90m입니다.
하지만 제주공항 남북 활주로 북쪽 방향 종단안전구역은 22m에 그쳐 최소 기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동서 활주로 역시 정지로를 포함해 안전구역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실제 안전구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전국 공항 8곳 로컬라이저 취약
이번 감사에서는 제주공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무안·김해·여수·사천·광주·포항·제주·김포 등 전국 8개 공항에서 모두 14개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취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은 해당 시설을 충돌 시 쉽게 파손되는 구조로 단계적으로 개선하도록 관계 기관에 통보했습니다.
■ 제주공항 H빔 철거 추진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기초 철골 구조물을 철거하고 쉽게 파손되는 구조의 시설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또 활주로 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남북 활주로에는 항공기 이탈 시 감속을 돕는 EMAS(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 설치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 “항행안전시설 기준 재정비·취약 구조물 개선”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에 항행안전시설 설치 기준을 재정비하고 취약 구조물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미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도 충돌 취약성을 다시 점검해 안전 기준에 맞도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감사 결과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감사원 지적 사항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를 엄정하게 추진하겠다”며 로컬라이저 등 방위각시설 개선과 조류 충돌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 항공 안전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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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종단안전구역 최소 기준 미달… 전국 공항 8곳 시설 개선 요구
제주공항 활주로 끝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 감사원 감사 결과 항공기 충돌 시 쉽게 파손되는 구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제공)
2024년 12월 179명의 사상자를 낸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전국 공항 항행안전시설을 점검한 결과 제주공항에서도 충돌 취약 구조가 확인됐습니다.
항공기 착륙을 유도하는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시 쉽게 파손되지 않는 철골 구조로 설치돼 안전 기준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철골 구조’ 취약성 확인
10일 공개된 감사원 감사 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제주공항에서도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취약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11일 확인됐습니다.
감사원이 구조해석 전문기관인 한국강구조학회에 의뢰해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을 분석한 결과 항공기가 구조물과 충돌할 경우 철골 구조가 쉽게 파손되지 않고 항공기를 반대 방향으로 튕겨내 승객에게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가 활주로 중심선을 따라 접근하도록 방향 신호를 보내는 항행안전시설입니다.
국제 기준에서는 항공기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시설물이 쉽게 파손되는 구조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공항 로컬라이저는 길이 47m, 높이 7.3m 규모의 철골 H빔 구조 위에 설치돼 이런 기준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감사원은 판단했습니다.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과 충돌 시 구조 거동 분석 모식도. 구조 검토 결과 철골 구조가 쉽게 파손되지 않아 항공기가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제공)
■ 두 차례 개량에도 구조 그대로 유지
문제는 이러한 구조물이 장기간 유지됐다는 점입니다.
제주공항은 2011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로컬라이저 개량 사업을 진행했지만 기초 구조물인 H빔은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재사용했습니다.
시설 개량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구조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운영이 이어진 셈입니다.
감사원은 구조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은 채 시설이 장기간 운영된 배경에는 공항 운영기관의 안전 검증과 관리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감독기관 역시 해당 시설의 구조 취약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관리하는 데 미흡했다고 감사원은 밝혔습니다.
■ 활주로 안전구역도 기준 미달
활주로 이탈 사고에 대비한 안전구역 역시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났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종단안전구역 최소 기준은 90m입니다.
하지만 제주공항 남북 활주로 북쪽 방향 종단안전구역은 22m에 그쳐 최소 기준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동서 활주로 역시 정지로를 포함해 안전구역을 계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실제 안전구역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 전국 공항 8곳 로컬라이저 취약
이번 감사에서는 제주공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무안·김해·여수·사천·광주·포항·제주·김포 등 전국 8개 공항에서 모두 14개 로컬라이저 기초 구조물이 충돌 취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은 해당 시설을 충돌 시 쉽게 파손되는 구조로 단계적으로 개선하도록 관계 기관에 통보했습니다.
■ 제주공항 H빔 철거 추진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 제주공항 로컬라이저 기초 철골 구조물을 철거하고 쉽게 파손되는 구조의 시설로 교체할 계획입니다.
또 활주로 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남북 활주로에는 항공기 이탈 시 감속을 돕는 EMAS(Engineered Materials Arrestor System) 설치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 “항행안전시설 기준 재정비·취약 구조물 개선”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에 항행안전시설 설치 기준을 재정비하고 취약 구조물을 단계적으로 개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미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도 충돌 취약성을 다시 점검해 안전 기준에 맞도록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감사 결과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감사원 지적 사항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후속 조치를 엄정하게 추진하겠다”며 로컬라이저 등 방위각시설 개선과 조류 충돌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항공안전 혁신방안을 차질 없이 이행해 항공 안전 체계를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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