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2400만 배럴 긴급 확보에도 현장은 냉정
비축유는 버팀목… 석유화학은 이미 ‘원료 단절’ 구간
원유를 더 들여오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산업 현장은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며 공급 공백을 메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계가 당장 멈출 수 있는 이유는 원유가 아니라 나프타입니다.
업계는 현재 나프타 재고를 약 보름 수준으로 보고 있고, 이 속도라면 다음 달 중순 전후 공정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 “원유는 들어오는데, 공장은 멈출 수 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비축유와 추가 도입 물량으로 상당 기간 대응이 가능합니다.
국내 비축유는 약 1억 9,000만 배럴로, 소비 기준 200일 이상 버틸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산업 현장의 계산은 다릅니다.
석유화학 공정은 원유 총량이 아니라 ‘중간 원료’가 끊기면 멈춥니다.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출발점이고, 이 공정이 서면 플라스틱·섬유·자동차·포장재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원유가 남아 있어도 나프타가 비면 공장은 멈출 수 있습니다.
■ 보름치 재고… “다음 달이면 빈다”
19일 한국화학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약 15일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공급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중순 전후 재고 소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미 일부 기업은 선제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NCC 설비를 이달 말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천NCC 등 주요 사업자도 고객사에 ‘불가항력’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공정 중단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닙니다.
■ ‘주의’로 격상… 정부도 공급 단절 인정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습니다.
실제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반영한 조치입니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준비에 들어갔고,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해 수출 제한과 별도 관리에 착수했습니다.
대체 수입선 확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비축유 방출이 곧바로 나프타 부족을 해소하지는 못한다고 봅니다.
정유 공정에서 어떤 제품을 우선 생산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버틸 수 있다”와 “돌릴 수 있다”는 다르다
정부가 제시하는 비축 기간은 ‘소비 기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산업은 수출과 공정 가동까지 포함해 돌아갑니다.
지난해 기준 정유제품 수출 비중은 절반 수준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하루 소비량은 크게 늘고, 비축유로 버틸 수 있는 기간도 단축됩니다.
더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정유·석화 설비는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마지막까지 공정을 유지하려 합니다.
결국 변수는 하나로 좁혀집니다.
언제까지 버티느냐가 아니라, 언제 끊기느냐입니다.
■ ‘가격’이 아니라 ‘물량’… 위기의 성격이 바뀌었다
초반에는 유가 급등이 핵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수급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비중은 한국 수입의 약 70% 수준입니다.
이 경로가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넘어 ‘물량 확보 경쟁’으로 국면이 바뀌었습니다.
현물 가격은 급등했고, 운임도 크게 뛰었습니다.
물량을 확보해도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공백은 시간차를 두고 현실이 됩니다.
■ 라면·화장품·자동차까지… 이미 전방위 확산
나프타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소재입니다.
라면·과자 포장재에 쓰이는 폴리에틸렌, 화장품 용기, 자동차 시트용 폴리우레탄까지 모두 연결됩니다.
업계에서는 포장재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부 침대·가구 업계는 폴리올 부족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공급망은 한 지점이 끊기면 전체가 흔들립니다.
지금은 그 출발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정책 당국의 대응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축유는 버팀목… 석유화학은 이미 ‘원료 단절’ 구간
중동 지역 해상 원유·가스 설비와 유조선 접안 모습. (SBS 캡처)
원유를 더 들여오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산업 현장은 오히려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UAE로부터 총 24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며 공급 공백을 메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석유화학 업계가 당장 멈출 수 있는 이유는 원유가 아니라 나프타입니다.
업계는 현재 나프타 재고를 약 보름 수준으로 보고 있고, 이 속도라면 다음 달 중순 전후 공정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 “원유는 들어오는데, 공장은 멈출 수 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비축유와 추가 도입 물량으로 상당 기간 대응이 가능합니다.
국내 비축유는 약 1억 9,000만 배럴로, 소비 기준 200일 이상 버틸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산업 현장의 계산은 다릅니다.
석유화학 공정은 원유 총량이 아니라 ‘중간 원료’가 끊기면 멈춥니다.
나프타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출발점이고, 이 공정이 서면 플라스틱·섬유·자동차·포장재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원유가 남아 있어도 나프타가 비면 공장은 멈출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유조선. (SBS 캡처)
■ 보름치 재고… “다음 달이면 빈다”
19일 한국화학산업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이 보유한 나프타 재고는 약 15일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공급이 이어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중순 전후 재고 소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미 일부 기업은 선제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NCC 설비를 이달 말부터 정기보수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천NCC 등 주요 사업자도 고객사에 ‘불가항력’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공정 중단은 더 이상 가정이 아닙니다.
■ ‘주의’로 격상… 정부도 공급 단절 인정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렸습니다.
실제 공급 차질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반영한 조치입니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 준비에 들어갔고,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해 수출 제한과 별도 관리에 착수했습니다.
대체 수입선 확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비축유 방출이 곧바로 나프타 부족을 해소하지는 못한다고 봅니다.
정유 공정에서 어떤 제품을 우선 생산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버틸 수 있다”와 “돌릴 수 있다”는 다르다
정부가 제시하는 비축 기간은 ‘소비 기준’입니다.
하지만 실제 산업은 수출과 공정 가동까지 포함해 돌아갑니다.
지난해 기준 정유제품 수출 비중은 절반 수준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하루 소비량은 크게 늘고, 비축유로 버틸 수 있는 기간도 단축됩니다.
더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정유·석화 설비는 한 번 멈추면 재가동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마지막까지 공정을 유지하려 합니다.
결국 변수는 하나로 좁혀집니다.
언제까지 버티느냐가 아니라, 언제 끊기느냐입니다.
■ ‘가격’이 아니라 ‘물량’… 위기의 성격이 바뀌었다
초반에는 유가 급등이 핵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수급 자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비중은 한국 수입의 약 70% 수준입니다.
이 경로가 불안정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넘어 ‘물량 확보 경쟁’으로 국면이 바뀌었습니다.
현물 가격은 급등했고, 운임도 크게 뛰었습니다.
물량을 확보해도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공백은 시간차를 두고 현실이 됩니다.
■ 라면·화장품·자동차까지… 이미 전방위 확산
나프타는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소재입니다.
라면·과자 포장재에 쓰이는 폴리에틸렌, 화장품 용기, 자동차 시트용 폴리우레탄까지 모두 연결됩니다.
업계에서는 포장재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부 침대·가구 업계는 폴리올 부족으로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공급망은 한 지점이 끊기면 전체가 흔들립니다.
지금은 그 출발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정책 당국의 대응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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