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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밖 4·3 교육] ① 수학여행과 빨갱이
2026-04-27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수학여행지서 제주 학생에 "빨갱이"
타 지역 학교에서도... 여전한 '낙인'
[제주 4·3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등으로 이제 어엿한 '대한민국의 역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를 벗어난 4·3 교육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며 '전국화'라는 슬로건을 무색게 하고 있습니다. 이에 3회에 걸쳐 제주 밖 '육지 교실'에선 어떻게 4·3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주지부 한정연씨 제공)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과 함께 '4·3의 세계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제주 밖 '육지 교실'의 시계는 여전히 과거의 편견에 멈춰 서 있습니다. 최근 제주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지에서 겪은 일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주지부 등에 따르면, 올해 4·3 희생자 추념일을 전후해 육지부로 수학여행을 간 제주 지역 학생들이 타 지역 고등학생들로부터 "빨갱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붉은색 옷을 입은 제주 학생을 향해 뱉은 이 말은 곧 실랑이로 번졌고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 학생들이 4·3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어 해당 발언에 민감하다고 대응했고,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격한 말들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일부 학생에게 사실관계를 파악한 결과 '빨갱이'라는 표현이 나온 건 확인했지만, 그 외 구체적 발언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 4·3 그림책 전시회 방명록에도 '빨갱이'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A 교사는 몇 년 전 학생들과 4·3 관련 그림책을 만들어서 교내 전시회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방명록에 '빨갱이', '언제까지 이럴 거냐'는 식의 부정적인 글귀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논란으로 불거지진 않았지만 4·3 교육에 공을 들였던 만큼 충격은 더 컸습니다.

A 교사는 "이런 인식을 가진 학생이 숨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건 사실"이라며, "대체로 4·3 수업에 대해 피로도를 호소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더 자신 있게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수업을 주도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교조 제주지부 전진수 4·3위원장은 "육지 교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수업 중 충돌이 생기면 학생들이 교사를 '꼰대'로 몰아세우는 경향이 늘었다고 한다"며 "제주는 지역 차원의 공동체 의식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낫지만 육지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다"고 현장의 고충을 전했습니다.

한편, 학생들의 이러한 인식 배경에는 국가 교육과정보다 친숙하게 자리 잡은 자극적 미디어에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10여 년째 역사를 가르치는 B 교사는 "일부 '4·3이 공산당 소행 아니냐'는 식의 주장을 하는 학생들의 인식을 따라가다 보면 정부 진상조사 보고서 내용과 다르게 일부 특정 사건에 초점을 맞춰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인식은 여러 유튜브 채널에서 많이 발견이 된다"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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