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승무원 입사 연기·LCC 무급휴직 확산
여행사 주4일제 등장… 감편→예약 둔화→고용 불안 이어져
업계 “이번엔 일시 변수 아니다”… 지방노선·관광시장 재편
출국장은 여전히 북적입니다.
5월 황금연휴기간만 해도 인천공항은 물론 지방공항 대기줄은 길었고, 해외여행 사진도 계속 올라옵니다.
겉으로만 보면 여행시장이 다시 살아난 듯 보입니다.
그런데 항공·관광업계 안쪽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운항을 줄이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고, 일부 여행사는 주4일제를 꺼냈습니다.
급기야 신입 승무원 입사 일정까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중동전쟁 이후 치솟은 국제유가 충격이 이제 항공권 가격을 넘어 항공·관광산업 고용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코로나 때와는 또 다른 성격의 위기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요 자체가 멈췄던 코로나와 달리, 지금은 사람은 움직이는데 수익 구조가 무너지는 형태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 “최종 합격은 유지”… 그런데 채용시장이 ‘휘청’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 최종 합격자 약 100명 가운데 50명의 입사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지난 11일 입사 예정이었지만, 회사 측은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10월 초로 일정을 조정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나머지 50명은 이미 입사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진에어 측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 비상경영체제 전환 등을 이유로 들며 “최종 합격자 채용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상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항공업계 특성상 승무원 인력은 운항 편수와 직접 연결됩니다.
노선이 줄면 교육 일정과 신규 채용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진에어는 국제 유가 부담이 커지자 괌·푸꾸옥 등 국제선 노선을 중심으로 이달까지 왕복 기준 176편을 감편했습니다.
■ 무급휴직·주4일제 확산… 관광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충격
고유가 부담은 이미 저비용항공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앞서 제주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티웨이항공 역시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 무급휴직을 시행 중입니다.
에어로케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운항 축소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동남아 등 중거리 국제선을 중심으로 왕복 기준 약 1,000편 규모의 감편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여행업계 역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중견 여행사는 무급 방식 주4일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까지는 기존 예약 물량으로 버텼지만 최근에는 신규 예약 속도가 확실히 둔화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예약 자체를 늦추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공급 좌석을 줄이기 시작하면 여행사는 판매 가능한 물량, 즉 상품 자체가 줄어든다”며 “지금은 아직 성수기 기대감이 남아 있지만 여름 이후가 더 문제라는 얘기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 공항 붐비는데 돈이 늦게 돌아… 업계가 더 불안해하는 이유
상황이 더 복합적으로 읽히는 건 공항 분위기와 실제 시장 흐름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항 이용객 자체는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유류할증료 인상 여파로 인해 이미 결제된 항공권과 연휴 수요 영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람은 움직이지만, 예약과 소비 흐름은 예전과 달라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공유 부담은 이미 급격히 커졌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66달러 수준으로, 전쟁 이전인 2월 평균보다 두 배 넘게 오른 상태입니다.
일부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 기간에는 200달러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 안팎을 차지합니다.
문제는 업계가 이번 상황을 일시적 악재보다 구조 변화 가능성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고유가 상태가 길어질 경우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부터 정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동남아 노선 중심 감편이 지방공항 국제선 축소와 일부 국내선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더구나 이로 인해 관광시장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전처럼 미리 예약하는 방식보다는 출발 직전까지 가격을 비교하고,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여행 자체를 미루는 소비 패턴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항공 의존도가 높은 제주와 같은 지역은 타격을 더 민감하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관광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분위기를 두고 “관광객 숫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실제 소비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사람이 많이 오는 것만으로는 지역 체감경기까지 살아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지금 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보는 건 유가 자체만이 아닙니다.
감편이 이어지는 속도, 예약이 늦어지는 흐름, 그리고 고용 불안이 신규 채용 단계까지 번지기 시작했다는데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어렵게 살아난 항공·관광산업이 이번에는 ‘수요 부족’이 아닌 ‘비용 충격’ 앞에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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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주4일제 등장… 감편→예약 둔화→고용 불안 이어져
업계 “이번엔 일시 변수 아니다”… 지방노선·관광시장 재편
출국장은 여전히 북적입니다.
5월 황금연휴기간만 해도 인천공항은 물론 지방공항 대기줄은 길었고, 해외여행 사진도 계속 올라옵니다.
겉으로만 보면 여행시장이 다시 살아난 듯 보입니다.
그런데 항공·관광업계 안쪽 분위기는 전혀 다릅니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운항을 줄이고 있습니다. 승무원들은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고, 일부 여행사는 주4일제를 꺼냈습니다.
급기야 신입 승무원 입사 일정까지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중동전쟁 이후 치솟은 국제유가 충격이 이제 항공권 가격을 넘어 항공·관광산업 고용시장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코로나 때와는 또 다른 성격의 위기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요 자체가 멈췄던 코로나와 달리, 지금은 사람은 움직이는데 수익 구조가 무너지는 형태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 “최종 합격은 유지”… 그런데 채용시장이 ‘휘청’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 신입 객실승무원 최종 합격자 약 100명 가운데 50명의 입사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지난 11일 입사 예정이었지만, 회사 측은 추석 연휴 이후인 9월 말~10월 초로 일정을 조정한다고 통보했습니다. 나머지 50명은 이미 입사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진에어 측은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국제유가 급등, 비상경영체제 전환 등을 이유로 들며 “최종 합격자 채용 계획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상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항공업계 특성상 승무원 인력은 운항 편수와 직접 연결됩니다.
노선이 줄면 교육 일정과 신규 채용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진에어는 국제 유가 부담이 커지자 괌·푸꾸옥 등 국제선 노선을 중심으로 이달까지 왕복 기준 176편을 감편했습니다.
■ 무급휴직·주4일제 확산… 관광산업 전반으로 번지는 충격
고유가 부담은 이미 저비용항공업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앞서 제주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6월 한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티웨이항공 역시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 무급휴직을 시행 중입니다.
에어로케이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운항 축소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이후 국내 항공사들은 동남아 등 중거리 국제선을 중심으로 왕복 기준 약 1,000편 규모의 감편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여행업계 역시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 일부 중견 여행사는 무급 방식 주4일제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까지는 기존 예약 물량으로 버텼지만 최근에는 신규 예약 속도가 확실히 둔화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예약 자체를 늦추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공급 좌석을 줄이기 시작하면 여행사는 판매 가능한 물량, 즉 상품 자체가 줄어든다”며 “지금은 아직 성수기 기대감이 남아 있지만 여름 이후가 더 문제라는 얘기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 공항 붐비는데 돈이 늦게 돌아… 업계가 더 불안해하는 이유
상황이 더 복합적으로 읽히는 건 공항 분위기와 실제 시장 흐름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항 이용객 자체는 아직 유지되고 있습니다.
유류할증료 인상 여파로 인해 이미 결제된 항공권과 연휴 수요 영향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람은 움직이지만, 예약과 소비 흐름은 예전과 달라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항공유 부담은 이미 급격히 커졌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166달러 수준으로, 전쟁 이전인 2월 평균보다 두 배 넘게 오른 상태입니다.
일부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 기간에는 200달러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유류비는 통상 항공사 전체 비용의 30% 안팎을 차지합니다.
문제는 업계가 이번 상황을 일시적 악재보다 구조 변화 가능성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고유가 상태가 길어질 경우 항공사들은 수익성이 낮은 노선부터 정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동남아 노선 중심 감편이 지방공항 국제선 축소와 일부 국내선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더구나 이로 인해 관광시장 흐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전처럼 미리 예약하는 방식보다는 출발 직전까지 가격을 비교하고,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여행 자체를 미루는 소비 패턴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항공 의존도가 높은 제주와 같은 지역은 타격을 더 민감하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관광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분위기를 두고 “관광객 숫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고, 실제 소비로 얼마나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해지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사람이 많이 오는 것만으로는 지역 체감경기까지 살아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지금 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보는 건 유가 자체만이 아닙니다.
감편이 이어지는 속도, 예약이 늦어지는 흐름, 그리고 고용 불안이 신규 채용 단계까지 번지기 시작했다는데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어렵게 살아난 항공·관광산업이 이번에는 ‘수요 부족’이 아닌 ‘비용 충격’ 앞에서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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