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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달랐다” 외국인들이 다시 고른 한국 여행지… 강원·부산은 보이는데 제주는?
2026-05-13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관광시장 체류 흐름 분석… 풍경보다 이동·숙박·생활 편의 먼저 고려
대다수 자유여행 선택… “자연은 제주” 말하면서도 기준은 더 까다로워
외국인 관광객 늘었지만 내국인 둔화… 제주 관광, 체류 경쟁 본격화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목 관아에서 전통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한국 관광을 예전 방식으로 소비하지 않았습니다.
패키지 일정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단체버스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지도 앱으로 식당을 찾고 숙소 후기를 비교하면서, 직접 동선을 짰습니다.

그리고 서울 밖으로 움직였습니다.
강원으로 갔고, 부산으로 내려갔고, 물론 제주에도 머물렀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13일 공개한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 결과, 가장 눈에 띈 건 관광지 인기보다 관광지를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최근 1년간 국내 여행 경험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응답자 대부분은 개별 자유여행을 선택했습니다.
검색부터 예약, 이동까지 직접 해결하는 자유여행 흐름이 더 뚜렷해졌습니다.

실제 여행 정보 수집 역시 포털과 SNS, 지도 앱 중심이었습니다.
관광시장이 이미 단체 이동형 구조에서 생활형 체류 구조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흐름이 확인된 셈입니다.


주한 외국인 국내 여행 경험 조사 결과. 수도권은 당일 여행 비중이 높았고, 강원·제주 등 비수도권 지역은 숙박 여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자연 보려면 제주”… 그런데 강원과 부산으로 더 움직였다

당일 여행은 수도권 비중이 높았습니다.
반면 숙박 여행은 강원과 부산, 제주 같은 비수도권 관광지 선호가 두드러졌습니다.

서울은 생활 기반 도시 역할을 했고, 체류와 소비수요는 지역 관광지로 이동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국내 여행지’ 조사에서는 부산과 강원이 제주보다 높은 응답을 기록했습니다.

제주 역시 주요 관광지였지만, 강원과 부산 쪽 체류 흐름은 더 강했습니다.
호감도 자체가 낮은 건 아니었습니다.

정성조사에서도 “자연 보려면 제주”라는 반응은 반복됐습니다.
한라산과 바다, 흑돼지와 갈비짬뽕, 서울보다 느린 분위기, 바다 감성 카페와 해산물까지.
중국과 일본 응답자 사이에서는 제주 자연경관 선호가 뚜렷했습니다.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에서 제주 음식 경험은 강한 여행 동기로 나타났다. 중국·일본권 응답자들은 흑돼지와 갈비짬뽕, 말고기 등을 “서울에서 못 먹는 제주만의 음식”으로 꼽으며 제주 방문 이유로 언급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기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이후 제주 방문 의향이 커졌다는 반응도 포함됐습니다.
대신 여행 기준은 달라졌습니다.
강원은 KTX 접근성이 강했고, 부산은 도시 기능과 관광 동선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반면 제주처럼 항공 이동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출발 단계부터 이동 부담이 따라붙었습니다.
풍경만 좋은 곳인지보다, 얼마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지까지 함께 보기 시작했다는 얘기입니다.

■ “밤엔 너무 조용해”… 더 현실적이 된 제주 평가

정성조사에는 제주를 향한 구체적인 반응들도 담겼습니다.
“서울은 빨리빨리인데 제주 내려오면 슬로우 슬로우라 좋았다”, “오징어 먹으러 제주까지 갔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서 쉬는 느낌이었다”.

주한 외국인 관광시장 실태조사에서 제주 여행의 주요 장벽으로는 이른 야간 영업 종료와 대중교통 불편, 성수기 항공권 부담, 숙박 관련 우려 등이 꼽혔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그런데 동시에 다른 반응도 함께 나왔습니다.
“밤에는 너무 조용하다”, “서울처럼 늦게까지 문 연 곳이 적다”, “차 없으면 이동이 어렵다”, “버스 간격이 길다”, “숙소 바가지 경험이 있었다”.
예전처럼 ‘제주 감성’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반응들입니다.

좋고 싫음보다, 실제로 머무는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는 뜻입니다.

■ 외국인 늘었는데… 제주 관광 체감은 왜 엇갈려

실제 제주 현장 흐름도 비슷합니다.
1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제주 입도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늘었습니다.

외국인 증가 폭은 상대적으로 더 컸진 반면, 내국인 증가 흐름은 둔화됐습니다.
지금 제주 관광 회복 상당 부분을 외국인 수요가 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현장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예약 시점은 짧아졌고 체류 기간은 압축됐고, 소비는 더 선택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여행지 선택 때 가장 먼저 고려한 요소는 비용 부담이었습니다.
서울 외 지역 여행 우려사항 역시 이동 거리와 지출 부담이 가장 높았습니다.

제주는 구조적으로 항공 의존도가 높습니다.
항공권과 렌터카, 숙박비와 이동 동선 부담까지 함께 따라붙습니다.

예전에는 “제주니까 간다”가 통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비행기값을 포함한 총여행비, 검색과 예약 편의성, 이동 피로도, 체류 만족도까지 전부 여행 판단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야간 전통문화 공연이 열린 문화행사 현장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 제주 관광의 경쟁 상대는 이제 일본

이번 조사에서 향후 희망 해외여행지는 일본 선호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후쿠오카, 오사카, 오키나와 같은 단거리 자유여행 도시들이 사실상 같은 시장 안에서 비교되기 시작한 셈입니다.

항공권과 숙박비, 교통 이동, 검색 편의성, 체류 만족도까지 모두 여행 선택 기준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주한 외국인들이 국내 여행 중 불편했던 요소로는 높은 물가와 교통 혼잡, 언어소통, 바가지 요금 등이 꼽혔다. 조사에서는 이동 비용과 체류 부담이 여행 만족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흐름도 확인됐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조사에서는 국내 여행 전체 만족도는 높게 나타났지만, 여행 경비 만족도는 가장 낮았습니다.
외국인들은 이미 한국 안에서 직접 이동했고, 직접 예약하며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주 역시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평가받기 시작했습니다.
풍경이 유명한 곳인지보다, 실제로 다시 시간을 보내고 싶은 곳인지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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