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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젯적 5만 원?”… 축의금 평균 11만 7천원, 결혼식장은 이미 ‘10만 원 시대’ 진입
2026-05-14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친하면 10만 원은 기본” 분위기 확산… 5만원 줄고 20만 원 늘어
20·30세대 평균 13만 8천 원… 청첩장 열기 전부터 계산기 두드려
축하와 체면 사이... 결혼식 문화, 물가·관계 부담 자산 이전 얽힌 탓

청첩장을 받으면 가장 먼저 날짜를 보던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모바일 청첩장을 열자마자 다른 계산부터 시작됩니다.
“이번엔 얼마를 내야 하지.”

실제 결혼식 축의금 평균은 지난해 11만 7,000원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년 전보다 7% 가까이 뛴 수준으로, 5만 원은 여전히 가장 많은 금액이었지만 비중은 줄고 있습니다.
대신 10만 원과 20만 원 송금은 뚜렷하게 늘었습니다.

한때는 “식사하고 얼굴만 비추면 된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이제 결혼식장은 인간관계와 경제력이 함께 드러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특히 서울 등지 호텔 예식과 고급 웨딩홀 중심으로 식대가 치솟으면서 하객들 사이에서는 “5만 원 내면 괜히 눈치 보인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이 14일 공개한 ‘결혼식 축의금, 얼마 해야 할까요?’ 트렌드 보고서는 지금 한국 사회의 결혼 문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 “친하면 10만 원은 해야”… 축의금, 새 기준 생겨

농협은행이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결혼 축의금 이체 거래 고객 115만 명, 533만 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균 축의금은 11만 7,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3년 11만 원, 2024년 11만 4,000원에 이어 계속 오르는 흐름입니다.

가장 많은 금액은 5만 원으로, 전체의 42.3%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그 비중은 2023년 46.5%에서 지난해 42.3%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10만 원은 36.1%에서 39.7%로, 20만 원은 6.1%에서 7.5%로 증가했습니다.
“5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오래된 기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예식장 결혼에 5만 원은 민망하다”, “친한 친구면 최소 10만 원은 해야 마음 편해”, “호텔 예식 한 끼 가격에도 못 미친다”는 등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축의금 액수가 인간관계의 거리보다 예식장 가격과 분위기에 더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예식장은 더 비싸지고, 하객 부담 커져

이런 흐름 뒤에는 급등한 결혼 비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과 웨딩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주요 호텔 예식장은 식대가 1인당 10만 원 후반에서 20만 원 안팎까지 오른 상태입니다.
여기에 대관료와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와 혼수 비용도 몇 년 새 크게 뛰었습니다.
결혼 자체가 이미 고비용 이벤트가 된 셈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객들 사이에서도 “내 축의금이 너무 적어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부담이 생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지역별 평균 축의금은 서울이 13만 4,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부산 12만 8,000원, 광주 12만 4,000원, 인천 11만 9,000원 순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은행 측은 서울의 높은 예식 비용이 축의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사람들의 피로감까지 키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결혼식이 몰리는 봄·가을 시즌에는 “청첩장 공포”, “축의금 적자”, “결혼식 몇 번 다녀오면 카드값부터 달라진다”는 반응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교통비와 옷값, 미용 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부담은 축의금 액수보다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 가장 많이 내는 세대... ‘20·30세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균 축의금을 낸 세대는 20·30세대로 평균 13만 8,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40·50세대 평균은 10만 7,000원, 60대 이상은 11만 8,000원이었습니다.
사회생활과 인간관계가 가장 활발한 시기인 만큼 결혼식 참석 빈도 자체가 높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동시에 또래 집단 안에서 형성된 암묵적 기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친구 결혼인데 5만 원은 좀 그렇다”, “회사 동료들이 다 10만 원 하는데 혼자 적게 내기 애매하다”는 분위기가 이미 자리 잡았다는 말입니다.

축하의 의미보다 관계 유지 비용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 억대 축의금까지 등장… “이젠 자산 이전 통로”

고액 축의금 증가세도 눈에 띄었습니다.
100만 원 이상 축의금 비중은 2023년 2.95%에서 지난해 3.17%로 늘었습니다.
1,000만 원 이상도 0.22%에서 0.36%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2024년 결혼 관련 1억 원 이상 송금 건수는 전년보다 14배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다시 1.6배 늘었습니다.

농협은행은 2024년 시행된 혼인·출산 증여공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혼인이나 출산 때 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최대 1억 원까지 증여세를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결혼식 축의 문화가 이제는 자산 이전과 절세 구조까지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요일별 흐름도 뚜렷했습니다.
결혼식이 몰리는 토요일 송금 비중이 33%로 가장 높았습니다. 식 당일보다 하루 전 미리 축의금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송금 비중은 20%였고, 일요일은 16%로 나타났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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