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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안 하나?”… 집 대신 증시로 향한 빚
2026-06-01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코스피 8000에 신용융자 37조 첫 돌파
주담대 멈췄는데 신용대출은 5년 만 최대 폭 증가

코스피가 8000선을 넘어섰습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 시장을 끌어올리면서 투자 열기도 한층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융권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건 주가가 아니라,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었습니다.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사상 처음 37조원을 넘어섰고, 시중은행 신용대출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던 대출이 증시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코스피 8000 시대를 만든 자금의 일부는 투자자의 여윳돈이 아니라 대출이었습니다.

■ 신용융자, 사상 처음 37조 원 넘어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 687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입니다.
하루 만에 3,700억 원 가까이 늘어나며 처음으로 37조 원 선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는 27조 1,84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는 9조 8,846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달 초 11조 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한 수준입니다.

최근 자금이 코스닥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포진한 코스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증시 대기 자금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131조 1,318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30조 원을 다시 넘어선 것은 지난 18일 이후 7거래일 만입니다.
3거래일 동안 늘어난 금액만 약 10조 원에 달했습니다.

■ 부동산 대신 주식 선택한 대출

이런 흐름은 은행 대출 통계에서도 확인됩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8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6조 9,909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달 말보다 2조 6,496억 원 늘어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25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의 100배를 넘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출 증가를 이끌었던 것은 주택 매수 수요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흐름이 달라져, 대출은 집이 아니라 주식시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분 2조 9,768억 원 가운데 대부분이 신용대출 증가에서 발생한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 금리 7%에도 꺾이지 않은 투자 열기

더 주목되는 부분은 금리입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4.16~5.85% 수준입니다.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7%에 육박합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높은 수준이고,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출은 늘고 있습니다.
5대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1조 9,303억 원으로 한 달 사이 2조 1,426억 원 증가했습니다.
2021년 이후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투자 열기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 레버리지 ETF와 대형 기술주 강세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코스피 8000과 함께 커진 또 하나의 기록

시장에는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183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대차거래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집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가장 많은 대차거래가 이뤄진 종목은 삼성전자였고 카카오뱅크, 삼성중공업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상승에 베팅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동시에 반대 방향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용융자는 사상 처음 37조 원을 넘어섰고, 5대 은행 신용대출은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코스피 8000을 향한 자금 이동은 이제 증권사 계좌뿐 아니라 은행 대출 통계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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