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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이 아니라 이익을 달라”… 대기업 노사, 이제 ‘영업이익’을 놓고 싸운다
2026-06-02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SK하이닉스 10%·삼성전자 10.5%가 바꾼 협상판
경총 “교섭 대상 아니다”·노동계 “성과도 노동의 몫”… 노동부도 다른 해석
KEF 한국경영자총협회 건물.

대기업 노사 협상의 중심축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본급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가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의가 조선과 자동차, IT, 통신, 바이오 업계로 확산되면서 산업계 전반의 갈등 요인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회원사에 특별 권고문을 배포하고 기업 이익 배분 문제는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제시했습니다.

노동계는 “성과급 역시 노동자의 처우와 직결되는 교섭 의제”라고 반박했고, 고용노동부도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교섭 대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임금 인상 협상을 넘어 성과 분배의 기준을 둘러싼 새로운 노사 충돌이 시작됐습니다.

■ 반도체 업계가 만든 새 기준

논쟁의 출발점은 반도체 업계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반도체 부문에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두 사례는 산업 현장에 적지 않은 파장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노조들의 요구는 과거와 다른 결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과급을 얼마 더 줄 것인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정하자는 요구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이미 대기업에서 시행된 사례가 있는 만큼 새로운 요구가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여기에 기업들은 특정 사업장의 합의가 산업계 전체의 기준으로 굳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 경총 “이익 배분은 경영 판단 영역”

경영계는 이번 논쟁을 임금 문제가 아니라 경영권 문제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총은 특별 권고문에서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업 이익 배분 기준을 제도화하는 문제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 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총이 이례적으로 특별 권고문까지 배포한 것은 그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영업이익 연동 방식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향후 임금협상 과정에서 기업의 투자 계획과 경영 전략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성과급 액수보다 배분 공식 자체가 고착되는 상황을 더 부담스럽게 보는 분위기입니다.

■ 노동계 “현장에서는 이미 협상해온 문제”

노동계는 경총의 논리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노사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 역시 제조업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성과급과 격려금이 노사 협상을 통해 결정돼 왔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최근 대기업에서는 성과급이 연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사실상 핵심 보상체계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는 기업 실적 향상 과정에 노동자의 기여가 반영돼 있는 만큼 성과 배분을 요구하는 것도 정당한 권리라는 입장입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노동부도 “교섭 대상 될 수 있다”

정부 해석은 경영계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성과급 문제를 단체교섭 대상에서 일률적으로 제외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단체교섭 대상이 임금뿐 아니라 복지와 기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포함하는 만큼 성과급 역시 노사 간 협상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최근 갈등 확대 배경으로 기업 간 성과급 수준 공개와 성과 분배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았습니다.

다만 노동부는 최근 논란을 노란봉투법 시행과 연결하는 주장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현재 갈등은 원청과 하청 관계가 아니라 직접 고용 관계에 있는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성과 분배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 임금협상에서 이익배분 협상으로

올해 산업 현장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성과급 액수 자체에 있지 않습니다.

핵심은 회사가 벌어들인 초과 이익을 누구의 성과로 볼 것인가에 있습니다.

기업은 투자와 미래 경쟁력을 이야기하고, 노조는 성과를 만든 노동의 기여에.무게를 싣습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논쟁은 이제 개별 기업의 임단협을 넘어 한국 산업계의 새로운 노사 의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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