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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의료혁신 1년, 제도 틀은 갖췄는데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
2026-06-02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 전공의 충원율 여전히 59% 수준
◇ 분만기관 10년 새 40% 사라져
◇ 국립의전원법 통과, 효과는 2034년

전공의 집단 이탈로 대형 병원이 마비됐던 의료대란이 터진 지 2년여가 지났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전임 정부의 강압적 의료 정책 방식을 바꾸겠다며 의료계와의 대화와 공론화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취임 1년을 맞은 지금, 현장 의료진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전 정부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되묻고 싶은 상황"이라는 말이 임상 현장에서 나옵니다.

먼저 전공의 인력 회복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해 6월, 수련 중인 전공의는 전국 2532명으로 의정 갈등 이전의 18.7%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모집에서 7984명이 복귀해 충원율이 59.1%까지 회복됐지만, 갈등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아직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복귀한 전공의들마저 수도권과 인기과에 쏠린다는 점입니다.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 등 8개 필수 과목 전공의는 예년의 70.1% 수준에 그쳤지만 그 외 과목은 88.4%까지 올라 격차가 뚜렷합니다.

지역 간 의사 쏠림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기준 서울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4.67명인 반면 울산.강원.경남 등 일부 비수도권은 2.5명 수준으로, 한 나라 안에서 두 배 가까운 격차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필수의료 전문의만 따지면 격차는 훨씬 큽니다.

수도권의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1.86명인데 비수도권 평균은 0.46명으로, 4배 가까운 차이가 납니다.

이런 격차는 고스란히 환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청주에서는 응급 분만을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한 산모의 29주 태아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분만 의료기관이 얼마나 빠르게 줄고 있는지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3년 706곳이던 분만 의료기관은 2024년 425곳으로 10년 새 40%가 사라졌습니다.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 기관이 단 한 곳만 남은 지역이 60곳, 아예 단 한 곳도 없는 지역이 77곳에 이릅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제도적 틀을 갖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국립의학전문대학원법입니다.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지난달 대통령이 공포한 이 법은 2030년 국립의전원을 개교해 매년 100명을 선발하고, 졸업 후 15년간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한 것이 핵심입니다.

지역의사제도 추진됩니다.

지역의사법 제정을 통해 오는 2028학년도 신입생부터 지역의사 선발전형을 적용해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2942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선발된 학생은 등록금.교재비.주거비 등을 지원받고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간 지역에서 근무해야 합니다.

필수의료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줄이는 작업도 함께 진행됩니다.

분만 등 필수의료 전문의를 대상으로 의료사고 발생 시 최대 17억원까지 배상받을 수 있도록 고액 배상 보험료를 지원하고, 이달부터는 응급실과 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 현장은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중증질환 영역은 이미 후학이 끊긴 지 오래고, 지방은 응급 상황에서 치료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옵니다.

제도의 틀은 갖췄지만 국립의전원의 첫 의사 배출이 2034년이고, 지역의사제의 실질적 효과는 10년 이상 뒤에나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무너진 지역.필수의료를 살릴 수단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편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을 넘어, 우리 의료 시스템 전체를 어떻게 다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문제의식과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강석창(ksc064@naver.com)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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