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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제주의 성장 공식] ① 여행지원금 동났는데 관광객 줄었다
2026-06-11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늘어난 지원에도 관광객 감소… 제주 관광은 지금 어디서 밀리고 있나
제주공항에서 항공기 출발을 기다리는 여행객 모습. (AI 생성 이미지)

제주 관광은 오랫동안 비교적 분명한 공식 위에서 움직였습니다.
관광객이 늘면 숙박업이 살아났고, 식당이 붐볐고, 상권에도 돈이 돌았습니다.

그래서 관광객 증감은 제주 경제를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기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주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예전과 조금 다릅니다.
7억 원이 넘는 여행지원금 사업은 시작 일주일 만에 예산이 모두 소진됐습니다.


제주를 찾겠다는 관심이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광객은 줄었습니다.

1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1만 4,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7.2% 감소했습니다.

6월 들어서도 내국인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16.8% 줄었습니다.


관광객 감소 자체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그런 감소세가 이어지는 방식입니다.
제주 관광을 지탱해 온 내국인 시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 관광객 줄어도, 이어지는 관심

최근 제주 관광을 바라보는 가장 쉬운 설명은 관광객 감소입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여행지원금 사업 조기 마감은 제주 관광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는 축제와 스포츠 이벤트, 워케이션, 기업회의와 학술행사 유치, 각종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영남권 관광시장에서도 학회와 세미나, 단체행사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주를 잊은 것은 아닙니다.
실제 여행 결정 과정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졌습니다.


■ 증편보다 먼저 나온 공급석 감소

몇 년 전만 해도 성수기를 앞둔 제주 관광시장의 관심사는 증편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항공좌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공항 도착 공급석은 4월 6.8%, 5월 3.3% 감소했습니다.
국내 항공료 상승률은 5월 기준 25.9%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국내선 유류할증료 인하가 발표됐지만 여행객이 체감하는 것은 유류할증료가 아니라 최종 결제 금액입니다.
항공료와 숙박비, 렌터카 비용까지 모두 합쳐 여행 예산을 계산합니다.

제주 관광은 출발하기도 전에 비용 경쟁부터 시작되는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 제주와 일본을 함께 놓고 계산한다

관광업계가 체감하는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는 제주행 항공요금 상승으로 제주와 단거리 해외여행 가격을 비교하는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예전에는 제주로 갈지 결정한 뒤 비용을 따졌습니다.
지금은 비용을 따진 뒤 제주를 선택합니다.

후쿠오카와 오사카, 타이베이, 다낭 등이 같은 비교 대상에 올라 있습니다.
제주를 모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제주를 잘 아는 사람들이 더 꼼꼼하게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 관광객 감소보다 더 먼저 나타난 변화

더구나 관광시장 변화는 관광업계 안에서만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4월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전달보다 둔화됐고 관광객 소비 증가폭도 줄었습니다.

대형마트 판매 역시 감소했습니다.
소비심리는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반면 물가는 올랐습니다. 5월 제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했습니다.
중동전쟁 여파가 지속되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0.5%에 달했습니다.

관광객은 줄고 소비는 둔화됐는데 생활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관광시장 변화가 지역경제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입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추진한 여행지원금 프로모션이 열린 제주국제공항 도착장 현장. 3만여 명이 몰리며 사업 시행 일주일 만에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 지금 제주가 마주한 질문

여행지원금은 일주일 만에 소진됐습니다.
그렇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닌, 같은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난 현상입니다.

관광업계에서는 최근 시장을 두고 제주가 '목적지'였던 시기에서 다른 여행지와 함께 비교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물론 제주를 찾으려는 관심은 여전합니다.
다만 여행객들은 항공권 가격과 체류비용을 따지고 일본과 대만, 동남아 여행지까지 함께 비교합니다.

오랫동안 제주 관광은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오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보여주는 것은 관광객 규모보다 선택 과정의 변화입니다.
지난 5월은 관광객 증감보다 제주 관광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확인한 한 달이었습니다.

※ 다음 편에서는 관광객 감소 이후 소비와 물가, 지역 상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한국은행 제주본부 실물경제 동향을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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