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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하늘길을 묻다] ① 슬롯은 나눴는데 좌석이 줄었다… 제주는 무엇을 놓쳤나
2026-06-23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슬롯 13개 재배분
공급 확대 기대했지만 실제 좌석은 감소
김한규 "운항계획 미이행 영향" 지적
놓친 질문, "배정된 슬롯, 제대로 띄웠나"
제주공항 활주로와 항공기. 제주~김포 노선 좌석 감소 원인을 둘러싸고 재배분 슬롯 활용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제주 하늘길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항공권은 여전히 구하기 어렵고, 도민들은 이동권 침해를 호소합니다.

관광업계는 증편과 슬롯 확대를 요구하고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자료들은 익숙한 설명과는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정말 제주에 부족했던 것은 슬롯이었을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이후 재배분된 슬롯은 실제 얼마나 활용됐을까.
그리고 제주 사회가 내놓고 있는 해법들은 문제의 핵심을 향하고 있을까.

'김지훈의 맥락' 연속기획에서는 제주 하늘길을 둘러싼 숫자와 정책, 그리고 놓치고 있는 질문들을 차례로 짚어봅니다.
첫 번째 순서는 재배분된 슬롯과 실제 공급 사이의 간극입니다.


■ 경쟁 확대 위해 나눠준 슬롯 13개


23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앞서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김포~제주 노선 슬롯 13개를 저비용항공사(LCC)에 재배분했습니다.
이스타항공 6개, 제주항공 4개, 파라타항공 2개, 티웨이항공 1개입니다.

슬롯(slot)은 항공기가 공항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시간대입니다.
김포~제주 노선에서는 사실상 공급 능력을 결정하는 핵심 자원입니다.

물론 제주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결정이었습니다.
대형항공사 공급 감소분을 저비용항공사들이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 같은 슬롯, 다른 결과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올해 4~5월 제주 출발 김포 도착 노선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편을 더 운항할 수 있었지만 실제 추가 운항은 180편에 그쳤습니다.

티웨이항공은 61편 추가 운항이 가능했지만 오히려 60편을 줄였습니다.

반면 제주항공은 재배분받은 슬롯 대부분을 실제 운항에 투입했습니다.
같은 슬롯을 받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슬롯은 이동했지만 공급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용객이 체감하는 것은 슬롯 숫자가 아니라 실제 비행기와 좌석입니다.

■ 김한규가 던진 문제 제기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뒤 제주~김포 노선 좌석 수가 올해 4월 기준 1월보다 18만 석 이상 감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이나 대형기 감소보다 항공사들의 운항계획 미이행 영향이 더 컸다고 주장했습니다.
항공사들이 국토부에 제출한 계획대로 비행기를 띄우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한국공항공사 통계에서도 일부 항공사는 재배분받은 슬롯을 기대만큼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 의원의 지적이 단순히 정치권 공세에 그치지 않는 이유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질문은 남습니다.
항공사들이 왜 계획을 이행하지 못했는지, 국토부는 이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관리가 이뤄졌는지입니다.


■ 체감한 것은 공급 확대가 아니라 좌석 감소

실제 공급은 줄었습니다.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 기준 올해 4~5월 제주~김포 노선 전체 운항편은 지난해 같은 기간 6,753편에서 6,485편으로 268편 감소했습니다.
여객 수도 124만 9,325명에서 118만 1,745명으로 6만 7,580명 줄었습니다.

김한규 의원이 공개한 국토교통부 자료에서도 올해 4월 기준 제주~김포 왕복 노선 좌석 수는 1월보다 18만 석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분석에서도 올해 하계 스케줄 기준 제주공항 하루 공급 좌석은 지난해보다 1,009석 줄었습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공급 좌석은 51만 석 감소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 증가분은 30만 석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제주가 체감한 것은 공급 확대가 아니라 공급 감소였습니다.


■ 제주가 놓친 질문은

그동안 제주 사회는 슬롯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관광업계는 항공 접근성 강화를 촉구했고 정치권은 증편과 공급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필요한 요구였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공개된 자료는 다른 질문을 남깁니다.
새 슬롯을 더 받는 것이 우선인지, 아니면 이미 배정된 슬롯이 실제 공급으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것인지.

국토부는 슬롯을 재배분했습니다.
항공사는 슬롯을 배정받았습니다.

제주는 공급 확대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좌석 감소였습니다.

슬롯 정책의 성패는 몇 개를 나눠줬느냐가 아니라 실제 얼마나 많은 좌석이 시장에 공급됐느냐로 평가됩니다.
최근 숫자들은 바로 그 지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이제부터가 본론

지금까지는 슬롯 부족을 이야기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자료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최근 공개된 자료들은 제주 하늘길 논란의 출발점이 우리가 생각했던 곳과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부족하다고 여겼던 것이 슬롯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문제였는지는 이제 확인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재배분된 슬롯이 실제 얼마나 운항으로 이어졌는지, 공급 감소는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누가 관리하고 있었는지 추적합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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