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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원 벗어났다고 안도했는데… 원화값은 17년 만에 바닥
2026-07-26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6월 실질실효환율 83.06… 64개국 중 일본 다음으로 낮아
하이닉스 ADR·수출업체 달러 매도 겹치며 환율 1400원대로
일회성 물량 소진 뒤가 관건…FOMC·중동 불안도 변수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1500원대에서 1,400원대로 내려왔습니다. 외환시장의 급한 불은 한풀 꺾였지만 원화의 실질 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밀렸습니다.

최근 환율을 끌어내린 힘도 원화의 대외 여건이 좋아진 데서 나오기보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가 한꺼번에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환시장에 달러가 풀리면서 환율은 낮아졌지만 원화의 구매력과 대외 충격 대응력까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입니다.



■ 원화 실질 가치 83.06… 17년 3개월 만에 최저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6월 원화의 실질실효환율(REER)은 83.06으로 집계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79.31 이후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과 물가를 반영해 한 나라 통화의 실질적인 대외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2020년 100으로 놓기 때문에 100보다 낮을수록 기준 시점과 비교해 통화 가치가 약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올해 1월 87.02에서 2월 86.49, 3월 85.07, 4월 85.04, 5월 84.72로 내려간 데 이어 6월에도 하락했습니다. 
1월과 비교하면 다섯 달 만에 3.96포인트(p) 떨어졌습니다.

다른 나라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BIS 조사 대상 64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실질실효환율이 낮은 곳은 일본뿐이었습니다.
일본은 65.30이었고 인도네시아 88.38, 인도 90.15, 중국 92.24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107.84였습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이 1527원대까지 치솟으면서 원화의 실질 가치도 함께 밀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 환율 1,400원대로… 하이닉스발 달러가 시장 영향

원화의 실질 가치가 낮아진 것과 달리 이달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9.9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직전 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27.50원 낮은 수준입니다. 24일 매매기준율은 1,466.6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환율 하락의 중심에는 SK하이닉스 ADR 발행과 관련한 대규모 달러 공급이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시 ADR 발행으로 265억 달러를 조달했습니다.
회사가 이 가운데 일부를 국내 공장 건설과 반도체 장비 투자에 사용하기 위해 원화로 바꿀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물환과 선물환 시장에 달러 매도 물량이 유입됐습니다.

관련 자금은 7월과 8월에 걸쳐 국내 외환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달러를 확보한 수출기업들도 환율이 높은 구간에서 달러를 내다 팔았습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압력이 줄어든 점도 원화 약세를 누그러뜨렸습니다.

원화가 강해질 만한 구조적 변화가 확인되기 전에 시장에 풀린 달러 물량이 환율부터 끌어내린 셈입니다.


■ 1,400원대 안착 장담 못 해… 달러 공급 끝난 뒤가 관건

SK하이닉스 ADR 자금은 규모가 크지만 반복해서 유입되는 돈은 아닙니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도 보유 물량이 소진되거나 환율이 더 내려가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국내 수급이 환율 하단을 받치고 있는 사이 대외 변수는 여전히 원화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1선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점도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엽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유가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도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연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습니다.

연준 결정과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 물가 지표에 따라 글로벌 달러의 방향이 달라지면 국내 기업발 달러 공급으로 눌렸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 환율 하락보다 더딘 원화 회복

원화 가치 하락의 부담은 금융시장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원유와 가스, 원자재, 산업용 장비의 수입 비용이 늘면서 기업의 생산 원가가 높아지고, 이 부담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과 유학, 해외직구 등 가계의 외화 지출 부담도 커집니다. 같은 금액의 달러를 마련하는 데 이전보다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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