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도정-시민사회연대 대표자 한자리
사전 의제 없이 90분간 격의 없는 논의
환경부터 인권·청렴 행정까지 의견 봇물
중국 칭다오 화물항로 지속 불가피성 설명
제2공항 '도민결정권' 전제 공감대 재차 확인
道 "불편해도 자주 만나야".. 정화례 '물꼬'
민선 9기 제주도정 출범 이후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사전 의제 설정 없이 주요 현안을 즉석에서 논의하는 '무제한 간담회'가 처음 마련됐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오늘(21일) 오전 제주시민사회연대회의와 90분간 사전 의제 설정 없는 간담회를 열고, 제주 제2공항과 중국 칭다오 항로, 곶자왈·중산간 보전, 제주4·3 왜곡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간담회에는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비롯해 곶자왈사람들, 제주다크투어,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임원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시민사회는 특히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제주-중국 칭다오 화물선 항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습니다.
홍영철 대표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 수요 예측도 부실했고 협약 체결 과정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연간 손실을) 7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20억 원 줄이는 정도의 결과물은 도민들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년 도민 세금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만큼 지사가 직접 나서 쇼맨십일지라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약 자체가 불공정하게 결정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칭다오 항로 문제는 국가 간 협약에 준하는 국제적 외교 사안이 됐다. 우리가 파기한다면 협약에 따라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냥 파기하라는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그래서 저희들이 협약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서로 간에 협약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 안에서 도민의 이익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에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제주4·3 단체인 제주다크투어 측에선 4·3 왜곡 대응과 관련한 의견을 냈습니다. 김잔디 대표는 "옛 경찰지서 앞에 설치된 왜곡 표지석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580여 개에 달하는 4·3 유적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경찰지서 표지석은 저희들이 2023년도부터 논의가 시작되면서 정리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표지석은 공유재산에 설치돼 있어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실 무단 설치된 표지석에 대해서도 변상 조치 등 행정 집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4·3 왜곡 표지석 같은 것들에 대해선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문단과 논의하면서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제주도는 온라인 플랫폼 도입과 4·3 예술 지원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오는 2028년 4·3 80주년을 앞두고 관련 준비 사업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도정의 중립성과 공정한 갈등 관리가 강조됐습니다.
박찬식 다른제주연구소 운영위원은 "도민 결정권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한 행보는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도정이 과정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며 공직자들의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위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해 조기에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 준비된 프로세스대로 진행하겠다"며 "민관 협력기구가 구성되면 이를 통해 프로세스를 확대하고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관련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도가 소유한 자연자산부터 우선 보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시민사회는 도유지 곶자왈을 개발에서 배제해 보전자산으로 관리하고,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일원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해양환경을 전담하는 조직 신설 요구도 나왔습니다.
제주도는 매입한 곶자왈을 보전형 재산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개발이 어려운 도유지 곶자왈을 파악해 다른 부서 소유 토지도 보전형 재산으로 전환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산간 지역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보호를 원칙으로 하겠다"며 관리계획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청렴·투명행정도 논의됐습니다. 시민사회는 청렴협약 이행과 수의계약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고, 제주도는 수의계약 정보를 가공해 정기적으로 공표하는 등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밖에도 행정체제 개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지하수 증산 문제, 인권 전담 조직 신설, 여성 이장 확대, AI 거버넌스에 젠더·인권 전문가 참여, 주민자치 활성화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아울러 마을 향약 개정과 여성 이장 인센티브 확대, AI 거버넌스 내 젠더 전문가 참여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위 지사는 간담회를 마치며 시민사회와 함께 도정 운영에 대한 시민 참여 확대와 저임금·비정규직 구조 개선, 환경과 개발의 조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등을 풀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서면으로 제안받은 뒤 주제별 대화의 장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입니다.
위 지사는 "불편하더라도 자꾸 만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비판하고 견제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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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의제 없이 90분간 격의 없는 논의
환경부터 인권·청렴 행정까지 의견 봇물
중국 칭다오 화물항로 지속 불가피성 설명
제2공항 '도민결정권' 전제 공감대 재차 확인
道 "불편해도 자주 만나야".. 정화례 '물꼬'
제주자치도 제공
민선 9기 제주도정 출범 이후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사전 의제 설정 없이 주요 현안을 즉석에서 논의하는 '무제한 간담회'가 처음 마련됐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오늘(21일) 오전 제주시민사회연대회의와 90분간 사전 의제 설정 없는 간담회를 열고, 제주 제2공항과 중국 칭다오 항로, 곶자왈·중산간 보전, 제주4·3 왜곡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간담회에는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를 비롯해 곶자왈사람들, 제주다크투어, 제주여민회,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12개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임원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시민사회는 특히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제주-중국 칭다오 화물선 항로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습니다.
홍영철 대표는 "초기 계획 단계에서 수요 예측도 부실했고 협약 체결 과정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며 "(연간 손실을) 7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20억 원 줄이는 정도의 결과물은 도민들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년 도민 세금으로 비용을 충당하는 만큼 지사가 직접 나서 쇼맨십일지라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계약 자체가 불공정하게 결정된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칭다오 항로 문제는 국가 간 협약에 준하는 국제적 외교 사안이 됐다. 우리가 파기한다면 협약에 따라 모든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냥 파기하라는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그래서 저희들이 협약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고, 서로 간에 협약 사항을 이행하는 과정 안에서 도민의 이익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에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제주자치도 제공
제주4·3 단체인 제주다크투어 측에선 4·3 왜곡 대응과 관련한 의견을 냈습니다. 김잔디 대표는 "옛 경찰지서 앞에 설치된 왜곡 표지석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580여 개에 달하는 4·3 유적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김인영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경찰지서 표지석은 저희들이 2023년도부터 논의가 시작되면서 정리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표지석은 공유재산에 설치돼 있어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사실 무단 설치된 표지석에 대해서도 변상 조치 등 행정 집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4·3 왜곡 표지석 같은 것들에 대해선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자문단과 논의하면서 지속적으로 정비해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제주도는 온라인 플랫폼 도입과 4·3 예술 지원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오는 2028년 4·3 80주년을 앞두고 관련 준비 사업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도정의 중립성과 공정한 갈등 관리가 강조됐습니다.
박찬식 다른제주연구소 운영위원은 "도민 결정권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한 행보는 다행이고, 감사하다"면서도 "도정이 과정을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며 공직자들의 언행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위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해 조기에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 준비된 프로세스대로 진행하겠다"며 "민관 협력기구가 구성되면 이를 통해 프로세스를 확대하고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선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의견에 공감한다며 관련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환경 분야에서는 도가 소유한 자연자산부터 우선 보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시민사회는 도유지 곶자왈을 개발에서 배제해 보전자산으로 관리하고,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을 개발제한구역으로 일원화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해양환경을 전담하는 조직 신설 요구도 나왔습니다.
제주도는 매입한 곶자왈을 보전형 재산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개발이 어려운 도유지 곶자왈을 파악해 다른 부서 소유 토지도 보전형 재산으로 전환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중산간 지역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보호를 원칙으로 하겠다"며 관리계획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청렴·투명행정도 논의됐습니다. 시민사회는 청렴협약 이행과 수의계약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고, 제주도는 수의계약 정보를 가공해 정기적으로 공표하는 등 투명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밖에도 행정체제 개편, 한국공항의 먹는샘물 지하수 증산 문제, 인권 전담 조직 신설, 여성 이장 확대, AI 거버넌스에 젠더·인권 전문가 참여, 주민자치 활성화 등 다양한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아울러 마을 향약 개정과 여성 이장 인센티브 확대, AI 거버넌스 내 젠더 전문가 참여 등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위 지사는 간담회를 마치며 시민사회와 함께 도정 운영에 대한 시민 참여 확대와 저임금·비정규직 구조 개선, 환경과 개발의 조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 등을 풀어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서면으로 제안받은 뒤 주제별 대화의 장을 추가로 마련할 계획입니다.
위 지사는 "불편하더라도 자꾸 만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비판하고 견제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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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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