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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범죄도시가 아니다”… 경찰 파고든 한동훈, ‘위험한 제주’엔 선 그었다
2026-08-29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허위 실종종결 ‘상급자 결재’까지 통과… 경찰 기존 설명과 배치
“내부 견제 작동 안 해” 상호검증 제안… 경찰개혁 허점 정조준
“제주는 대한민국의 보물”… 경찰 책임 묻되 지역 낙인엔 제동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한 의원은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사건 처리 과정과 내부통제 문제를 잇따라 제기했다. (국회방송)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파문을 연일 파고들고 있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주를 향한 시선에 거듭 제동을 걸었습니다.

경찰이 무엇을 놓쳤는지는 국회에서 따져 물었고, 제주경찰청에는 직접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종사건 하나가 담당 경찰관의 허위 처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상급자 결재까지 통과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경찰 지휘부가 내놓은 기존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입니다.


반면 잇따른 실종 사망 사건을 제주 전체의 치안 문제로 확대하는 움직임에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한동훈 의원이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위)과 제주 실종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 확산한 제주 기피 게시물(아래). (한동훈 의원 페이스북·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의원은 29일 자신의 SNS에 “제주는 범죄도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보물입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앞서 지난 27일에도 실종 사건의 책임을 엄정하게 규명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제주가 특별히 범죄가 많다거나 위험하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의 책임은 끝까지 확인하되, 그 책임을 제주라는 지역 전체의 문제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 ‘상급자 결재 없었다’던 경찰… 자료에는 남아 있었다

한 의원이 제주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은 지난 7월 발생한 60대 남성 실종사건의 종결 과정입니다.

사건은 7월 2일 오후 6시2분 112에 신고됐습니다.

약 5시간 뒤인 오후 11시22분 담당 부 경장 계정으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해제’ 처리됐고, 16분 뒤인 오후 11시38분에는 112시스템에서 상급자 결재를 거쳐 최종 종결됐습니다.

부 경장이 전산에 입력한 내용은 구체적이었습니다.
다른 연락처를 확인해 실종자와 통화했고, 당사자가 경찰관과 만나기를 강하게 거부했으며 나중에 귀가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확인한 실제 통화기록에는 부 경장과 실종자 사이의 통화가 없었습니다. 
통화했다고 기록한 전화번호 역시 해당 남성이 사용한 번호가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입력됐는데도 실종자는 ‘소재 발견’으로 처리됐고 사건은 결재선까지 통과했습니다.

이 남성은 실종신고 이후 50여 일 만인 지난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지휘부가 그동안 내놓은 설명과도 다릅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등은 이 사건 역시 부 경장이 임의로 종결했고 팀장이나 과장 등 상급자의 결재는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해왔습니다.

그러나 제주경찰청이 국회에 제출한 112시스템 자료에는 상급자 결재가 남아 있었습니다.

누가 결재했는지, 무엇을 확인하고 승인했는지, 실종자와 실제 통화했다는 근거까지 살폈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졌습니다. 

경찰 지휘부가 왜 전산기록과 다른 설명을 내놓게 됐는지도 규명해야 할 대목입니다.
장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농장 주변. 경찰은 현장 감식과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결재 없었던 장씨, 결재하고도 못 걸러낸 60대 남성

두 실종사건에서는 서로 다른 내부통제의 허점이 드러났습니다.

장 씨 사건에서는 상급자의 적절한 검토와 결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종결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60대 남성 사건에는 상급자 결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담당자가 입력한 허위 내용은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청이 사건 이후 마련한 재발방지 대책에는 관리자 승인 강화가 포함됐습니다. 

실종자를 직접 만나기 어렵다면 실제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찰관이나 관계기관의 협조를 받아 대면으로 안전을 확인하고, 종결 단계에서는 관리자가 신원과 안전 확인 근거 등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60대 남성 사건에서 확인된 문제는 결재 단계를 두느냐보다 결재 과정에서 무엇을 확인하느냐에 있습니다.

담당자가 입력한 내용을 관리자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구조라면 결재선을 늘려도 허위 기록을 걸러내기 어렵습니다.

한 의원도 “담당자가 올린 내용을 상급자가 그대로 믿고 결재하는 구조라면 보고 단계를 아무리 늘려도 허위 종결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경찰 내부의 견제와 감시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담당 경찰관의 허위 처리에서 시작된 사건이 경찰 조직의 검증 체계까지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로 커진 이유입니다.

한동훈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 의원은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을 계기로 경찰 내부의 상호검증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방송)

■ “경찰 자체 시스템으론 못 막아”… 민주당에 ‘상호검증’ 제안

한 의원은 경찰 조직 밖에서 사건 처리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도 제안했습니다.

전날(28일) “경찰 자체 시스템만으로는 암장을 막을 수 없다”며 민주당에 상호검증 시스템을 만들자고 주문했습니다.

경찰이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한 뒤 종결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같은 조직이 들여다보는 구조만으로 고의적인 허위 처리까지 찾아낼 수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입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문제도 다시 꺼냈습니다.
경찰 수사를 외부에서 검증할 통로를 두지 않은 채 내부 보고와 결재만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이번과 같은 문제를 막기 어렵다는 게 한 의원의 주장입니다.

경찰청도 제주에서 드러난 문제를 전국으로 확대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전국에서 종결된 실종사건 약 31만 건을 오는 11월까지 다시 점검하고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부 경장이 지난해 3월 실종 업무를 맡은 이후 처리한 298건에 대해 당사자의 실제 소재와 안전이 확인됐는지를 재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재 경찰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허위종결 사건은 장
씨와 60대 남성 사건 등 2건입니다.

■ 경찰은 파고들고, 제주에 씌워진 낙인엔 제동

한 의원의 최근 행보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경찰에 대한 추궁과 제주를 바라보는 시선을 분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종사건과 관련해서는 제주경찰청에 자료를 요구해 기존 설명과 다른 사실을 확인했고, 국회에서도 경찰 대응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의 책임을 제주라는 지역 전체의 문제로 확대하는 시각에는 확실히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최근 실종자들이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되고 경찰의 허위종결까지 드러나면서 제주 치안에 대한 불안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사건과 제주 전체의 범죄 위험도가 뒤섞여 전달되는 양상도 나타났습니다.

한 의원이 지난 27일에 이어 29일 다시 제주를 언급한 것도 이런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제주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사건이 불거진 이후 제주경찰청 자료를 확보해 공개하고 국회 질의를 이어가는 한편,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는 문제에도 잇따라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표창원 소장이 제주 실종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SNS에 올린 글. (표창원 소장 페이스북)

■ 표창원 “자살도 타살도 단정할 단계 아니다”

장 씨의 사망 경위를 둘러싼 논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영역을 섣불리 채워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현 단계에서 사인을 단정하기 이르다는 자신의 발언을 ‘자살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표 소장은 현재까지 타살로 볼 증거나 정황, 단서가 없다면서도 타살 가능성을 미리 배제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부검과 법과학 검사, 현장 감식, CCTV 분석과 주변 조사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이 초기에 자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의혹을 키웠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타살 주장이 확산되는 상황을 경계했습니다.

경찰 역시 시신의 부패와 부분 백골화가 심한 점 등을 고려해 정확한 사인을 확정하지 않은 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타살을 뒷받침할 뚜렷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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