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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깐 ‘오빠’ 녹취… “복지부 푸시해줄까” “물건 잔뜩 챙겨가”
2026-09-05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양 씨·판사 우연히 마주쳐” 해명 다음 날 나온 통화… “지금 달려갈게” “기다릴게”
삭제된 SNS에도 김승원 연락받고 참석한 정황… 2021년 녹취엔 식약처 이어 복지부
한동훈 “오빠 독약 로비”… 민주당 “윤석열 정부 검찰도 기소 못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022년 2월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 당시 서울서부지법 정모 판사와 함께한 모습. 김 후보자 측은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두 사람을 우연히 마주쳤다는 입장을 밝혔다. ( SNS 캡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둘러싸고 이번에는 ‘우연히 마주쳤다’는 해명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4일 브로커로 지목된 양모 씨, 당시 서울서부지법 정모 판사와 함께 찍은 2022년 2월 사진에 대해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 판사와 양 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루 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당시 김 후보자와 양 씨가 직접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양 씨가 “지금 달려갈게”라고 하자 김 후보자는 “기다릴게”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진 통화에서는 양 씨가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양 씨가 당시 SNS에 김 후보자의 연락을 받고 자리에 갔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2022년 2월 9일 통화 녹취 일부. 양 씨는 김 후보자에게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 일단 있어봐”라고 말했다. (한동훈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한 의원은 2021년 양 씨가 제3자와 나눈 통화도 추가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네”… 그날 밤 잡힌 약속


한 의원이 5일 공개한 녹취는 2022년 2월 9일 김 후보자와 양 씨가 나눈 통화입니다.
김 후보자는 양 씨에게 “동생”이라고 부르며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나네, 그냥”이라고 말합니다.

양 씨가 “오빠,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여의도야”라고 답했습니다.

하남에 있던 양 씨가 도착까지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자 김 후보자는 “기다릴게”라고 했습니다.
이어진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20, 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라고 하자 양 씨는 “안 아쉬워. 물건을 잔뜩 챙겨서 가고 있으니까 일단 있어봐”라고 말합니다.

김 후보자는 “그래, 그래, 있을게”라고 답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 대목을 공개하며 당시 양 씨가 가져갔다는 ‘물건’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공개된 녹취에는 ‘물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실제 전달 여부는 담겨 있지 않습니다.

■ ‘우연’이라던 사진… 양 씨 SNS에도 “의원님 전화”

녹취가 공개되기 전부터 두 사람이 사전에 연락했다는 정황은 나와 있었습니다.

양 씨가 당시 김 후보자, 정 판사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야근 중 김 후보자의 전화를 받았고 “무조건 갈게요, 기다려 주세요”, “주소 문자 주세요”라는 취지로 적은 게시물입니다.

해당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습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 준비단은 전날 세 사람이 함께 찍힌 사진에 대해 “공개된 사적 모임에서 정 판사와 양 씨를 우연히 마주쳤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음 날 공개된 녹취에는 김 후보자가 양 씨에게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고, 양 씨가 하남에서 여의도로 향하겠다고 하자 기다리겠다고 답하는 과정이 담겼습니다.

한 의원은 이를 근거로 김 후보자의 해명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에는 정 판사와 사전에 만남을 약속한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한동훈 의원이 5일 공개한 2021년 10월 양모 씨와 제3자의 통화 녹취 일부. 양 씨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이야기한 데 이어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전했다. (한동훈 의원 페이스북 캡처)

■ “인허가 푸는 건 승원 오빠”… 이번엔 복지부

한 의원이 이날 공개한 또 다른 녹취는 2021년 10월 양 씨가 다른 사람과 나눈 통화입니다.양 씨는 신약 인허가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인허가 푸는 거는 승원 오빠”라고 말합니다.
이어 “승원 오빠가 식약처장에다가 얘기하고 오늘 또 ‘보건복지부에다가 푸시 해줄까’ 그러는데”라고 했습니다.

정치후원금 한도인 500만 원도 등장합니다.

양 씨는 김 후보자가 “후원금도 500만 원밖에 안 되니까 너가 잘돼야지”, “너보고 다 움직이는 건데”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상대방에게 전했습니다.

한 의원은 이 녹취를 공개하며 김 후보자가 양 씨의 사업상 이익을 위해 정부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복지부 푸시’와 후원금 관련 내용은 김 후보자의 직접 녹취가 아니라 양 씨가 제3자에게 전한 발언입니다.

■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이 대통령·민주당까지 겨눠

한 의원은 앞서 공개했던 2021년 9월 14일 김 후보자와 양 씨의 통화도 다시 꺼냈습니다.
양 씨는 사업의 “자금화”를 언급하며 “내년 오빠 선거할 때 좋기도 하고”라고 말했습니다.

한 의원은 2021년의 이듬해인 2022년에는 총선이 아닌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고, 김 후보자가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친한계 인사의 지적을 소개했습니다.
이어 “그러니 이재명 민주당은 김승원 ‘오빠 독약 로비’를 옹호한다”며 “김승원 철회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 의원. 한 의원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양 씨 관련 녹취를 잇따라 공개하며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 속 정 판사, 1년 10개월 뒤 제넨셀 대표 영장 기각

김 후보자와 양 씨가 함께 찍힌 사진에 등장하는 정 판사는 약 1년 10개월 뒤인 2023년 12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체 제넨셀 대표 강모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검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하면서 강 씨는 2024년 1월 다른 영장전담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구속됐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사진 촬영 당시 향후 수사나 영장 청구를 예상할 수 없었고, 정 판사에게 사건과 관련해 연락하거나 부탁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 씨에 대한 두 차례 구속영장 청구는 정 판사가 아닌 다른 영장전담판사들이 심사해 기각됐다는 설명도 내놨습니다.

■ 민주당 “윤석열 정부 검찰도 기소 못해”

민주당은 한 의원 등의 의혹 제기가 도를 넘었다며 반격했습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5일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이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장기간 수사하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까지 벌였지만 기소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지휘하던 검찰의 결론을 이제 와 부정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2021년 양 씨의 요청을 받고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과 관련해 신속한 처리를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김 후보자가 직접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2024년 12월 기소유예 처분했습니다.

김 후보자는 금품이나 접대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치료제 허가를 청탁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 공익적 고충 민원을 전달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저작권자 © JIBS 제주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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